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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방에서 중심으로 향하는 한국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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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게이머의 눈은 올해의 게임(GOTY, 이하 고티)에 쏠린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대규모 축제이자, 좋아하는 게임을 응원하고픈 팬심이 반영된다. 

올해 고티는 한국 게이머에게 조금 더 큰 의미일 수 있다. 네오위즈 ‘P의 거짓’,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게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 'P의 거짓'
<사진> 왼쪽부터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 'P의 거짓'

두 게임이 진정한 고티에 이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고티는 특정 단체가 수상하는 단일 상이 아니다. 게임산업과 관련된 단체 혹은 매체가 수여하는 상을 통칭한다. 고티란 명칭에 최다 수상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그래서 가장 많은 시상식에서 고티를 확보한 게임이 진정한 고티(최다 고티)로 불리게 된다.

출처-'데이브 더 다이버' X(구 트위터)
출처-'데이브 더 다이버' X(구 트위터)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이미 뉴욕타임즈가 2023년 최고의 비디오 게임(best video games of 2023)으로 극찬했다. 12일에는 IGN과 2023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가 꼽은 후보작에 올랐다.

하지만 2023년에는 명작이란 평가를 받는 게임이 유독 많이 출시됐다. 앞서 진행된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는 ‘발더스 게이트3’가 핵심 부문을 싹쓸이했다. 수십 년간 단단한 지지층을 쌓은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도 무시 못 할 강적이다.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3'가 수상했다 (출처-더 게임 어워드 유튜브)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3'가 수상했다 (출처-더 게임 어워드 유튜브)

수상은 못 했지만 중요한 건 '한국 게임'이란 브랜드를 알렸다는 점이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 시발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동안 산발적인 접근에 그쳤던 행보에 의미를 더했기 때문이다.

‘P의 거짓’이 출시된 시점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서구권 유튜버 한 명은 네오위즈를 잘 모르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게임을 해봤다면 모를 수 없는 회사이고, 다양한 인디게임을 스팀에 출시했음에도 말이다. 이를 지켜본 기자에게는 한국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날카로운 비평이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한국게임산업은 규모로 따지면 확실히 강대국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시장 규모는 약 21조 2천억원(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조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콘텐츠 수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7.4%로 독보적이다. 

내실을 보면 수출 비중이 아시아에 편향돼 있다. 시장을 편식해왔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이런 편식 습관을 고치기 위해 국내 게임업체는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많은 업체가 신작을 내며, 고티를 언급한 것은 게임성은 물론 서구권에서 상품성을 인증받겠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브 더 다이브’와 ‘P의 거짓’이 올해 고티 후보작에 꼽힌 것만으로도 이미 소기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런 노력은 한두 업체의 특출난 행보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로 서구권 유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에 뒤를 이을 ‘붉은사막’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와 손을 잡고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을 지탱하는 큰 기둥부터 달라지고 있는 시점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항상 변화를 강요받았다.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다시 모바일로 바뀌는 생태계를 따라잡기 급급했다. 그럼에도 여력을 모아 준비한 게임이 올해 글로벌 평가가 높아지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다. 앞으로 2023년보다 나은 한 해가 계속 이어지길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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