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29일 넥슨 콘텐츠 축제(네코제) 마지막 날 행사로 게임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 보더리스(BORDERLESS) 프로젝트: 티키타카 게임 뒷담화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티키타카 게임 뒷담화는 사회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게임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을 펼치는 토크 콘서트다. 넥슨컴퓨터박물관 최윤아 관장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심리학자), 넥슨코리아 이은석 디렉터, 류정화 전시기획자, 박윤진 영화감독, 서재원 건축가가 참여해 자신의 게임사(史)와 예술로서의 게임의 가치를 주제로 토론했다.
게임은 복합문화예술 콘텐츠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음악, 이야기와 유저 경험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엮어 깊은 감명을 준다. 화려한 효과를 결합해 새로운 즐길 거리와 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게임의 예술적 가치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지만, 가치를 인정받는 사례는 계속 쌓이고 있다.
콘서트의 참여한 패널들은 게임의 재미로 성취감을 꼽았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얻는 달성감, 무언가를 해냈다는 경험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 류정화 전시기획자는 이를 현실의 예술과 접목했다.‘괴혼’ 시리즈를 플레이하며 구의 형태로 다양한 작품을 창조해 낸 것.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게임과 대비되는 행동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을 시도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다가 논문을 읽는 식이다. 그는 “게임을 하면 뇌의 다른 부분을 쓴다고들 하지 않나? 의식을 전환을 주는 측면에서 게임 플레이가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을 현실의 건축물로 소환한 경우도 있다. 서재원 건축가는 “건축가가 만든 건물이, 사람들이 친숙하게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접점을 늘리기 위해 게임을 떠올렸다. ‘마인크래프트’로 만든 것 같은 건물처럼, 모든 부분이 픽셀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라고 했다. 언뜻 복잡하게만 보일 수 있는 건축예술을 게임과 접목해 친밀한 느낌이 들도록 유도한 것이다.
게임을 예술로 봐야 한다는 의문은 게이머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즐거움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의 가치가 흐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상업게임에 작가 혹은 개발자의 개인적인 시선이 강제돼, 결과적으로 유저가 바라는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지탄을 받기도 한다.
이은석 디렉터는 이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자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업게임은 상업게임으로, 아트하우스 게임으로 분류해야 하는 작가주의적 게임은 예술의 한 분야로서 즐기는 것이 옳다는 시선이다. 대도서관은 “상업적인 영화라고 해서 예술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을 보탰다.
게임을 상업-예술과 다른 측면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도 화제에 올랐었다. 게임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유저에게 카메라를 돌린 것. 박윤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나’다.
이 다큐멘터리는 1999년 출시된 MMORPG ‘일랜시아’ 유저가 게임를 따라간다. 10년 넘게 업데이트 없이 버림받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통해 현시대의 단면을 조명했다. 박윤진 감독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통해 현실의 한 단면을 본 기분이 들었다. 같은 또래가 어떤 결핍을 느끼는지, 어떤 현실에서 살고 있는지를 느끼게 됐다. 내 삶의 스토리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온라인게임은 업데이트의 질과 횟수에 따라 흥행성이 결정된다. 약 10여년간 업데이트가 끊긴 ‘일랜시아’는 말 그대로 죽은 게임이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 속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활발히 조성됐고, 게임업체가 아닌 유저가 규칙을 정함으로써 즐길 거리를 창조해냈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게임 콘텐츠이기에 가능한 경험이다.
최윤아 관장은 “다큐멘터리를 흥미롭게 봤다. 유저 반응을 보니 업데이트를 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이 흥미로웠다”라고 했고, 이에 박윤진 감독은 “우리(일렌시아 유저)는 잘 살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게임의 동기부여와 심리학과의 관계성을 분석했다. 팩맨의 경우 점수가 누적이 아닌, 차감하는 방식을 통해 유저들의 동기를 유발했다. 어려운 플레이에 보상(점수)를 책정함으로써 재미라는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는 “게임을 이해하는 사회는 한 가지 기준으로 현상을 판단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
참석 패널들은 모두 게임의 가능성을 믿고는 있었다. 게임이 예술과 생활과 뗄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다만, 새로운 콘텐츠와 미디어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특히 게임의 질병화를 걱정하는 사회현상에 대해 게임업계가 보다 진중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편 약 1시간가량 여러 분야의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본 티키타카 게임 뒷담화는 넥슨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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