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미소녀 게임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한국 게임, 중국 게임, 일본 게임이 모두 성공한 것도 흥미롭다. 조금 더 크게 보면,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RPG가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다. 한국에서 미소녀 게임, 혹은 캐릭터 수집 게임의 전성기가 열리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기존에 미소녀 게임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는 아니었다. 간간히 기대작이 나왔고,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는 장르는 아니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이 장르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포문을 연 것은 지난 6월에 출시된 일본 사이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였다. 경마라는 소재를 미소녀 게임에 적용해서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게임이었기에, 한국판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리고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한국판은 양대 마켓에서 매출 1위를 찍었다. 미소녀 게임이 한국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징이 확실하고 완성도가 뛰어나다면, 한국에서도 미소녀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은 10월 말에 출시된 중국 게임 ‘무기미도’가 성공했다. ‘무기미도’는 중국 아이스노 게임즈가 개발한 미소녀 게임이다. 등장하는 미소녀 캐릭터들이 범죄자라는 설정이라서, 게임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 덕분에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긴 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은 확실했다. 이 게임은 출시 초기에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을 오르내리며 흥행했다. 이런 확실한 색깔 덕분인지, ‘승리의 여신: 니케’가 출시됐을 때에도 매출 순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1월에 출시된 한국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는 한국과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게임은 한국 게임 업체 시프트업이 개발했고, 텐센트의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가 전 세계에 퍼블리싱한다. 한국에서는 유명 개발자 김형태 대표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고, 지스타 2021에도 출전해서 호평을 받았다. 출시 직후에는 한국에서 쟁쟁한 모바일 MMORPG를 제치고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찍었다. 이 게임의 성공으로 시프트업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MOU를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런 미소녀 게임이 연이어 성공한 덕분에, 최근 몇 달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서 미소녀 게임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2022년을 돌아보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찍은 미소녀 게임이 2개나 나온 것이다.
조금 더 크게 보면,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RPG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다. 넷마블이 한국에 퍼블리싱하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지난 11월에 한국 출시 5주년을 맞이했고, 오랜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게임은 유저들의 트럭 시위가 열린 지 약 1년 반 만에 민심이 완전히 달라졌고, 지난 9월에는 유저들에게 커피 트럭을 받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 출시된 ‘뉴럴 클라우드’도 구글플레이 매출 7~10위를 오르내리며 흥행 중이다. ‘소녀전선’ 개발사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기대를 많이 받은 게임이다. 출시된 지 4년이 넘은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도 최근 구글플레이 매출 20위에 오르는 등 분위기가 좋다.
이런 분위기를 종합하면, 2022년에는 미소녀 게임 혹은 캐릭터 수집형 RPG의 전성기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장르가, 2022년에는 모바일 MMORPG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 크게 성공한 한국 게임이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앞으로 미소녀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전성기를 누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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