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캡콤에 재직하고 2023년 2월 탱고 게임웍스 퇴사를 밝힌 게임 디자이너 미카미 신지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3 Lessons Every Creator Should Know(모든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3가지 교훈)'라는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대해, 여전히 게임 제작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미카미 신지. 당분간은 업계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미카미 신지는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나 '역전재판' 시리즈와 같은 캡콤의 명작 타이틀 외에 최근에는 탱고 게임웍스에서 '고스트와이어: 도쿄', '하이파이 러쉬'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일본 게임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말하는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것은 어떤 내용일까?

■ 비디오 게임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미카미 신지는 '마계촌'을 만든 후지와라 토쿠로(藤原得郎)를 스승으로 꼽으며, 그가 게임 제작에 필요하다고 한 세 가지 단어가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다고 한다. 그것은 '알기 쉬움', '쾌적함', '신뢰와 브랜드'다.

■알기 쉬움

애초에 이해하기 어렵다면 플레이어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없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단계까지 올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플레이어가 '여기가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개발자가) 알고 있는 것이 프로로서의 전제 조건이라고 전했다.

■쾌적함

종합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와 닿는가 하는 것으로,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숴서 기분이 좋다는 단순한 것도 있다. 또한, 시나리오나 캐릭터의 삶에 감동한 것과 같이 정신적인 것도 있다.

'파이널 파이트'에 등장하는 모히칸 캐릭터라면 상대방이 무언가를 하기 전에 적이라는 것을 알고 먼저 공격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상대가 어린이나 여성, 노인이라면 공격하는 시스템은 같아도 정신적으로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기분 좋음'은 단순하지 않고, 깊이가 있다고 말했다.

■신뢰와 브랜드

제작자에게 있어 신뢰는 쌓아가는 것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서, 게임을 제작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프롬소프트웨어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제작하는 '엘든링'의 블레이크를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신뢰와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신작에 관심을 보이고, 점수를 매길 때 1, 2점을 더해주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널리 알려지지 않고, 돈을 들여 열심히 개발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비디오 게임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게임 기획을 간략히 듣고 재미있는지 여부

기획을 잘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은 기본이다. 개인적으로는 구두로 설명을 듣고 거기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데, 실제 경험상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알기 쉬움으로 연결되는 부분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나 상식에서 너무 벗어난 복잡한 것은 플레이어도 이해하기 어렵고, 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어, 키워드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은 단순하고 알기 쉬우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빠르게 확산된다고 말했다. 즉, 입소문으로 퍼지기 쉽다는 뜻이다. 그래서 두툼한 서류의 기획을 제출해도 먼저 1분 정도 구두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한다고 한다.

■게임은 패키지로서 성립되어 있는가?

미카미 신지는 소재와 아이디어를 구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리에 비유해 소재는 재료이고, 아이디어는 코스 요리이거나 접시 위에 올려진 음식이라고 전했다. 요컨대 소재(하나의 기둥)만 제공되어도 재미는 알 수 없고, 여러 가지 요소가 얽혀서 '재미'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 흔히 라멘에 비유하는데, 면과 국물이 잘 어울려야 맛있는 라멘이라 할 수 있다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한, 기획 단계에서는 좋았는데 개발이 잘 안되는 것은 한 가지가 좋아도 다른 한 가지가 잘 안 맞을 때, 실제 개발이 난항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산, 일정, 인력, 기술, 환경

이것도 개발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은 복잡한 요소로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기획에 대한 예산, 일정을 비롯해 기획에 적합한 인재가 모이는지, 재미있는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기술적 측면을 준비할 수 있는지, 팀의 분위기 및 환경이 문화적인 것을 포함할 수 있는지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예전에는 5~10명의 게임 제작에 애정을 가진 멤버들이 모여서 즐겁게 만들면 잘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게임들은 100명 내외로 몇 년을 투자해야 하므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좋은 목표가 보인다.

■ 게임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것

(정신적인) 강인함

미카미 신지는 크리에이터로서 이것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하며, '드래곤 퀘스트'에 빗대어 파티 전투에서 전사는 여러 공격을 받아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함이 개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의 게임 제작은 개발 기간이 길기 때문에 강인함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위기 회피 능력

팀에서 만든 것이 안 될 때, 어떻게 대처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위기 회피 능력이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이는 디렉터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직원의 힘을 끌어내는 인품과 테크닉

이에 대해서는 소규모 개발일수록 중요하지만, 200~300명의 대규모 조직이 되면 그보다 시스템적인 부분이 더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디어를 끝까지 실현하려는 집념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집념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게임 제작은 그리 많지 않다. AAA 타이틀의 경우 7~8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기획서대로 진행된다면 그렇게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는 많지 않다.즉, 일정이 길어지는 것은 불규칙한 상황이 발생하여 팀원들이 열심히, 긍정적으로 움직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드시 살리고 싶은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비전으로 제시하면, 그것이 안 돼서 좌절했을 때 다시는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콘셉트는 대충 잘라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굵직한 기둥으로 삼고, 약간 모호한 표현으로 팀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육체적) 강인함

앞서 언급한 '강인함'을 다시 중요하다고 소개하는데, 여기서는 나이에 따라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죽도록 할 수 있는 20대의 젊은 시절에는 죽도록 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젊을 때는 흡수할 수 있는 것이 많고, 체력도 있으며, 게임에 대해서도 밝은 미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에 들어가면 저건 안 된다, 이건 안 된다는 말을 듣게 되지만 혼나기 전에는 해도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신도 화를 내고 나서야 비로소 멈추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2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아픈 경험을 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서 경험을 쌓아 레벨을 올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30대가 지나면 균형을 잡으면서 여러 사람에게 보답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했다.

■유연성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해야 할 일,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재미로 이어질지, 회사적으로 적자가 나지 않고 이익이 될지 신경 써서 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빠지기 쉬운 이야기지만, 자신의 기획이 그대로 실기 상에서 구현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이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환경에서 어디까지 잘 구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카미 신지 자신도 자신의 머릿속 이미지에 있는 것을 만들지 못하면 출시할 의미가 없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제작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하드 스펙을 완전히 무시한 표현과 사양이 되었고, 팀도 지나친 이상을 따라가지 못해 8~10개월 만에 보류되었다고 한다. 그때 반성하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다만,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무리하게 실현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는 것이 플레이어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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