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디지털 장난감이다. 여기에 온라인이 더해지면 유저 간 소통이 가능한 도구가 된다. 게임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유저와 커뮤니티, 소통이란 키워드가 따라붙는 이유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구경하는 재미에 관람객이 몰려들었고, 선수와 경기에 대한 평가와 애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커졌다. 한국 e스포츠의 시발점이다.

출처='더 게임 체인저' 영상 캡처

이런 e스포츠와 커뮤니티의 발전 과정을 되짚어 보는 강연이 31일 진행됐다. 블리자드코리아 전동진 대표는 젠지 이스포츠와 연세대학교가 온라인 방식으로 주최한 ‘더 게임 체인저’ 컨퍼런스 에서 e스포츠와 게임 커뮤니티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 e스포츠는 PC방의 보급과 함께 시작됐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며, 즐거움을 공유했다. 기술의 발달로 이런 경험은 온라인으로 이식됐다. e스포츠의 태동과 함께 커뮤니티의 발달이 시작된 것이다.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다양한 협업이 진행됐다. 유저가 대회를 만들고, 선수로서 참여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사내 e스포츠 대회 결승전을 위해 블리자드코리아 사무실을 빌리는 일도 있었다. e스포츠 커뮤니티가 유저 간의 소통에서 벗어나 게임과 개발사까지 아우르는 영역이 넓어진 사례다.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가 모여 대회를 즐기고, 게임의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전 대표는 “20년의 세월을 거쳐 게임을 즐기는 것은 취미이자 떳떳한 직업이 됐다. e스포츠는 중계진과 방송진행, 제작 등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청자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라며 “우리의 다음 세대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대화를 나눌 것이다. 게임의 커뮤니티를 즐기는 것이 기본적인 놀이 문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더 게임 체인저' 영상 캡처

실내 활동이 늘면서 게임을 즐기는 시간과 유저가 늘어났고, 건강한 여가로서의 게임으로 이미지가 전환됐다. 만병의 근원에서, 코로나19의 극복 수단으로써 순기능이 부각됐다. 연세대 윤태진 교수는 연단에서 코로나 다음(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게임 문화를 전망했다.

윤 교수는 변화한 분위기가 앞으로의 게임 시장과 e스포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캐주얼 게이머의 증가(일상화된 게임) △하드코어 게이머(마니아)의 주변화 △PC방의 변화 △e스포츠와 게임의 차별화 등이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수적 증가와 함께 하드코어 게이머가 증가하며, 소통의 장이었던 PC방이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장소로 변모하며, e스포츠 시청자의 수도 확 늘어난다는 풀이다. 게임에 친숙한 유저가 늘어나면서 결국 지금의 게임문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풀이다.

그는 “코로나19 발발을 기점으로 게임과 e스포츠는 개념-문화-사회-산업적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게임과 e스포츠의 차별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시선으로 보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과 보는 걸 즐기는 사람을 하나의 틀로 분석하기 어렵다. 전통 스포츠를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다른 것과 같은 경향을 띤다”라고 했다.

이어 “게임이 일상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e스포츠는 취미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로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 과거는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생각과 관계, 미래를 보는 시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게임 역시 겉으로 보이는 수면 아래쪽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정리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