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게임 개발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개발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2025'에서 텐센트의 시장 & 유저 리서치 팀의 Joe Yu 수석 인사이트 매니저와 Kristy Zheng 수석 책임자가 플레이테스트에서 진정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팁을 소개하는 강연 'Tencent Games Developer Summit: Noise or Insight? to Get Real Insights in Playtests!(텐센트 게임 개발자 서밋: 노이즈인가 인사이트인가? 플레이테스트에서 진정한 인사이트를 얻다!)"를 진행했다.
Joe Yu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게임에 대해 약 300회 이상의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플레이테스트가 버튼 배치나 아이콘 크기 등 피상적인 개선에 그치거나, 플레이어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해 개발팀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균형 잡힌 접근을 위한 플레이 테스트 진행 방법, 플레이어 피드백을 해석하는 방법, 그리고 이를 게임 디자인에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팁이 소개되었다.
■ 팁 1: 메모리 볼 모으기
첫 번째 팁은 '메모리 볼을 모으는 것'이다. 디즈니 영화 '인사이드 헤드'를 예로 들며, 플레이어가 실제로 기억에 남는 '메모리 볼'과 같은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많은 플레이테스트에서 “정식 출시되면 다운로드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많았다.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주세요'와 같은 피상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친구가 플레이하면 다운로드할 것', '무료라면 해볼게요', '미니맵이 작아요'와 같은 별로 유용하지 않은 정보만 얻을 수 있다.
그는 '엘든 링'을 예로 들며, 가장 유용한 피드백은 “절벽 옆의 보물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와 같이 기억에 남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테스트는 단순한 Q&A 세션이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을 수집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수집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로 다음 세 가지를 소개했다.
1. 질문 기법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기억에 남는 순간을 발굴한다(메모리 볼을 수집한다).
2. 이를 전략, 전투, 팀워크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3. 수집한 메모리볼과 게임 디자인 시 상정했던 메모리볼을 비교 검증한다.
메모리볼을 수집할 때 노벨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의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라는 개념이 중요하다고 한다. 인간은 경험의 대부분을 잊어버리고, 피크(절정)와 종료 시점의 감정이 기억을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플레이테스트에서도 '지금 어떤 기분입니까? “게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까?” 등의 질문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플레이어에게 흥분도 곡선을 그리게 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와 게임 장면을 매칭하게 하는 방법도 기억에 남는 순간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팁 2: 말과 점수를 넘어서는 통찰력 얻기
두 번째 팁은 '말과 점수를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으라'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말로 표현하는 피드백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배경과 실제 플레이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플레이어를 선정할 때 단순히 플레이하는 게임의 종류, 총 플레이 시간, 랭킹, 인구 통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예를 들어 '발로란트'를 2천 시간 동안 플레이한 같은 순위의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어떤 플레이어는 다른 역할과 에이전트를 선호하고, 어떤 플레이어는 경쟁을 위해, 어떤 플레이어는 친구들과의 교류를 위해 플레이할 수 있다.
중요한 요소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1. 능력(Capability): 반사신경이나 조준 능력과 같은 신체적 기술, 계획 수립이나 피해 계산과 같은 정신적 기술
2. 플레이 스타일(Playstyle): 게임 플레이 방식에 대한 선호도(예: 특정 포지션이나 무기 선호도)
3. 동기(Motivation): 경쟁, 숙련도, 사교 등 플레이어의 동기를 파악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플레이어가 새로운 게임을 접할 때 드러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스나이퍼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항상 스나이퍼 라이플을 찾고, 게임에 스나이퍼 라이플이 없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부분을 즐기더라도 부정적인 기억을 갖기 쉽다.
또한, 실제 게임 플레이를 직접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플레이어가 영웅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전술/전략을 사용하는지, 어디서 승패가 갈리는지 관찰하면 많은 개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래서 주요 디자이너와 관련 팀원들이 함께 플레이 테스트를 관찰할 것을 권장했다.
■ 팁 3: 레시피 검증하기
세 번째 팁은 '레시피를 검증하라'는 것으로, 햄버거의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햄버거의 재료(계란, 토마토, 양파, 소고기 등)와 게임의 요소(총, 컨트롤, 벙커 등)는 비슷하다. “게임이 전반적으로 재미있나요?"라고 묻는 것은 ‘햄버거가 맛있나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맵의 크기는 적당합니까?"라고 묻는 것은 ‘쇠고기의 질은 어떻습니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
이러한 질문만으로는 정말 훌륭한 햄버거(게임)를 만드는 레시피를 알 수 없다. 쇠고기의 경우, 너무 익히지 않고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는 단순히 재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조리 방법에 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플레이테스트에서 검증해야 할 것은 게임의 '레시피'이다. 여기서 말하는 레시피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고 어떤 메모리볼이 가치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또한 게임 요소에 따라 다른 메모리 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는 것도 포함된다.
현재 개발 중인 히어로 빌드 게임을 예로 들었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아티팩트가 배치된 큰 맵에서 영웅을 사용하고, 아티팩트를 찾아 커스터마이징하고,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 경쟁하는 게임이다.
레시피를 검증하는 세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레시피 분해: 디자이너는 영웅 제작 전략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열쇠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스타일과의 전투', '아이디어 실험', '완벽을 향한 한 걸음'이라는 세 가지 메모리 볼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 메모리볼 수집: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실제 메모리볼을 수집한다.
3. 갭 분석: '완벽을 향한 한 걸음'은 성공적이지만, '스타일과의 싸움'과 '아이디어 실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갭의 원인으로 (1) 복잡성, (2) 메카닉보다 스테이터스 강조, (3) 시너지 부족, (4) 적응성 부족을 꼽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메카닉 중심의 아티팩트 도입, 시너지 효과 강화, 아티팩트 시스템 단순화 등 개선점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 팁 4: 플레이테스트의 무대 설정하기
네 번째 팁은 “플레이 테스트의 무대를 설정하라”이다. 핵심 게임 플레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한 3가지 요소를 소개했다.
1. 빌드 설정: 레시피를 평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빌드를 준비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영웅 빌드 게임에서는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영웅마다 최소 3가지 이상의 빌드 옵션이 필요했다. 반면, 맵이나 아트 스타일과 같은 요소는 임시 자산으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2. 플레이어 준비: 레시피를 테스트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플레이어를 준비한다. 미완성된 빌드는 플레이어의 학습 경험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과 충분한 연습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웅 빌드 게임에서는 기본적인 게임 지식 제공, 2~3명의 영웅에 초점을 맞춘 충분한 경험, 연습 세션 실시, Q&A 세션 개최 등이 이루어졌다.
3. 규칙 설정: PvP 게임에서는 테스트 환경 설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공정한 팀 구성을 방지하고, 스킬 레벨 차이로 인한 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칙을 설정한다. 밸런스를 위한 수동 매치메이킹이나 무작위 매치업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치트나 상대방의 화면을 훔쳐보는 등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방지하는 규칙도 필요하다.
■ 팁 5: 플레이어의 이야기로 플레이 테스트를 공유한다
마지막 팁은 '플레이어의 이야기로 플레이 테스트를 공유하는 것'이다. 플레이테스트에서 발견한 것을 공유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다음 세 가지가 소개되었다.
1. 여정 시각화: 흥분도 곡선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따라가는 다양한 경로를 보여준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경험하는 다양한 단계를 식별하고 감정의 변화를 시각화한다. 플레이어의 다양한 시점의 생각과 행동을 설명한다.
2. 리플레이 분석: 핵심 행동을 선택하고,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정하고, 플레이어의 성과를 추적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발로란트 모바일'의 테스트에서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핑거 트래커가 사용되었고, 체크리스트로 성공률을 기록하였다.
3. 플레이어의 언어 사용: 레벨 디자인이나 히트박스와 같은 기술 용어가 아닌,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언어로 공유하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특히 '햄스터처럼 물건을 모으는 것이 기분 좋다'와 같은 비유, '한 명만 남겨진 데다 탄약이 떨어져서'와 같은 현장감 있는 묘사, '승리에 집착하게 되었다'와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효과적이다.
■ 기억에 남는 게임 경험을 목표로
플레이 테스트는 단순히 점수를 따거나 체크박스에 체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플레이어의 마음에 남는 잊을 수 없는 메모리 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두 연사는 “당신의 게임은 어떤 메모리 볼을 만들 것인가? 당신의 레시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피드백 수집을 넘어 플레이어에게 진정으로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한 플레이테스트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게임 개발자들이 효과적인 플레이테스트를 설계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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