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디지털 망명자 단속에 나선다. 그러자 유저들은 ‘내로남불’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최근 유튜브는 자사의 프리미엄 멤버십을 해외에서 가입한 유저 중 국내에서 이용중인 유저들에게 일괄 안내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내용은 “멤버십 구매 국가에서 6개월 이상 떠나 있는 경우 유튜브 멤버십을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멤버십 구매 국가에서 6개월 이내에 다시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멤버십을 정지해 혜택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안내한 것이다. 가족 요금제 구성원도 마찬가지로 정지되며, 정지 이후 6개월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멤버십이 취소된다는 내용도 전달됐다.

출처=구글 유튜브 공지

이렇게 유저들이 해외 지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을 가입하는 이유는 국내에 비해 몇 배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2023년 12월 한국 지역에서 이용하는 프리미엄 멤버십의 가격을 기존의 월 10,450원에서 14,900원으로 무려 43% 인상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개인 멤버십이 5천 원 이하로 운영되는 국가는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필리핀 등 10개가 넘는다. 6명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 요금제가 5천원 이하인 국가도 상당수다. 

심지어 알바니아는 개인 및 가족 요금제 모두 무료다. 한국보다 비싼 국가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소득이 높은 선진국들 뿐이다. 소득이 비슷한 이웃 국가 중에서는 대만이 8천원대, 일본이 1.1만원대, 홍콩이 1.3만원대의 요금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에는 가족 요금제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족 요금제가 운영되지 않는다. 이 부분이 이른바 디지털 망명자가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원인이다. 앞에서 언급한 국가들은 모두 가족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고, 가격도 개인 가격의 약 2배 정도다. 미운영 국가는 한국과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뿐이다. 

이 내용이 공개되자 유저들은 한 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국내에는 서비스의 일부만 제공하고 가격도 급격하게 인상한데 더해, 구글도 세금 회피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우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조치를 '내로남불'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구글은 물론 한국 법인인 구글코리아도 이른바 ‘디지털 망명’과 유사한 방법으로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왔다.

구글은 해외에서 검색 및 플레이스토어의 매출을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옮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버뮤다의 법인을 앞세워 수 조 원의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한국 법인인 구글코리아도 한국에서 발생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매출을 싱가폴에 위치한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작년 4월에 구글코리아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3,448억 원, 영업이익은 277억 원, 당기순이익은 115억 원이었다. 그리고 법인세로 169억 원을 납부했다. 

업계는 지난 2022년 국내에서 발생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 매출은 약 6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 법인세를 수천억 원 가까이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실제 매출 발생 지역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글로벌 조세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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