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만화나 소설, 애니메이션의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원작의 팬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고, 그만큼 충성 유저도 많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유명세만을 이용해 게임의 콘텐츠를 다소 부족하게 만드는 곳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한동안은 IP 활용 게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발력도 높아졌고, IP의 이해도를 갖추는 개발자들이 늘어나며 IP 활용 게임의 퀄리티는 점점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이 만든 ‘제2의 나라’나 ‘일곱개의 대죄’ IP 기반 게임이 꼽히고 있으며, 글로벌에서 누적 조횟수만 149억뷰를 돌파한 '나 혼자만 레벨업'도 개발 중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IP 활용 게임으로서 어느 정도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의 유명 만화 잡지인 주간 소년 점프에서 아쿠타미 게게 작가가 연재 중인 ‘주술회전’ IP 최초의 게임인 '주술회전:팬텀 퍼레이드'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만든 이 게임은 지난 11월, 일본 지역에서 출시됐다. 이 게임의 개발사는 넥슨이 국내에 선보였던 ‘코노스바 모바일:판타스틱 데이즈’를 만들었던 썸잽이다. 그리고 게임에 추가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았단 MAPPA다.
일본에서의 반응과 성과도 아주 우수한 편이다. 출시 2주 간의 매출이 2천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고, 매출 순위에서도 지금도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유저 평점도 iOS 기준으로 별 5개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현재 넷플릭스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업데이트 중인 '주술회전:시부야 사변' 2기를 방영하고 있다. 고죠 사토루가 봉인되고, 쿠기사키 노바라마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스토리가 흘러가고 있다. 스쿠나의 그릇이 된 또 다른 주인공 이타도리 유지가 고군분투 중이다.
참고로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도 '주술회전'을 기반으로 한 배틀액션 게임 '주술회전 전화향명’(한국어판)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주술회전'의 주인공 이타도리 유지, 후시구로 메구미, 쿠기사키 노바라, 고죠 사토루, 양면 스쿠나 등 각자의 주술로 1대1, 2대2로 싸우는 액션 게임이다. 이렇게 '주술회전'의 세계관과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
■ 만화인가 게임인가, 우수한 퀄리티를 앞세운 수작
이 게임을 실행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그래픽 퀄리티다. 게임은 2D와 3D가 조화를 이뤄 구현됐는데, 그 표현이 애니메이션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아주 퀄리티가 우수하다.
라이브 2D 기술을 활용해 캐릭터가 애니메이션급으로 몸의 모든 부위가 움직이며 표정과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에 봤던 2D 기반 게임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하는 퀄리티라고 본다. 일러스트는 물론 전투의 캐릭터도 모두 8등신 형태로 등장하고, 캐릭터 크기도 커서 액션이 크고 시원시원하다. 그래서 스토리가 나오는 부분은 스킵 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울 정도다.
게임의 기본 진행은 TV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스토리 모드 개념인 메인 퀘스트를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원작의 스토리를 처음부터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게임의 처음은 이타도리 유지가 의자에 묶여있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스테이지의 표기를 애니메이션처럼 ‘~화’로 표기하고 있었다.
책 모양을 한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스토리만 전개되고 보상을 받고, 불꽃 모양을 한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스토리 전개-전투-스토리 전개’의 구성으로 진행된다. 또 중간중간 스토리를 더 깊게 들어가보는 추가 스토리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더불어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도 즐길 수 있다. 메인 퀘스트 7장인 ‘후쿠오카 분교편’은 원작에 없는 내용이다. 또한 사이드 스토리도 존재한다. 그래서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물론 게임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도 등장한다.
스토리 모드와 사이드 스토리의 캐릭터 음성은 모두 성우의 목소리를 지원한다. 원작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이타도리 유지, 고죠 사토루, 후시구로 메구미, 젠인 마키, 쿠기사키 노바라, 이누마키 토게, 판다, 토도 아오이 등 등장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들이 그대로 게임에 등장한다.
최근에는 스페셜 콘텐츠로 작년 한국에도 개봉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제로’가 추가되기도 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극장판의 내용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됐고,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 플레이가 가능했다. 플레이 도중 극장판에 쓰인 애니메이션 장면도 등장했다. 물론 스토리의 대화는 모두 풀 더빙 처리됐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콘텐츠 외에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캐릭터를 파견해 아이템이나 경험치를 얻는 ‘파견’, 캐릭터 성장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저주수집’과 ‘강화 퀘스트’, 무한의 탑 스타일로 각층마다 존재하는 마법에 도전하는 ‘영역 조사’, 강력한 적에게 도전할 수 있는 ‘강적 해후’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방치 콘텐츠로 여러 재화를 얻는 ‘주가이 산포’있다.
■ 원작의 요소가 담긴 전투, 그리고 성장
이 게임의 장르가 캐릭터를 뽑는 수집형 RPG인 만큼 캐릭터 획득 및 성장 여부가 게임의 진도를 결정한다. 캐릭터의 성장 방식은 다소 특이하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레벨은 30까지 올릴 수 있고, GRADE(등급) 강화 요소를 통해 HP와 체술, 술식, 최대 레벨 수치를 올릴 수 있다. 해당 등급에 있는 모든 슬롯을 해제해야 다음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고, 그만큼 성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의 개념으로 ‘환상잔재’가 존재한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을 장착하면 전체적인 능력치가 올라간다. 등급이 높을수록 상승률은 더 높다.
전투 방식은 턴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신의 턴일 때 캐릭터마다 공격 방식과 타겟을 선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면 전투가 이뤄진다. 저주력(MP)을 소비해 스킬을 쓰면 화려한 연출이 나오는데, 원작에서 봤던 다양한 기술을 화려하게 표현한다. 스킬은 공격 뿐만 아니라 디버프나 회복, 아군 보호 등 다양하다. 또 같은 턴에서 필살기를 쓰는 캐릭터가 2명이라면 ‘제휴 필살’이 작동해 함께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
전투 전에 유저는 파티를 짜야 한다. 기본 4명을 배치하고 서브 1명, 서포트 1명을 배치할 수 있다. 턴의 순서는 배치된 순서대로 진행되니 적에 따른 적절한 배치가 중요하다. 서브나 서포트 캐릭터가 있지만 중간에 유저 임의로 교체를 할 수 없다. 그리고 4명 중 1명이 패배하면 서브 캐릭터가 나와 전투에 참여한다. 서포트는 친구의 캐릭터를 빌리는 개념이며, 하루에 3번만 할 수 있다.
게다가 전투에서는 캐릭터 설정을 고려한 요소들이 다수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죠의 경우 최강 캐릭터이기에 저주 소비가 적고 잘 맞지 않는 등 상당히 좋은 캐릭터지만, 7턴이 넘어가면 자기 마음대로 파티에서 이탈한다.
그리고 쿠기사키 노바라의 스킬 중 추령주법은 HP가 낮을수록 대미지가 상승하는데, 원작에서 왼쪽 손목에 스스로 못을 박는 요소를 반영한 것이다. 또 이누마키 토게는 말에 저주를 실을 수 있는데, 그래서 공격을 할 때마다 체력이 소모된다.
특성에는 환, 영, 야, 행 등 4가지가 있는데, 다른 RPG처럼 순환 상성은 아니다. 환과 야, 영과 행이 각각 상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속성에 맞게 팀을 구성하면 된다. 스테이지를 시작할 때마다 추천 속성이 있고, 자동 편성 버튼을 누르면 추천 속성에 따라 팀을 편성해줘서 편하다.
전투의 편의를 위해 파티 편성과 배속 기능, 자동 전투를 지원한다. AI가 어느 정도 똑똑한 편이라 상황에 맞게 공격과 스킬 및 연계 공격은 물론 회복까지 잘 진행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 예전 방식의 게임 구조 등 아쉬운 부분은 많다
이렇게 '주술회전:팬텀 퍼레이드'는 퀄리티로는 최상급을 표현하고 있는 게임이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먼저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특히 아직 PvP나 길드 콘텐츠가 없이 온전히 혼자 하는 콘텐츠만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게임의 구성이 ‘페이트/그랜드오더’와 유사해 다소 옛날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게임의 모든 콘텐츠는 행동력(AP)을 소비한다. 그런데 AP가 회복되는 시간이 표시되지 않는다. 그래서 행동력을 모두 소비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언제 회복이 되는지 예상을 할 수 없다. AP를 채우는 아이템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기약없이 기다리거나, 과금을 해야 한다. 설정 안에 있는 도움말에 들어가야 AP가 3분에 1씩 채워진다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등급 강화 요소로 인해 캐릭터의 레벨 상승이 타 게임 대비 어려운 점도 아쉽다. 성장을 위한 자원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 요소가 캐릭터의 레벨과 랭크, 스킬과 장비의 레벨 등 4개가 있기에 성장의 스트레스가 다소 있는 편이다. 이를 위해 남는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는 교환소가 존재하지만, 스트레스를 극복하긴 어렵다.
그리고 게임에 표시되는 일부 텍스트의 크기가 너무 작은 것은 물론, 외곽선 처리도 되어있지 않아서 알아보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그게 한자라면 더욱 보기가 힘들다. 이러한 몇몇 부분만 해결된다면 이 게임은 더 재미를 붙일 수 있는 게임이며, 원작을 알든 모르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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