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시킨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한 정치인이 판교 및 분당 일대에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현수막을 다수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29일 오전부터 판교 및 분당의 주요 사거리에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다수 게재했다. 현재까지 이 현수막이 게재된 곳으로 확인된 지역은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송현초교 사거리와 분당 서현사거리, 서당사거리 등 교통의 흐름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같은 현수막이 걸리자 게임 업계인들은 게임회사가 몰려있는 분당-판교에 이런 현수막을 걸었다는 것에 분노하며 생활불편신고 앱을 활용해 이를 불법광고물로 신고하고 있어, 조만간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현수막은 여러가지로 오해를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 WHO나 국내 관련 기관에서 게임장애, 혹은 게임과몰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게임중독이라는 단어를 고집함으로써 게임 중독이 실존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수막에는 단지 "WHO 게임중독은 질병"이라고 적혀있는데 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는 필수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나라마다 다른 기준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저 문구를 통해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했다고 인식되도록 오해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으로 자유한국당 성남분당갑 당협위원장이다. 작년 10월에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게임장애의 질병 분류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게임중독 때문에 일어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의원으로 유명하다. 

특히 WHO에서 질병 등재가 확정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WHO의 결정을 환영하며 "진단 기준 행동이 12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기간이 짧아도 심각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의학적 진단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라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WHO가 제시한 진단 기준은 최소 12개월 동안 분명하게 나타나는 경우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게임중독의 예방·관리·치료와 관련된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에 자신이 취했던 노선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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