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월 1일,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신작 ‘주술회전 전화향명’을 출시했다. 애니메이션이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주술회전’ IP(지식재산권) 게임이다.
‘주술회전 전화향명’은 원작과 같이 액션을 앞세운 대전 게임으로 완성됐다. 공식 장르는 술식 연계 배틀이다. 원작의 핵심 소재인 주술을 전면에 내세운 전투 시스템을 그대로 장르 이름에 반영한 느낌이다.
직접 플레이한 ‘주술회전 전화향명’은 기존 배틀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원작의 강점인 영역 전개는 3D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 원작 캐릭터의 주특기 주술 스킬, 버튼 하나로 즐기는 주술 액션
일반적으로 액션 게임은 공격을 받은 만큼 체력이 깎인다. ‘주술회전 전화향명’도 이런 기본적인 룰을 따른다. 적의 공격을 피해 기본 공격과 콤보, 주력기라 부르는 주술을 적절히 써야 한다.
이때 의미 있는 타격을 위해서는 주력기를 제대로 맞추는 게 중요하다. 기본 공격에 해당하는 연격기는 적을 잠시 주춤하게 만들 뿐이다. 연격기로 적을 공격 사정거리에 넣고, 주술 게이지가 적당히 차면 주술기로 연계해 적을 물리치는 게 기본적인 흐름이다.
이런 색다른 규칙은 게임의 난이도를 올리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주술회전 전화향명’ 개발팀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길 원하지 않은 것 같다. 주술 게이지가 있는 상태에서 기본 공격을 끝까지 맞추면 첫 번째 주력기(주력기1)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콤보 시스템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까다로운 시스템을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연격기 버튼을 연타하는 것으로 전투에서 이길 수 있다. 다양한 팬층을 보유한 IP를 쓴 만큼 입문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장치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쓰러진 상태에서 주어지는 무적 시간이 다른 액션 게임보다 긴 편이란 점만 주의하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난이도다.
■ 애니메이션 1기를 따라가는 픽처 드라마 모드
IP 기반 게임은 원작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모드가 핵심 콘텐츠가 된다. ‘주술회전 전화향명’에는 스토리 모드 대신 픽처 드라마 모드로 해당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굳이 픽처 드라마를 제목을 쓴 이유는 연출 구성을 사진(픽처) 위주로 구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픽처 드라마는 애니메이션 1기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에 쓰인 여러 장면을 엮어 보여주는 연출이 주로 쓰인다. 옛날에 컬러 만화책과 드라마 CD를 함께 즐기던 느낌과 비슷한 구성이다. 최근에 유행하는 웹툰과 닮은 부분도 있다. 영역 전개와 같은 굵직한 이벤트는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보는 재미를 살렸다.
이야기 전개는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 핵심 사건을 클리어하면 다음 챕터가 열리는 방식이다. 중요하지 않은 사건이나 연출은 서브로 돌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압축했다. 메인에 해당하는 스테이지 난이도는 매우 낮다. 중후반까지 연격기 하나만으로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 많은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의도한 디자인으로 추정된다.
서브 스테이지는 상대적으로 어렵다. 전투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한지를 시험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물론, 전투 시스템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캐릭터 특성을 이용하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을 이제 시작했다면, 가장 윗줄에 배치된 메인 스테이지를 먼저 플레이한 다음에 나머지 스테이지를 하나씩 깨면 된다. 픽처 드라마가 자체가 하나의 튜토리얼이자 학습 계단을 제공하는 구성으로 보여진다.
■ 부족한 싱글 콘텐츠, 수집용 디지털 굿즈 이상의 가치가 있을까
‘주술회전 전화향명’은 풀 패키지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싱글 콘텐츠 분량이 적다. 흔히 포함되는 외전 스토리 모드도 빠져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 액션을 즐긴다는 기본적인 부분만 구현됐다.
그나마 스토리를 진행하며 얻은 보상으로 복장이나 포즈를 사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정도가 위안거리다. 이밖에 갤러리 모드에서 캐릭터 보이스(CV) 연기와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게 제공된다. 이런 부분은 수집을 좋아하는 유저를 위한 디지털 굿즈처럼 느껴졌다. 상점에서 판매되는 코스튬이나 수집 아이템 가격이 더 비싼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멀티플레이와 프리 배틀(AI 대전) 모드가 있지만, 존재감이 희미하다. 그마저 인터페이스(UI) 구성과 불안정한 매칭 때문에 의미가 퇴색됐다. 온라인 매칭을 통한 2대2 전투 모드를 강조하고 싶었다면 운영에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높은 풀 프라이즈란 진입장벽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주술회전 전화향명’은 팬을 위한 게임이란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원작을 답습하는 픽처 드라마, 약간의 수집 요소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뿐이다. 3D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빼면 특출난 부분이 없다. 그나마 임팩트가 강한 영역 전개가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준다. 원작 ‘주술회전’의 특징을 전투 시스템에 반영한 부분이 흥미롭지만, 완성도가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 부족한 콘텐츠는 애니메이션 2기 기반의 다운로드 콘텐츠(DLC) 등으로 보강해야 제 값을 하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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