넥슨 왓스튜디오 최은영 아트디렉터가 25일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의 "'야생의 땅: 듀랑고' 아트 제작 포스트모템 - 새 IP 아트워크를 위한 노력" 세션을 통해 '듀랑고'를 개발하며 장르 범주 안에서 설득력 있으면서 차별화 된 스타일을 만드는 등 '듀랑고'라는 신규 IP 구축을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을 전했다.

그는 '듀랑고' 아티스트로서 게임을 잘 표현해야 했고 경쟁 게임과 아트를 차별화를 이뤄야 했다. 여기에 원천 IP로서의 개성을 지녀야 했다. 이를 위해 아트 구성 요소인 컬러, 빛, 조형, 동작, 연출은 물론 직무 요소인 모델링, 애니메이션, 이펙트 등에서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다.

'듀랑고'의 초기 프로젝트명은 K였는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두 가지 버전을 준비했다. K1은 모바일 수준의 가벼운 그래픽, K2는 PC게임급 하이 퀄리티 그래픽의 버전이었다.

K1에서는 모바일 웹에 적절한 성능의 그래픽과 넓은 지형, 조작계를 주로 검증했고 K2에서는 공룡과 픽업트럭 등 다양한 탑승물과 몰이와 덫 사냥, 넓은 지형과 다양한 이동 동작 등을 주로 검증했다.

이중 K2는 플레이 가능한 빌드까지 만들었는데 K2에 적용됐던 월드 자동 생성 머신은 지금의 '듀랑고'에 반영돼있다. 또한 여기에 등장한 캐릭터는 지금 '듀랑고'에도 이름이 남아있다.

이 두 가지를 합친 버전도 있는데, 그래픽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태그 호환 제작이나 자유로운 마을 건설, 희귀자원 둘러싼 부족전쟁 등을 검증했다.

그리고 2013년 선택과 집중을 통해 K1과 합친 버전을 규합해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게 됐고, 이때 아트의 대들보를 정의하게 됐다고 한다. 대들보는 건물 하중을 떠받치는 기둥인데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멏 가지 문장으로 정의한 것이다. 초반부터 3차까지의 개편을 거쳐 아트 대들보를 최종적으로 완성한 것. 핵심은 '공룡시대 야생 환경에 던져진 현대인이 되어'다.

그렇게 ▲야생 ▲희망 ▲과감한 실루엣 ▲혼재된 기술 ▲살아있는 세계 ▲로망 ▲육각형 ▲부품 ▲12금 ▲글로벌 스탠다드 등 10가지 대들보가 정리됐다.

'듀랑고'에서는 야생이 가진 부분들을 아트에 적용했고 게임에도 고스란히 적용했다. 지양할 부분은 글램핑이다. 놀러온게 아니기 때문에 말끔한 부분이 없어야 했다.

그리고 생존의 희망이 느껴져야 했고 게임 디자인 변경에 따라 생존보다 생활이 강조되면서 활동 무대가 폐허가 아닌 쉴 수 있는 곳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느낌은 피했다.

'듀랑고' 세계에서는 혼재된 기술이 등장하는데 자연물과 현대물의 혼용으로 현대 워프물의 명확한 공산품 느낌을 줬다. 물론 섞어쓴다고 해서 스팀펑크로 오해받지 말아야 하며 증기, 태엽, 첨단 기술은 포함되지 않는 게 좋다.

살아있는 세계임을 위한 노력도 했다. 동물이 실제 생명이지만 몬스터처럼 느껴지지 않게 표현했고, 이를 위해 실제 동물의 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로망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생존하고 싸우며 로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엔 사운드를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후 중요성을 인지해 집중적으로 작업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에서 많은 자연의 소리를 담았는데 당시 효리네 민박의 히트로 사람이 몰려 원래의 소리를 고스란히 담는데 고생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그리고 게임에 주로 등장하는 육각형은 워프의 상징으로 마법이 아니라 아직 설명할 수 없는 주상절리같은 자연 현상으로 접근했으며 생존을 위한 조립은 '듀랑고'의 개성적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완제품이 아닌 마치 레고같은 부품 형태로 소재 기준을 맞췄다.   

글로벌 기준을 위해 어색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인종과 성별, 나이를 표현했으며 안드로이드와 iOS 마켓 기준을 맞추기 위해 아트를 12세로 통일했고 노출도 납득 가능고 맥락에 맞는 선을 지켰다.

이처럼 10가지 대들보를 내부에 공유해 명확히 정리했고 배너나 카드뉴스 등 대외 이미지에도 연계해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 물론 규칙이 빡빡하고 그 시간에 개발하는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는데 그는 이것이 꼭 필요하다 생각하며 시간 투자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첫 째로 팀과 개인의 비전 정렬이다. 사람은 같은 말을 들어도 해석이 서로 다를 수 있고 말도 부정확할 수 있으며 추상적 개념은 더 공감대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대들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특히 이 부분은 대외커뮤니케이션에 용이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 프로젝트의 긴 생명 유지를 위해서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동안 일관성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스튜디오의 개발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선택의 기로에서 대들보가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는 것.

그는 한 예로 한복 염색을 들었다. 여러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대들보를 기준으로 결정하게 됐다는 것. 그리고 이 기준에 따르면 매니저가 꼭 컨펌하지 않아도 되고 본인이 결정해도 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보람도 커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연한 업무 진행이다. 매니저가 없어도 작은 사이즈의 일은 대들보를 기준으로 진행이 가능하고 의사 결정이 특정 인원에 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조직이 커지면 전달 속도가 둔화되기 때문에 작은 결정은 실무자선에서 정리되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이것은 내부적으로 구성원이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제작되어 공유되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듀랑고'는 일찍부터 각종 프로토타입을 진행해 비전을 정하고 가이드라인을 지키며 개발을 진행했는데, 우리는 이 독특한 게임을 잘 포장하고 전달해서 생활의 몰입감을 느끼며 개성있는 이미지를 뇌리에 남기고 싶다. 이것이 게임 디자인의 목표이자 아트의 목표"라는 말로 발표는 마쳤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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