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굳이 성별의 제한은 없지만, 많은 게임이 남성 유저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것이 현재 게임시장의 현실이다.

따라서 여성 유저를 대상으로 한 작품은 출시부터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인폴드게임즈에서 출시한 '러브앤' 시리즈의 최신작 '러브앤딥스페이스'는 오토메 게임(乙女ゲーム)으로 불리는 여성향 게임으로서, 여성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러브앤' IP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1억 회를 돌파할 정도로 이미 여성 유저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며, 신작 '러브앤딥스페이스'는 글로벌 사전 등록자만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1월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오프라인 유저 이벤트는 많은 유저들이 행사장을 찾아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였다.

■ 선남에 어울릴 선녀 만들기

여성향 게임이기에 유저를 대신할 캐릭터는 여성 캐릭터로 한정된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MMORPG 장르 못지않게 상당히 구체적이다. 얼굴형을 비롯해 피부색, 헤어, 얼굴, 메이크업 등을 설정할 수 있고, 얼굴에서는 길이, 너비, 경사도 등 세세한 부분에서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전반적인 진행이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어, 생성한 캐릭터를 감상할 부분은 많지 않다. 주로 전투를 비롯해 스티커 사진을 찍는 부분에서 모습을 비추는 정도다. 그럼에도 깊이 있는 커스터마이징은 유저의 아바타라 할 수 있는 자신의 분신을 만드는 것과 같아 남자 주인공과 함께함에 있어 감정이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 1인칭 시점을 통한 감정의 극대화

근미래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하는 '러브앤딥스페이스'에서 캐릭터의 직업은 신입 스페이스 헌터다. 이들은 우주몬스터인 유랑체를 처치하는 임무를 부여받아 우주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나가게 된다. '러브앤' 시리즈의 전작인 '러브앤프로듀서'에서도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 고유의 초능력인 Evol을 사용하는데, '러브앤딥스페이스'에서도 이런 컨셉을 그대로 이어받아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기본 플레이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면서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구조다. 여기서 여성향 게임의 특징이 부각되는데, 스토리 진행 시 스킵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플레이하는 유저가 남자 주인공을 동반한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기에, 자동 진행과 속도 조절만 존재하고 스토리를 그대로 감상하도록 구성됐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남주를 만나는 방식 / 주요 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모델링도 뛰어나다

스토리 전달에 있어 여성 유저들을 심쿵하게 만들만한 요소는 남자 주인공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콩닥콩닥하게 만드는 상황별 연출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하지만, '러브앤딥스페이스'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남자 주인공들과 교감을 나누기 위해 1인칭 시점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했다.

1인칭 시점은 FPS 장르의 시점과 동일하다. '러브앤딥스페이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자신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영리하게 카메라 시점을 살렸고, 다양한 상황별 연출을 적절히 가미했다. 실제 상대방이 눈앞에 있다고 느낄 정도의 탁월한 시선 처리, 남자 주인공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의 방향은 마치 실제와 같아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1인칭 시점이 갖는 장점을 상당히 잘 살린 구성

특히, 1인칭 시점은 단순히 보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다양한 행동에 상호작용하여 캐릭터와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호작용의 기본은 스킨쉽이다. 연애를 시작할 때 손만 잡아도 설레는 느낌을 '러브앤딥스페이스'에서는 터치로서, 남자 주인공을 쓰다듬거나 접촉하면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다

■ 꽁냥꽁냥한 느낌의 데이트로 연애 감정 고조

메인 스토리 진행은 이미 구성된 스토리에 따라 진행되기에 그다지 공략하고 싶지 않은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까지 즐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함과 동시에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에 어울리도록, 공략할 대상과 함께하는 데이트 항목이 존재한다.

데이트 항목에서는 직접 원하는 남주와 다양한 방식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스티커 사진 찍기는 다양한 의상과 포즈를 제공해 두 사람의 기념을 남길 수 있다. 인형 뽑기는 실제 데이트 코스에 자주 거론되는 데이트 장소로서, 알콩달콩한 데이트 콘텐츠로 감정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한다.

사진은 혼자 혹은 둘이 함께 찍을 수 있다

인형 뽑기는 자신이 직접 뽑거나, 남자 주인공이 대신 뽑을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이 뽑을 때는 터치를 통해 응원 게이지를 올려 인형 뽑기 확률을 높이거나, 반대로 남주가 인형을 뽑을 수 있도록 위치에 대해 조언해 주기도 한다. 그 밖에 미니게임 형식의 고양이 게임도 쏠쏠한 재미를 강조해 둘만의 추억을 남기기에 적합하다.  

인형 뽑기 난이도는 상당히 낮은 편

■ 다양한 메모리로 구성된 3인 3색의 매력덩어리 남주

3명의 남자 주인공은 유저들의 취향이 갈릴 정도로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주인공과 같은 직업인 스페이스 헌터 심성훈, 천재 심장외과 의사이자 주인공과 알고 지내던 오빠 이서언, 영혼의 예술가로 불리는 화가 기욱 등 3인 3색의 매력을 갖췄다.

남자 주인공은 3명에 불과해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로 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대신 한 명의 남자 주인공마다 여러 메모리가 존재한다. 메모리는 캐릭터마다 준비된 다양한 카드와 유사한 개념으로, 레벨업이나 승급이 가능하다. 메모리는 소원에서 뽑기를 통해 획득하거나 인연 레벨이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획득할 수 있다.

메모리로 수집형 요소의 성격도 보여준다 / 전투에서는 다양한 메모리를 장착해 사용한다

또한, 메모리는 등급이 존재하고 높은 등급의 경우 해당 남자 주인공의 특별한 데이트 스토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획득한 메모리는 전투에서 필수로 사용된다. 전투에 앞서 캐릭터의 메모리를 백야와 월광으로 분류된 슬롯에 장착하는 방식으로서, 메인 스토리 중간중간에 삽입된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높은 등급의 메모리와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 여성향 게임의 올바른 미래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에 비춰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데이트 종류가 적어 연애 감정을 도출하기에 둘만의 이벤트로서는 다소 부족하다. 썸을 타든 사귀든 실제 연인이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종류가 적어 상대만 바꿔서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전투가 강제적인 점은 남주와의 연애만 기대했던 유저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게다가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높은 등급의 메모리를 비롯해 메모리를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 여성향 게임으로서, 연애 콘텐츠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전투 콘텐츠는 어색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전투는 고유 무기, 회피, 필살기 등 구색은 갖췄다

대신 자동 전투를 지원하고, 전투의 분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아울러 전투는 남자 주인공과 늘 함께해 협업으로 진행되어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모처럼 여성 유저를 대상으로 한 '러브앤딥스페이스'는 출시와 함께 많은 여성 유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스토리를 계속해서 즐기기 위해서는 계정 레벨이 특정 레벨 이상이어야 하는데, 하루에 준비된 일일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해 열렙 달성에 열중인 유저도 적지 않았다.

특히, 게임에 서툰 유저들을 위해 '러브앤스페이스' 공식 카페 내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과 어마어마할 정도의 글 리젠율은 그동안 여성향 게임에 목말랐던 여성 유저들이 그만큼 많음을 의미한다.

남주와 함께하는 배틀에서는 협업 공격도 가능하다

특정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은 게임 비즈니스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 외의 나머지 유저들은 버리는 카드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유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만을 만들어 장기적인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은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러브앤딥스페이스'는 여성 유저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꽉꽉 눌러 담음으로써, 여성향 게임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줬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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