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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이머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게임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사람이 만든 콘텐츠다. 그리고 게임을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해 개발과 서비스라는 큰 카테고리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다. 

그러나 본디 완벽한 사람은 없다. 개발을 하다보면, 그리고 서비스를 하다 보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게임 업체도 많은 노력을 하지만 결국 문제는 발생한다. 물론 일부 의도한 것들을 실수로 가장해 문제가 된 적은 있지만 대부분은 실수에 의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실수가 나왔을 때 서비스의 대상인 유저에게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것이다. 발생한 실수에 대해 즉시 잘못을 시인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 납득시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사과하는 사람이 진심을 드러낼 때 피해자로 하여금 믿음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유저들이 원하는 사과다. 

하지만 업체들은 종종 이러한 기본을 잊은 채 사과가 아닌 해명을 하고, 잘못된 대처를 함으로써 오히려 역풍을 맞거나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수습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브라운더스트'에서는 라이브 서버에서의 테스터 계정 존재가 사실로 확인되며 과거 테스터 계정은 없었다는 해명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 운영진에 대한 신뢰가 폭락한 사건이 있었다. 

'러브앤프로듀서'에서는 이벤트로 진행한 인터넷 방송에서 유저와 게임 성우, 콘텐츠를 비하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운영진은 사과문에 '유저와 함께 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내용을 실은데 이어, 이와 관련해 발생한 여러 이슈에 항의하는 유저들을 무차별 강제 탈퇴시켰다. 

또한 '검은사막'은 전직 직원이 자신의 길드에 내부 정보를 공유해 일부 부당 이득을 취하는 일이 발생하자 해명 위주의 사과문을 올렸고, 이를 제보한 유저를 허위사실 유포로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취하며 비난을 샀다. 

과거 '이터널 클래시'에서는 콘텐츠 일부분에서 특정 부분을 비하한 일베충 논란이 발생하자, 해당 문제에 대해 개발사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며 '오해였고 우연이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언급해 유저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 사태는 잘못된 초기 대응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 22일 '메이플스토리2'에서 버그로 인한 100% 강화 실패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여러 의혹이 쏟아지자, 넥슨은 기존 업체에서는 하지 않았던 강력한 방법으로 해명에 나섰다. 바로 '소스 코드 공개'였다.

문제가 발생한 다음 날 '메이플스토리2' 신민석 디렉터는 문제가 발생한 부분의 상황을 유저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개발 소스 코드를 공개하며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 것. 확률를 임의로 조정한 것이 아닌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어서 확률 실패라는 상황이 발생했음을 알리고, 향후 철저히 정비할 것임을 약속함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사과하는 내용의 사과문이었다.  

이같은 사과문에 대해 유저들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핵심 자산이나 다름없는 소스 코드를 공개한 것에 대해 "대단하다", "역대급 해명이다", "억울함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물론 공개한 소스 코드가 극비 수준이거나 대단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발을 업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 이 이상의 수준으로 해명하기가 쉽지 않은 내용이어서 최대한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번 넥슨의 움직임에 유저들은 신선함마저 느끼고 있다. 그동안 이 정도의 사과와 해명을 한 게임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에드윈 L. 바티스텔라가 지은 '공개 사과의 기술'이라는 책에 따르면 제대로 된 사과의 핵심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과를 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한다. 특히 피해자가 이 사과를 거부하면 실패한 사과다.

잘못이 있을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고 이것으로 어떤 피해를 끼쳤으며, 실제와 다른 부분이 무엇이고 얼마나 반성하며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올바른 사과이고, 진정성이 전달되어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진다.

앞으로 더 이상은 유저에게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오해다' '억울하다' '내가 아닌 누구 때문이다'라고 표현하는 사과문은 없었으면 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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