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을 문화예술의 정의에 포함시키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 절차를 밟고 있다. 말 그대로 게임이 문화예술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중장년층이라면 높은 확률로 게임을 하는 것 때문에 부모님께 혼이 나봤을 것이다. 기자 역시 부모님께 게임은 나쁜 것이며 공부를 망치는 주범으로 취급받았고, 게임을 하려면 몰래 해야 했다. 그렇게 게임은 탄압받아왔다.
문화예술진흥법은 1972년 제정 당시에 문화예술의 정의에 문학과 미술, 음악, 연예, 출판 등 5개 분야를 지정했다. 그 뒤로 1987년에 무용과 연극, 영화가 추가됐고, 1995년에 응용미술과 국악, 사진, 건축, 어문이 추가됐다. 2013년에는 게임보다 먼저 탄압받았던 만화가 추가됐다. 이제 법 제정 50년 만에 게임이 추가된 것이다.
게임을 문화예술의 정의에 추가하려는 노력은 8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그리고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 개정안에 게임이용장애를 포함시켜 질병 코드 등재를 추진하자, 업계에서는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찬성 세력과 맞서기도 했다.
사실 문화예술에 지정된 분야 중에서 현재 질병으로 취급받는 것은 없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대한 게임 장애 등재 추진을 저지하는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게임도 게임 나름이다. 정말로 문화예술 수준으로 개발되어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게임이 있는 반면,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BM)을 갖춰, 많은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도 있다.
물론 돈을 써서 목표하는 것을 얻는 것도 게임만의 재미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것이 도박 취급을 받을 정도의 수준이라면,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근거만 약화시킬 뿐이다. 사실 문화예술에 지정된 분야 중에서 현재 도박으로 취급받는 것 역시 없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착한 과금을 통해 유저들의 신뢰를 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로서 평가받을 수 있는 퀄리티의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의 대형 게임사들부터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트리플A급 대작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이브’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기대작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게임 사상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 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고퀄리티 게임이 한국에서 등장할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특정 장르에 특화되어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K-게임에서 벗어나, 문화예술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K-게임이 완성되어 하루빨리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유저들의 손으로 즐기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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