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해외 게임, 특히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에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종료를 할 때 제대로 환불이나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게임 표준 약관이 있지만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 이를 제재할 마땅한 법안이 없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는 고스란히 유저가 떠안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에 대한 법안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큰 축은 해외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다. 그간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는, 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제할 수 없어서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그래서 앞으로는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라 하더라도 매출액, 유저 수 등 일정 기준을 넘는 경우 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대리인을 지정토록 의무화된다.

국내대리인은 기본적으로 법 위반 행위의 조사와 관련된 자료나 물건의 제출 주체 및 문서 송달의 대상이 되며, 소비자 불만 및 분쟁 등과 관련하여 사업자 종류에 따라 전자상거래법에서 부과하는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만약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시정명령 및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출처=공정위

다만 기업 부담을 고려해 대규모 사업자에 대해서만 의무 부과하며, 구체적인 적용 기준 마련에 관한 시행령 정비 기간 등을 고려해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한다. 해당 서비스에서 동시다발적 피해를 입었지만, 개별 소비자가 소송을 통해 구제받기가 어렵고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 동의의결제도가 시행되면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시 사업자가 소비자 피해 구제방안을 마련 및 이행함으로써 소비자가 소송 제기하지 않고도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받게 된다. 공정위는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연내 법 개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개정안이 첫 발은 뗀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리고 이 법안은 게임만이 아닌 전자상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모든 제품을 범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법안의 대상은 대규모 사업자에 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산업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크다. 왜냐면 외산 게임과 관련한 피해는 대규모가 아닌 중소규모 사업자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대규모 게임사는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이 주로 문제를 벌이고 있다.

주로 중국이나 홍콩, 대만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중화권 게임사들은, 중국 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출시 전 많은 자금을 쏟아부어 허위 혹은 과장 광고를 집행, 소비자를 유혹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들은 최근 시행된 확률공개 의무화도 준수하지 않고 있으며, 그중에는 플랫폼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자체 결제 수단을 운영, 이쪽으로 결제를 유도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 매출이 줄어들면 갑작스레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면서 환불을 외면하고 먹튀하는 업체가 많았다. 이런 업체가 매출과 유저 수를 공개할 리가 만무하다.

따라서 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 대상을 확대해 매출과 유저 수에 관계없이 무조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해야 한다. 또 플랫폼 사업자에 통보해 스토어에서 퇴출시키도록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추가해야 한다. 

그래야 먹튀를 하는 게임사, 게임 표준약관을 적용하지 않고 서비스하는 게임사, 저작권을 무단 침해하며 원저작자에 피해를 입히는 게임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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