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에픽게임즈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고의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고, 외신 아스테크니카가 보도했다.

에픽게임즈와 미국 38개 주 및 컬럼비아 특별구 법무장관, 매치 그룹 등은 구글이 반독점법(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구글이 운영하는 구글플레이를 둘러싼 소송으로써, 원고 측은 "구글이 배타적 행위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유통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원고 그룹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 제임스 도나토 판사는 "피고 및 원고와 충분한 회의를 거쳤고, 증인의 증언 및 기타 증거를 수집한 청문회 결과 법원은 구글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에는 "구글이 의도적으로 증거개시 절차를 파괴하고 있으며, 구글 직원들 간의 채팅이 '소송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삭제됐다', '다른 당사자의 정보 사용을 막기 위해 삭제됐다'는 증거도 있다"며 구글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나토 판사는 구글이 사내에서 사용하는 채팅 도구에서 기록을 자동 삭제하고 있으며, 법원과 원고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구글의 사내 데이터 관리자가 채팅 기록을 저장하는 설정을 활성화하지 않고, 24시간마다 채팅 기록을 삭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나토 판사는 구글이 모든 직원에 대해 채팅 기록을 저장하는 설정을 기본값인 '켜기'로 설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2023년 2월이 되어서야 소송 보류 대상자인 383명 직원에 대한 채팅 기록의 저장 설정을 '켜기'로 전환하는 데 동의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구글은 원고 측의 재판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추가 제재금도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비금전적 제재를 구글에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이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해 아직 구글에 어떤 제재를 가할지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사진출처-구글, 에픽게임즈

장용권 기자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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