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장애’를 질병에 포함시킨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발표한 가운데, 유럽게임개발자협회가 “결정을 재고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미국게임산업협회(ESA), 캐나다게임산업협회, 유럽소프트웨어협회, 호주-뉴질랜드게임협회, 브라질영상-게임연맹, 남아프리카공화국 엔터테인먼트협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유럽게임개발자협회(이하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WHO가 이번 결정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협회는 “과학계와 의학계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WHO의 11차 개정안에 ‘게임 장애’가 포함된 것에 우려를 표한다. ‘게임 장애’가 ICD-11에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반대 의견이 있고, 확실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WHO가 2019년 11차 개정안을 총회에서 통과시키기 전에 ‘게임 장애’에 대한 부문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협회는 게임에 대해서 “전 세계에서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양한 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행위에는 교육적인 측면도 있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학적인 측면도 있고, 여가생활로도 활용된다. 이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게임산업협회도 비슷한 내용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영국게임산업협회는 “WHO의 ‘게임 장애’에 대판 판단은, 이 문제가 확실하게 결론이 난 상태에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 아직 많은 이견이 있고,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21세기 사람들이 어떻게 여가 생활을 즐기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린 결론이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다른 대중문화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다 보니, 이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장애’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2월 19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와 함께 비과학적인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대하고,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 관련 내용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WHO가 발표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은 2019년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통과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한국에서는 보통 보건복지부 장관이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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