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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주년 맞은 차이나조이, 화려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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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조이 2023이 지난 7월 31일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없었기에 행사 규모는 예전으로 돌아갔다. 마침 차이나조이가 20주년을 맞이하기에, 주최측도 이를 강조했다. 하지만 게임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굵직한 신작’은 없었다.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는 모두 차이나조이가 아니라 게임스컴에서 굵직한 신작을 공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이나조이 2023이 지난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최됐다. 일반관(B2C)에는 200개 이상의 업체가, 기업관(B2B)에는 300개 업체가 참가했다. 외국 업체 비중은 30%를 돌파했다. 일반관 전시 면적인 10만 평방미터 이상이었다.

유명 중국 업체들도 많이 참가했다.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퍼펙트월드, 4399, 셩취게임즈, 세기천성, 빌리빌리, 4399 등이 부스를 운영했고 다양한 게임을 출품했다. 텐센트를 비롯한 몇몇 중국 업체는 한국 게임을 전시하기도 했다. 외국 게임 업체로는 소니와 반다이남코가 참가했다.  

게임 박람회의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번 차이나조이는 잘 진행됐다. 별다른 안전 사고도 없었고, 각 부스에서 볼거리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차이나조이 공식 앱이 출시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에는 게임 산업에 대해 부드러운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는 점도 차이나조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상하이는 차이나조이에 맞춰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 박람회의 ‘내실’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중국 업체 부스에 전시된 대부분의 게임은 이미 중국에 출시된 게임들이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굵직한 신작은 거의 없었고, 그런 게임이 있었다 해도 시연대가 별로 없었다. 차이나조이 같은 대형 게임 박람회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굵직한 신작’이다. 다른 모든 것들이 잘 돌아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셈이다.

이렇게 된 원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 8월에 미성년자 셧다운제를 강화했고, 게임 판호 발급을 상당 기간 동안 중단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다’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기조가 한 동안 유지된 결과로, 많은 중국 중소 게임 업체들이 폐업했거나 어려움을 겪었다. 텐센트나 바이트댄스 같은 큰 업체도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바로 이 시점부터 중국 게임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국 시장에서 게임 사업을 진행하기가 힘들어졌으니, 전 세계 시장을 노리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사업 구조를 개편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시장을 노리는 이른바 ‘내수용’ 게임들의 상당수가 개발이 중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게임에 개발 역량을 집중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차이나조이 2023이다. 유명 업체들이 부스를 차리며 구색은 갖췄지만, 마치 서로 약속한 것처럼,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은 꺼내지 않았다. 이렇다 할 신작이 아예 없는 게임 업체도 있었을 것이고, 아직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을 미리 노출하는 위험을 감수하기 싫었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의 행보도 흥미롭다. 이 업체들은 현재 중국 게임 산업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차이나조이에 주인공으로 내보낼 만한 신작 라인업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업체들이 모두 차이나조이에서 굵직한 신작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서 부스를 열고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텐센트는 게임스컴에서 단독 쇼케이스도 개최한다. 중국 게임 산업을 이끄는 업체들의 눈에는 이제 중국 시장 보다 전 세계 시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다른 중국 게임 업체들이 앞으로 이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도 지켜볼 만하다. 또한, 앞으로 차이나조이의 ‘실속’을 챙겨줄 업체는 누가 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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