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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이즈 '연운', 동양 미학으로 빚어낸 오픈월드 RPG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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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발전하는 중국 게임의 위상은 이제 모바일 플랫폼이나 서브컬처 장르를 넘어, 자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특히 ‘무협’이라는 테마 하나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서 게임을 선보이는 가운데, 개발력과 표현력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동양의 미학과 철학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이 바로 지난 11월 15일, 정식 출시한 넷이즈게임즈 산하 에버스톤 스튜디오의 ‘연운'이다. 오픈 월드 액션 RPG로 개발된 본작은 중국 현지 서비스 개시 반년 만에 3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사전 예약자 수도 천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 오대십국 시대, 격동의 세상을 무대로 펼쳐지는 젊은 검객의 여정

‘연운’은 중국의 오대십국 시대, 당나라 멸망부터 송나라 건국까지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강호를 향한 한 검객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플레이어는 방대한 오픈 월드를 탐험하며 메인 스토리와 수많은 서브 퀘스트를 병행하게 되며,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비롯해 낮과 밤의 주기, 중국풍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배경에서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NPC들의 행동 루틴과 반응 시스템은 이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대화 중 선택지에 따라 관계가 변하고, 전투나 사건 발생 시 주변 인물의 행동이 달라진다. 작은 부탁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고, 사소한 결정이 도시의 분위기까지 바꾸는 등 세계의 유기적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스토리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분기되는 구조로, 모든 결정이 세밀하게 기록되어 엔딩에 반영되는 다중 엔딩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플레이어는 의로운 협객으로 세상을 구할 수도, 권모술수로 세력을 확장하는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싱글 플레이타임만 약 150시간을 넘길 정도로 콘텐츠 볼륨은 압도적이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낚시, 사냥, 무술 대회, 경공 레이스 등 다양한 서브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으며, 멀티플레이에서는 최대 4명의 유저와 함께 탐험하거나, 대규모 전투에서 협력과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일부 서브 퀘스트는 앞서 해결한 유저가 도움말을 제공하는 표지판 시스템 덕분에 누구나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던전에서 길을 헤맬 때 '적을 때리지 말고 바닥의 함정을 조심하라'던가, '조각상을 표식 위에 올려놓아라' 등 일종의 공략을 인게임에서 얻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퀘스트 해결은 혼자서 하지만, 해결을 위한 힌트를 유저들이 직접 제공한다는 점에서 MMO 장르의 느낌을 다분히 느낄 수 있다. 

 

■ 무기 7종과 자유로운 전투 '무협의 화려함 담아'

무협 게임의 핵심은 단연 무공이다. ‘연운’에는 검, 창, 도, 쌍도, 승표, 부채, 우산 등 7종의 무기가 등장하며, 무기마다 2, 3가지의 무술 스킬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공격 용도 외에도 제어와 치유 등의 효과를 가진다. 

무기는 2개까지 장착해 전투 중에도 실시간으로 교체가 가능하며, 패링과 유사한 받아치기 시스템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구현했다. 특히 옵션의 설정 여부에 따라 ‘누구나 받아치기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초보자도 손쉽게 액션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받아치기는 적의 일반 공격과 붉은 이펙트의 공격에 대응하는 수단이다. 보조 받아치기를 활성화하면 피격 직전에 시간이 느려지면서 키 입력 타이밍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대신 무분별한 남발로 전투의 재미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보조 받아치기 사용 시 통찰력을 소모하며, 통찰력이 부족하면 보조 받아치기가 발동하지 않는다. 

수동으로 받아치기를 사용해도 판정은 너그러운 편이다. 따라서, 실력파 유저는 손맛 중심의 전투를, 스토리 중심 유저는 보조 받아치기의 도움을 받아 몰입감 있는 서사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덕분에 ‘연운’은 전투의 깊이와 오픈 월드의 자유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균형 잡힌 구조를 보여준다.

아울러 보조 받아치기의 도입은 '연운'이 액션에서 도전적인 구성을 통해 성취함을 느끼는 게임이 아님을 의미한다. 치열한 전투를 즐길 사람은 즐기되 액션이 플레이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구성한 것이다. 덕분에 액션보다는 오픈 월드에서 맛보는 다양한 퀘스트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며, 이를 받쳐주는 높은 자유도와 풍성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무기에서 파생하는 무공 기술 외에 비결이라 불리는 무공 습득 방식 또한 독특하다. 단순히 포인트를 찍는 것이 아니라 곰과 같은 동물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익힌다. 공격형 비결도 있지만, 탐험에서 특정 기믹을 해결할 때도 사용된다.

무협 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경공도 단지 이름뿐인 경공이 아니라 오픈 월드라는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짧은 거리를 체공하는 정도지만, 대경공과 같은 고급 경공을 습득하면 무협 영화에서 볼 법한 장대한 활공이 펼쳐진다. 경공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속도감과 특유의 화려함으로 반복해서 사용해 보고 싶을 정도다. 

 

■ 무협이 오히려 높은 자유도의 진입 장벽이 될 지도

‘연운’의 세계에는 11개의 유파가 존재하며, 각각 고유한 무술 체계와 규범이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유파에 가입하거나, 소속되지 않은 채 모든 무술을 익히는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이처럼 유연한 구조는 캐릭터의 성향과 전투 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1만 명 이상 존재하는 NPC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동료가 되거나 적이 된다. 이들과의 관계 변화는 단순 대화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질서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연운’의 오픈 시나리오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의 운명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참여형 내러티브에 가깝다.

다만 이러한 높은 자유도와 방대한 콘텐츠는 초보자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자동화된 구조에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처음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낄 수 있는 것. 다행히 플레이타임에 따라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결국 자유로운 모험과 탐색이 ‘연운’의 가장 큰 매력임을 깨닫게 된다.

아울러 이야기를 따라가는 구조 속에서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연운'을 관통하는 테마인 무협이 될 수 있다. 무협을 바탕으로 하는 낯선 용어에서 오는 시행착오가 결코 작지 않다. 게다가 동양권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정도라면 해외에서는 '무협'의 존재가 더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이를 위해 초반의 메인 스토리는 '무협' 세계관에 집중하기보다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개인의 서사 중심이지만, 그런데도 다양한 콘텐츠를 학습하면서 접하는 무협 용어는 여전히 어렵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현지화의 중요성이 더 크게 대두되며, 각 지역에 맞춘 현지화에 따라 게임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정식 출시 전 테스트에서 몇몇 현지화 문제가 거론됐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진행한 '연운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도 넷이즈게임즈 에릭 정 퍼블리싱 헤드는 번역에 공들이고 있음을 특별히 강조했으며, 장기적인 최적화를 약속했다. 

 

■ 프리 투 플레이의 이유와 과금 구조

‘연운’은 무료 플레이(F2P) 방식으로 서비스되지만, 게임의 완성도와 콘텐츠 품질은 유료 패키지 타이틀에 견줄 만하다. 문자 그대로 방대한 콘텐츠는 무료 게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이며, 과금 체계는 의상과 외형 등의 치장 아이템처럼 미적 요소에 집중되어 있다. 

준비된 의상은 '연운'이 강조하는 무협이라는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복장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강조하고 있다. 의상의 높은 퀄리티는 확실한 구매 욕구를 자극하며, 모자와 액세서리, 가면, 탈것, 무기 외형 등 부수적인 꾸미기 아이템도 존재한다.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지난 11월 6일, 넷이즈게임즈에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역수한'과 유사할 정도로 세세한 옵션을 통해 높은 자유도의 커스터마이징을 보여준다. A

I 커스텀에서는 사진을 등록해 외형을 만들 수 있고, 음성 녹음의 보이스 기반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 '연운'은 '역수한'과 비교하자면 액션성이 더 강하고, 컷신을 통한 이야기 전달 방식은 유사해 그만큼 애써 만든 캐릭터를 자주 볼 수 있는 만큼 캐릭터 생성의 중요성이 크게 다가온다. 

 

■ 동양의 미학을 담은 ‘세계형 무협’

'연운'은 방대한 오픈 월드와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나만의 무협지를 써내려 가는 재미를 선보였으며, 기존에 중국 게임사에서 출시하는 '무협'이라는 테마를 공유하면서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냈다. 

아울러 단순한 무협 게임을 넘어, 무협과 오픈 월드라는 두 장르의 고도화된 융합체로 평가된다. 동양의 철학과 미학을 세계 시장에 발신한다는 목표 아래, 전통적인 무협 서사에 현대적 시스템과 글로벌 감각을 더했다.

어쩌면 중국 개발사들이 단순히 ‘내수용 무협’에 머물지 않고 세계 시장을 향해 도약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작품이다. 2025년 글로벌 런칭한 ‘연운’이 ‘중국식 오픈월드 무협’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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