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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게이머를 위한 가격으로 내려와야 한다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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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주식, 그리고 게임. 사실 이 세 분야가 한꺼번에 접점을 가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더구나 마치 제로썸 게임처럼 어느쪽이 흥하면 어느쪽이 망하는 쪽으로 향하는 경우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가 펼쳐지고 있다. 암호화폐의 가격, 엔비디아 주식, 고성능 게이밍용 장비를 원하는 게이머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바로 그렇다.

이 기묘한 상황을 이끄는 시장 매커니즘은 지극히 간단하다.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데 가장 전력 대비 성능이 유용한 도구로 일반 PC와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카드가 떠올랐다. 그러자 기업화된 '암호화폐 채굴업자' 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입도선매하며 가격을 엄청나게 끌어올렸다. 

이전까지 이 그래픽카드의 주수요층이던 게이머는 상대적인 약자다. 개인이고 그것을 통해 눈에 보이는 금전적 이익을 챙기는 업자나 기업형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배팅에 따라갈 능력이 없었다. 결국 시장에 나오는 엔비디아 최신형 고성능 그래픽은 게이머가 아닌 채굴업자의 손에 들어갔다.

소중한 취미인 게임을 위한 도구를 부당하게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이머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기란 힘들다. 게이머 대부분은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채굴 이익을 맞추지 못하는 업자가 그래픽카드를 시중에 내놓거나 고가에 구입하기를 포기한다. 자연스럽게 실제 수요자인 게이머가 그것을 시장에서 적당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오게 된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오면 내려가는 건 그래픽 카드 가격만이 아니다. 그걸 팔아 이익을 보는 엔비디아의 이윤도 적어지고 주가도 낮아진다. 때문에 암호화폐, 주식, 게임이란 기이한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엔비디아 주식이 미국 테크주와 함께 계속 폭락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3.31% 급락하면서 195.1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주일간 주가는 8.2%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 하락률은 33.6%나 된다. 이 기간 동안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하락폭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지난 21일 기사에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 칩에 대한 수요가 줄며,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 가운데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올 상반기 중에 업데이트를 하면, 채굴할 때 그래픽 집이 필요 없어져 수요가 더욱 줄 것이란 점이 주목된다. 이제까지 엔비디아 이윤 상당폭을 이끌었던 암호화폐 수요가 크게 감소한다는 의미다.

물론 엔비디아의 미래는 굳이 암호화폐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가진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기술 선도력을 감안할 때 향후 매출 성장률이 AMD나 인텔보다 높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클라우드 게임도 바라본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지난해 16억달러 규모에서 2027년에는 140억달러로 연평균 6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데 이런 전문가의 시선과는 좀 다른 곳에 게이머의 입장이 있다. 이런 사건을 바라보는 주요 커뮤니티에는 이번 기회에 폭등한 가격에다가 구하기도 쉽지 않고, 유통구조마저 이상하게 망가진 그래픽카드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는 게이머의 시선이 존재한다. 이제까지는 그래픽카드로 돈을 번다는 단순 자본주의 논리에 밀려 목소리를 별로 내지 못하던 이들이다. 

사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엔비디아와 그래픽카드를 시작부터 키워온 장본인이다. 새로운 고성능 게임이 나올 때마다 최고가 제품을 사서 개인적인 즐거움을 얻어왔다. 이들은 암호화폐, 자율주행, 클라우드 같은 엔비디아의 모든 부분이 위태롭더라도 오로지 게임 하나만 잘되면 기꺼이 지갑을 열 충성팬이다. 이들이 그래픽 카드 시장의 진짜 고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암호화폐 열풍이 앞으로 얼마나 더 유지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당장 내일, 혹은 1년 뒤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게이머들은 어떤 상황이라도 게임 성능만 보장된다면 엔비디아 제품을 사줄 것이란 점이다. 

이번 기회에 그래픽카드가 게이머 소비자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내렸으면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가장 유익한 결말이 될 것이다.

출처=엔비디아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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