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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분히 가능한 게임 서비스의 아름다운 마무리

이별을 결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람 사이에서도 어려운데, 하물며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고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더 어렵다.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특히 그렇다. 그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며 보낸 시간과 노력, 그로 인해 성장한 나의 캐릭터가 아예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것은 내 의지가 아니라 회사의 결정으로 인한 것이다 보니, 상실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물론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결정하는 곳도 있겠지만, 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종료를 결정하는 곳들은 참 많다. 또 종료 발표도 불과 한 달을 앞두고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출시 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처럼 성인 버전은 놔두고 청소년 버전 종료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는 업데이트 콘텐츠가 영해 분쟁에 엮이자 즉시 서비스가 종료된 사례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국 게임사는 다소 심한 편에 속한다. 이미 중국에서 선보인 게임을 출시하다 보니 게임의 극적 변화를 줄 수 없기에 유저가 크게 줄어들면 서비스를 종료해버린다. 그리고 다른 게임의 서비스를 추진한다. 

게다가 구매한 뒤 쓰지 않은 재화의 환불도 보장하지 않고, 조건도 빡빡하다. 환불 안내 대신 다른 게임의 가입을 유도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자신들을 비난했다고 하루아침에 게임 서비스를 중단해버리는 곳도 있었고, 서비스 종료 이후에 종료 공지를 올리는 곳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일부 업체가 시도하는 아름다운 노력과 마무리는 귀감으로 남고 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며 7개월 내 결제된 모든 유료아이템을 환불해줬다. 또 유저의 플레이를 추억할 수 있는 스냅샷이나 플레이리스트 아카이브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야생의 땅:듀랑고’는 서비스 종료가 결정되자 ‘우아한 종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엔딩이 없던 게임에 엔딩 퀘스트를 추가하고, 마지막을 추억할 수 있는 콘텐츠도 추가했다. 그리고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앱을 통해 언제든 개인섬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어센던트 원’도 서비스 종료 이후 오프라인 플레이를 지원해 언제든 해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유명 개발자 ‘요코 타로’가 개발한 ‘시노앨리스’는 스토리의 최종장 업데이트 이후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은 물론, 종료일 1주일 후에 서비스 종료 기념 좌담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특이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에피드게임즈는 ‘트릭컬’이 출시 당일 여러 문제가 터지자 출시 2시간 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2년간 게임을 전면 보완, 지난 9월 ‘트릭컬 리바이브’로 재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종료는 아니지만, ‘섀도우버스’의 경우 한국지역 대회 종료를 8개월 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 유저의 일본 대회 참가를 추진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e스포츠를 갑작스레 중단하는 일부 업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유저들에게 게임은 또 하나의 세상이자 삶이었다.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면, 마무리에 조금만 신경을 써서 유저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다면 그 회사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가 쌓일 것이고, 다음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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