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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넥슨, ‘아주 크게’와 ‘아주 작게’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주다

게임을 포함한 문화 산업은 흔히 말하는 ‘대작’이 이끌어간다. 하지만 문화 산업은 그 속성상 대작만 가지고는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영화 산업에서도 대작과는 별도로 소규모 자본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작품들이 항상 존재한다. 아예 굴지의 영화 배급사들이 이런 소규모 프로젝트를 별도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도 대작 외에 참신한 작품이나 소규모로만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함께 육성해야 이 시장이 건강하게 발전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최근 한국 게임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넥슨이 서브 게임 브랜드인 ‘민트로켓’을 만든 것이다. 넥슨은 최근 몇 년간 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가 쓴맛을 봤다. 굵직한 프로젝트는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기에, 넥슨도 매출과 사업성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다소 무리한 과금 방식이 나오기도 하고, 유저들은 반발한다. 이런 와중에 게임은 흥행과 멀어져 간다. 이런 식의 악순환이 한 동안 계속됐었다.

넥슨 입장에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했다. 그래서 넥슨은 한 동안 기존에 진행했던 대작 프로젝트를 다시 검증했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소규모 개발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민트로켓’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사업과 수익 보다는 오로지 ‘재미’에만 집중해서 개발하는 브랜드다. 애매한 중간 규모 프로젝트를 여러 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승부를 걸 만한 대작 몇 개만 놔두고, 나머지는 반대로 철저하게 재미만 보는 소규모 게임을 개발하는 구조다. 짧게 표현하면 ‘빅 앤 리틀’ 정도 된다.

그리고 넥슨이 이런 ‘빅 앤 리틀’ 구조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지 약 반년이 지났다. 결과적으로는 ‘빅’(대작)과 ‘리틀’(민트로켓)이 모두 잘 돌아간, 이상적인 한 해가 됐다. 야심차게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는 모두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찍었고, 지금까지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넥슨이 한 해에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찍고, 장기 흥행까지 성공한 모바일 게임을 2개 선보이는 것은 아마 이번이 최초일 것이다. 게다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까지 수상했다.

‘리틀’에 해당하는 민트로켓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왔다. 지난 10월에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데이브 더 다이버’다.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한국 스팀 판매 순위 상위권에도 올라갔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11월에 열렸던 지스타 2022 넥슨 부스에도 출품됐다.

넥슨이 민트로켓을 발표하면서 개발 기조를 ‘빅 앤 리틀’로 가져가겠다는 것을 발표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빅’과 ‘리틀’ 양쪽에서 모두 이런 큰 성공작이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덕분에 이 기조는 당분간 내부적으로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런 구조에서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나오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게임 산업도 조금 더 질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게임 산업에서 큰 업체가 그나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구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더 ‘행복회로’를 돌려보자. 만약 ‘빅 앤 리틀’이라는 구조가 넥슨에서 일정 기간 동안 잘 돌아간다면, 다른 게임 업체도 이런 구조를 참고하기 시작할 것이다. 물론, 이런 구조도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큰 업체에도 ‘리틀’에 해당하는 영역이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형 게임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들만의 ‘리틀’을 발전시키는, 그런 날이 꼭 오기를 기원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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