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게임 업체에 확률형 아이템에 자율규제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강조했다. 만약 충분한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향후에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영국의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DCMS, 이하 디지털문화부)는 최근 게임 업체들에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디지털문화부는 영국 의회의 요청에 따라서 지난 2020년 9월부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의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하느냐’였다. 이에 대해 디지털문화부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하진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해당 조사는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는 도박, 정신 건강, 경제적 문제, 게임 관련 피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런 결론이 나온 만큼, 확률형 아이템이 영국에서 도박 관련 법률로 규제를 받진 않게 됐다. 보고서는 “확률형 아이템 때문에 도박 관련 법률을 변경하면, 법률 시행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위험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영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게임 업체가 적절한 자율규제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확률형 아이템은 부모나 법정 대리인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 어린이나 청소년이 구매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디지털문화부 나딘 도리스 장관은 “청소년이 부모 동의 없이 확률형 아이템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한다”라며 “게임 업체와 각 플랫폼은 유저가 각종 위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연령 제한을 적용하는 등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MS가 Xbox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보호 조치를 언급했다. MS는 Xbox 플랫폼에서 18세 미만 유저가 온라인 서비스에 접속할 때 보호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18세 미만 유저는 온라인 서비스에 아예 접속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디지털문화부는 보고서를 통해 “MS가 Xbox 플랫폼에서 시행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자율규제를 원한다”라며 “만약 게임 업체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를 위한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것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예를들면,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필수가 아니며,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 다는 점을 유저에게 알리는 것, 유저가 확률형 아이템을 일정 횟수 구매했을 때 이를 알리는 메시지를 표시하는 것과 구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권고하는 메세지를 표시하는 것 등이다.

이와는 별도로, 디지털문화부는 게임 업체와 규제 기관이 함께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확률형 아이템에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유저를 지원하는 조치를 구상할 것도 요구했다. 이 단체가 게임 업체가 지켜야 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문화부는 추가 연구를 시사했다.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 더 폭넓은 증거 자료가 필요하기에,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의 다양한 국가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월에 노르웨이 소비자 위원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벨기에는 이미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했고, 이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밸브 등 몇몇 유명 업체는 벨기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을 중지했다. 네덜란드는 특정한 조건에 해당하면 규제를 하기로 했다. EA는 이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에는 EA가 승소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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