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에이전트는 지난 3월 7일, 게임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기술과 노하우를 소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사이버에이전트 게임 컨퍼런스 2024'를 개최했다. 

썸잽에서 애니메이션 총괄을 맡고 있는 와다 유스케와 츠지모토 켄타로 아트 디렉터가 진행한 ''주술회전 팬텀 퍼레이드' 2D와 3D를 융합한 배틀 장면 표현 사례 ~주술회전다운 드라마틱한 배틀 경험을 실현하기 위해~'라는 이름의 세션에 대해 살펴보자.

세션 초반에는 '주술회전 팬텀 퍼레이드(이하 주술회전)' 개발팀 전체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 모바일게임 사상 최고의 2D 그래픽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표현
▲ 깊이 있는 게임 시스템을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손맛 제공
▲ 게임만의 요소로 지금까지 없었던 '주술회전'을 경험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실현하기 위해 전투를 제작할 때 설정한 디렉팅 컨셉은 다음과 같다.

▲ 2D 그래픽의 배틀에서 최고를 표현
▲ 원작, 애니메이션 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연출
▲ 템포와 연출의 강약 조절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짜임새 있는 손맛을 선사
▲ 세세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만들어진 풍부한 게임 경험

'주술회전'의 전투는 2D 표현이 사용됐는데, 과거 타이틀 개발을 통해 사내에 축적된 스파인(SPINE), 라이브2D 등의 2D 그래픽 기술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를 적용해 다른 타이틀에서는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을 강점으로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실물 크기의 캐릭터는 2D 표현에 있어 캐릭터 모션의 난이도가 높아 애니메이터의 높은 스킬이 요구된다. 일러스트 팀과 애니메이션 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데, 사내에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 또한, 이런 기술은 전투뿐만 아니라 본 작품의 크리에이티브 전반에 걸쳐 활용됐다.

전투를 표현할 때 캐릭터를 2D와 3D 구현 방법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3D는 모델과 모션을 잘 표현할 수 있고, 다이나믹한 카메라 앵글이 가능하다. 2D의 장점은 셀룩과 친화력이 높고, 모델의 정확성에 얽매이지 않는다. 머리카락 등 세세한 뉘앙스나 표정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셀룩에 상당히 근접한 3D 표현이나 2D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메쉬 애니메이션 등의 기술이 발달해 표현의 경계는 사라지는 추세다.

그런 가운데, 앞서 언급한 사내 기술력의 강점과 애니메이션을 움직이는 듯한 체감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캐릭터의 그래픽을 2D로 통일함으로써 몰입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등 기술 개선과의 궁합이 좋다고 판단해 전투는 2D 그래픽을 채택했다.

전투 장면의 배경에는 3D 그래픽을 사용했다. 3D CG를 통해 화면에 깊이가 생겨 2D로는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개발 초기에는 캐릭터가 2D인 관계로 배경도 3D에 가까운 2D로 표현했지만, 애니메이션의 현장감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을 느끼고 모든 배경을 3D로 다시 만들었다. 텍스처를 셀 애니메이션풍으로 만들어 넣음으로써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졌다.

모든 스테이지에서 전투 시작 시 드론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컷을 삽입했다. 이는 현장감을 연출하고 플레이어를 단숨에 전투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또한, 필드가 어떤 장소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필드 바깥의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열린 세계라는 인상을 주고자 했다.

이 컷들은 상황에 맞는 연출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제작했다. 모두 3초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제작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가성비가 떨어질 것 같지만, 이런 연출의 유무에 따라 전투의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3D 배경의 장점으로 캐릭터의 스킬 발동 시 다양한 카메라 워크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드라마틱한 전투를 재현하기 위해 롱샷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캐릭터의 심리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연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경은 3D로 처리했다.

예를 들어 보스가 출현할 때는 카메라 워크를 활용해 박력 있게 연출했다. 이처럼 다양한 카메라 워크를 넣음으로써, 자동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

카메라 워크가 가장 잘 살아난 것은 필살기 연출이다. 캐릭터의 액션에 맞춰 다양한 각도의 배경을 표시할 수 있어 애니메이션과 같은 연출을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모든 배경이 그 공간에 실재하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어 전투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캐릭터와 배경을 다른 것으로 바꿔서 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전투는 커맨드 방식이지만, 커맨드 선택 화면은 캐릭터와의 거리감을 의식했다. 우선 캐릭터 자체가 인기 콘텐츠인 만큼, 캐릭터를 크게 표시하고 세세한 표정이나 숨소리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캐릭터에 가까운 화각의 화면을 준비했다. 또한, 화각은 플레이어가 커맨드 의사결정을 할 때 캐릭터와 가까운 시점에서 조작하게 만들어 전투에 몰입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커맨드 선택 화면으로부터 객관적인 측면 시점이 되는 커맨드 실행 화면으로 컷이 전환됨에 따라 전투의 균형이 맞춰졌다. 전투 중에 적과 아군 전체의 정보를 표시하는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이 잘 구분됐다.

세세한 부분으로 캐릭터에 데미지가 쌓이면 얼굴에 상처가 생기는 등 데미지 표현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같은 그림 만들기를 위한 포스트 이펙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과 3D와 2D를 한 화면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따라서, 전투의 그림 제작에 있어 애니메이션 본편의 촬영 처리를 연구한 결과 중요한 선의 블러 표현이나 자연스러운 블룸 표현 등 유니티의 기본값으로는 불가능한 표현이 많았다. 그래서, 부족한 표현에 대해서는 클라이언트 엔지니어와 상의하여 새롭게 제작을 의뢰했다.

그 결과, 2D 캐릭터와 3D 배경이 잘 어우러져 그림으로서의 일체감을 형성함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의 분위기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한, 포스트 이펙트는 스테이지마다 애니메이션의 느낌에 가깝게 조정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게임으로서의 시인성과 '주술회전스러움'의 양립을 목표로 했다.

2D로 표현되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한 방법도 소개됐다. 2D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둥근 그림자가 아닌, 캐릭터의 실루엣에 가까운 그림자를 사용했다. 그림자의 방향을 배경 광원의 방향에 맞추는 등 리얼리티를 높이는데 노력했다.

또한, 게임을 매일 플레이할 때 반복 플레이에 따른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템포의 전투'를 목표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전투 중에 반복적으로 보게 되는 낮은 코스트의 스킬을 발동할 경우, 이전 캐릭터의 행동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다음 캐릭터의 행동이 시작되도록 조정해 애니메이션의 속도감을 표현했다. 그 외에도 단순한 펀치나 킥을 날릴 때 캐릭터가 번갈아 가며 빠르게 움직여 빠른 인상을 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다림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배제하고 반복 플레이하기 쉬운 전투를 실현했다.

게임에서는 '회상잔재'를 장착하여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회상잔재'의 콘셉트는 '생각의 힘이 캐릭터를 강화한다'로서, 전투 중 임의의 스킬 및 필살기로 효과를 발동할 수 있다. '회상잔재'의 연출은 다른 행동 연출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전투의 템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한편, 드라마틱한 연출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전투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필살기의 컷인 연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캐릭터를 2D, 배경을 3D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부분은 애니메이션과 같은 셀룰러 룩을 구현했다. 그런 와중에도 2D에서는 다소 난이도가 높은 자유로운 화각으로 액션성을 강조하는 데 성공했다.

필살기를 표현할 때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리고, 애니메이션과 같은 기술이라도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레이아웃에 공을 들인 점도 꼽았다.

필살기 중 가장 큰 볼거리인 '영역전개'는 애니메이션의 표현처럼 배경을 덮어쓰고, 영역을 전개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그렸다. 캐릭터마다 영역의 비주얼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다르게 제작했다.

전투 중 표현은 일러스트팀과 애니메이션팀이 긴밀하게 협업하여 제작했다. 필살기 컷인 애니메이션의 공정을 예로 들자면, 컷인 애니메이션은 3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캐릭터의 매력을 응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시간 경과에 따른 다양한 연출의 느낌을 확인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그림 콘티가 아닌 비디오 콘티로 접근했다.

다음으로, 작화를 맡은 일러스트 팀에 보낼 지시서를 작성한다. 최종적으로 애프터 이펙트에서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파트 구분 등도 여기서 지정한다. 연출은 애니메이터, 작화는 일러스트 등 분업화를 통해 한 컷 한 컷의 퀄리티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양 팀 간에 데이터적인 요구사항과 표현의 퀄리티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있기에 가능한 플로우임을 알 수 있었다.

일러스트 팀의 작화 작업이나 파트별 작업 등은 애니메이션 팀에서 받은 작화 지시서를 바탕으로 한다. 액션에 따라 작화 매수는 크게 달라진다. 애니메이션 제작 시 필요한 도면 등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팀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화를 애프터 이펙트를 이용해 게임에 구현한다. 어느 타이밍에 스크린샷을 찍어도 위화감이 없도록 세밀하게 파트를 제어해 디테일 넘치는 애니메이션을 구현한다. '주술회전' 특유의 주력과 같은 이펙트는 애니메이터가 작화로 표현하고, 애니메이션 촬영 처리에 해당하는 효과도 해당 과정에서 넣는다.

배경과 합성해야 하는 연출은 최종적으로 유니티의 타임라인 에디터에서 카메라 워크로 구현한다. 이때 배경의 톤을 조정하거나 적절한 블러 효과를 추가해 캐릭터와 배경이 잘 어울리도록 한다. 극단적인 카메라 워크의 경우, 3D 배경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체크하여 깨진 부분이 발견되면 적절히 수정해 나간다.

2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필살기를 발동할 때는 '연계필살연출'이 이루어진다. 캐릭터들의 연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도록 포즈와 위치 등을 고안하여 제작했다. 또한, 특정 캐릭터들이 연계함으로써 독특한 연계 등이 발생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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