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단에 있는 도시 부산에서 지난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한국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G-STAR)'가 개최됐다.
지스타는 한국 최대 규모의 게임쇼이지만, 사실 참가 업체는 매년 상당한 변화가 있다. 올해는 넥슨이 초대형 부스를 마련했지만, 작년 지스타에서 초대형 부스를 마련했던 엔씨소프트는 불참했다.
엔씨소프트는 얼마 전 출시한 '저니 오브 모나크'와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가 글로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여러 가지를 묻고 싶었지만, 지스타 불참으로 인해 묻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일로 아마존 게임즈(TL의 일본 퍼블리셔는 아마존 게임즈)와 연락이 닿았다.
“그러고 보니 NC 직원 중에 부산에 가시는 분이 있나요? TL 관련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라고 물어봤더니
“올해는(지스타에) 출전하지 않아 부산에는 엔씨소프트 직원이 아무도 가지 않지만, 서울까지 와주신다면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전해왔다.
부산에서 서울은 325km로 도쿄와 센다이 거리 정도다. 부산에서 4일간의 힘든 취재를 끝내고 가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엔씨소프트의 개발자를 만날 수 있다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흔쾌히 승낙하고 서울까지 가게 된 결과가 바로 이 기사다.
현지에서 만난 엔씨소프트 사람은 'TL'을 책임지고 있는 최문영 캡틴과 김성호 전투 디자인 팀장이다. 'TL'의 최고 거물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었다.
'TL'은 업계에서도 잊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원래 '리니지 이터널', '프로젝트 TL' 등으로 불렸던 프로젝트다. 거슬러 올라가면 10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해 중간에 팀을 바꾸고, 해산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글로벌 런칭까지 버텨왔다.
'TL'은 2023년 2월, 아마존 게임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이 발표됐다. 일본, 북미, 남미, 유럽에서의 서비스를 아마존 게임즈가 맡게 됐다.
글로벌 출시까지는 1년 반 이상이 더 걸렸지만, 출시 후 순조롭게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MMORPG 장르에 방대한 노하우를 가진 엔씨소프트와 글로벌 유저의 동향을 잘 아는 아마존 게임즈의 협업이 주효했는지, 오랜만에 'MMORPG 명가 엔씨소프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TL'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 왔고,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 갈지, 제한된 시간이지만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TL 최문영 캡틴(오른쪽)과 김성호 전투 디자인 팀장(왼쪽) - 한국 사람이지만, (특히 최문영 캡틴은) 일본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던 것 같다. 통역사를 통해 인터뷰하고 있는데, 통역사를 통하는 것보다 더 빨리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도 성실하게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Q :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엔씨소프트 본사에 온 것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거대할 줄 몰랐어요.
최문영 캡틴: 아, 그렇군요. 부산에서 이렇게 추운 서울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Q : 정말 이런 추위에는 당황스럽네요. 어제까지 21℃였는데 오늘은 -3℃라니.
자, 'TL'은 아직 서비스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인데, 현재 게임 내 상황은 어떤가요? 엔씨소프트나 팀으로서,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개괄적인 상황을 먼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최문영 캡틴: 만족스럽습니다. 'TL'은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타이틀이었습니다. 글로벌보다 한국에서 먼저 런칭했지만, 솔직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개선해서 글로벌 런칭에 도전했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좋은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Q : 그렇군요. 이건 다른 뜻이 아니라,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글로벌 타이틀을 먼저 국내 출시했다는 것은 그런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최문영 캡틴: 그건 좀 다릅니다. 서비스 이후 한국 플레이어의 성향과 글로벌 플레이어의 성향이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초기에 아마존 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받은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 맞는 모델을 준비할 수 있었죠. 그 점이 글로벌 성공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Q : 확실히 아마존 게임즈같은 글로벌 기업이라면 그런 노하우가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반대로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지금, 한국에서의 평가는 어떤가요?
최문영 캡틴: 아직 글로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 정도라 '좋은 결과'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회사 내부에서도 현재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2월이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유저들이 엔씨소프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초기 문제점, 불안한 점들은 모두 개선했습니다.
Q : 오오, 확언하시는군요.
최문영 캡틴: 글로벌에서의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12월 한국 출시 1주년을 맞아 플레이어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 아주 흥미로운 단어가 들렸는데요. '엔씨소프트에 대한 선입견'은 아마 '엔씨다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기반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문영 캡틴: 후후후.
Q : 혹시 이 질문을 기다리고 계셨나요?(웃음)
최문영 캡틴: 처음 'TL'을 기획할 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역시 엔씨소프트는 MMORPG를 오랫동안 만들어온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만들었고,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역시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로 할 수 없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지금 다시 MMORPG를 만든다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초심'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TL'입니다.
Q : 그렇다면 의외로 기술 중심적이라는 뜻인가요?
최문영 캡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TL'이 추구한 것은 MMORPG에서 현재도 경쟁력이 있는 기술적인 부분으로서, 그것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유저들이 원하는 것과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기존 엔씨소프트의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Q : 그렇군요. 사실 저는 처음 TL을 봤을 때 "별로 엔씨 게임답지 않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사실 그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옛날 엔씨 같은 MMORPG'였죠. 지금처럼 뭔가 잘 알 수 없는 MMORPG 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문영 캡틴: 엄격하네요(웃음). 하지만 말씀하신 취지는 알겠습니다.
Q : 예를 들어 JRPG에 대해 전 세계 유저들이 기대하는 어떤 특정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분위기, 캐릭터의 매력, 스토리 전개, 캐릭터 설정 같은 것이요. 그런 사전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다가, 게임 소개 기사를 보고 "아, 이건 JRPG다. 해보자"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한테는 MMORPG 장르도 마찬가지입니다. 'TL'의 정보 공개 초기에는 그다지 '엔씨다움'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웃음).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니 "아, 이건 엔씨 거구나"라고 오히려 안심하고 기뻤어요.
최문영 캡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그런데,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점은 트렌드의 변화였어요.
Q : 게임 업계 전체적인 맥락에서요?
최문영 캡틴: 그렇습니다. 트렌드가 한동안 모바일에 있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10년 정도 PC 게임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PC/콘솔 게임을 추구했지만, 게임에는 역시 모바일게임적인 부분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CBT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나왔고, 거기서 우리도 부족함을 느꼈죠. 덕분에 유저들의 고충이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게임즈의 글로벌한 관점을 도입하면서 모바일게임성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그 문제점들을 보완해서 나온 것이 지금의 'TL'이라고 생각합니다.
Q :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렇네요. 요즘은 계속 모바일이잖아요.
최문영 캡틴: 반대로 왜 일본에서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요? 솔직히 잘 될지 안 될지 미묘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게임 내용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 한국과 일본 유저의 취향이나 유형이 다르잖아요. 물론 글로벌과 일본도 다르기 때문에 'TL'이 일본에서 성공한 원인을 반대로 알고 싶어요. 'TL'의 어떤 점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나요?
Q : 역으로 인터뷰가 되어버렸네요(웃음).
최문영 캡틴: 아니, 진짜로요(웃음). 트위치에서 일본 유저가 던전에서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파티에 잘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해서 파티가 험악해집니다. 반면 일본 유저들은 잘 못하는 플레이어가 와도 “힘내라!”, “할 수 있어!” 등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을 보고, 역시 나라마다 플레이어의 성격이 전혀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Q : 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아까 모바일 게임성을 의도적으로 지웠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 균형이 절묘하지 않을까 싶어요.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는 '적당히 귀찮은 게임'을 하고 싶어요(웃음). 어쩌면 그런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그런 니즈에 딱 맞아떨어진 게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드네요.
최문영 캡틴: 그렇군요
Q : 모바일 RPG는 MMO에 국한되지 않고, 플레이어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게임을 진행하잖아요. 아니, 이름만 '플레이'일 뿐 탭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탭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완전 자동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MMO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계속 플레이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MMORPG는 모든 것이 귀찮았어요. '리니지2'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귀찮았어요.
최문영 캡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네요(웃음).
Q : 하지만 지금의 모바일 RPG는 조작이 너무 간단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잘 만든 귀찮은 게임'을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컨대 'TL'은 이동이 굉장히 편하잖아요. 탈것이 게임 시스템에 잘 흡수되어 있고, 텔레포트의 처리라든가, 그런 것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쉬운 것뿐만 아니라 번거로운 부분도 있어서 그 밸런스가 절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이 일본에서도 받아들여진 요인 아닐까요?
최문영 캡틴: 감사합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고, 이를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너무 자동화된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 시장에 먼저 게임을 출시했을 때, CBT를 통해 유저들에게도 이건 안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개발 도중에 놓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 아, 역시 그런 분들이 있었군요.
최문영 캡틴: 그분들의 의견을 듣고 PC/콘솔에서 가져야 할 인터페이스나 본래의 게임 경험을 되찾아 게임의 절반 정도를 바꿨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게임을 기획할 때 처음에는 그 방향성을 지향했는데, 개발 과정에서 잃어버린 부분이 많았어요.
Q : 콘셉트가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느낌입니다.
최문영 캡틴: 하지만 과거처럼 아주 무거운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조금 가볍게, 단시간에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넣으려고 합니다. PvP보다는 PvE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이후에도 그렇게 개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강력한 길드나 대규모로 즐기는 것보다는 조금 더 가볍게, 유저가 개인적 취향을 살려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Q : 말씀하신 것과 같이 옛날 우리가 폐인이었던 시절처럼 모두가 하루 16시간씩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최문영 캡틴: '리니지2'는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오래 하셨나요?
Q : '리니지2'도 나름대로 했어요. 뭔가 아이템이 갖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매일 밤 오크 캠프에서 밤마다 오크들을 처치하던 초반의 기억만 강렬하게 남아있어요(웃음). 피곤해서 이미 졸려 죽겠는데 말이죠.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그런 플레이를 강요하는 시대가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TL'은 확실히 플레이를 시작해도 1시간 정도면 "좋아, 여기까지"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편하고 훌륭합니다.
최문영 캡틴: 하지만, 그 1시간에 퀘스트가 끝나는 것에 대해서도 "너무 짧다"는 의견도 있고, "너무 길어서 숙제를 시키는 느낌"이라는 의견도 있어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 그 연결고리로 말하자면, 'TL'은 일일 퀘스트 같은 것의 효율이 너무 좋습니다. 퀘스트가 끝나면 "오늘 플레이는 끝"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문영 캡틴: 그런 부분도 앞으로 고려해 보겠습니다.
Q : 이런 질문을 드리는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반대로 개발사 입장에서는 현재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고,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문영 캡틴: 문제라기보다는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면, 사실 아직 해결책이 없습니다. 다만, 캐릭터 성장 시스템은 플레이어 여러분께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레벨 제한이 50입니다. 50레벨까지 가면 그 이후에는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지루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Q : MMO의 영원한 숙제군요.
최문영 캡틴: 퀘스트도 아니고, '작업'도 아닌 무언가. 게임을 계속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성장 경험은 아직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전투에 대해서는, 오늘 김성호 전투 디자인 팀장님이 함께 오셨는데,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설계 당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무기 하나를 키우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레벨이 아직 낮은 단계에서 조금씩 다양한 무기를 써보면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저희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Q :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 이렇게 빨리 유저들이 최고 레벨에 도달할 줄 몰랐다는 건가요?
최문영 캡틴: 물론 예상은 했지만, 성장의 과정은 플레이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에 탐험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개발에서 예상한 시간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편입니다.
Q : 아, 그랬군요.
최문영 캡틴: 다만,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게임 내 콘텐츠가 적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일부 콘텐츠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 죽은 콘텐츠군요.
최문영 캡틴: 유저들이 효율이 좋은 일부 콘텐츠에만 관심이 있는 건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죠. 어떻게 하면 여러 가지를 알리고, 흥미를 갖게 하며,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 예를 들어 생산 관련 콘텐츠를 좀 더 보강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문영 캡틴: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만드는 속도를 소비하는 쪽에 맞추거나, 같은 속도로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낼 수 없는 부분도 물론 있습니다. 지금처럼 사내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시즌제 콘텐츠를 만들거나 말이죠. 여러 가지 시도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Q : 예를 들어 저는 옛날 '에버퀘스트'처럼 그냥 모르는 곳에 가서 풍경을 보고, 적당히 싸우다가 "아이고, 안 되겠다"라며 다시 돌아오거나, 모르는 곳에서 죽어도 보는 등 그런 모험을 원합니다.
그러고 싶은데, 'TL'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일일 퀘스트의 레벨업 효율이 너무 좋아서 거기까지만 하고 있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에도 제약이 있고, 그 외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못한다고 할까요?
최문영 캡틴: 그렇게 하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일반적으로 플레이어에게는 어떤 목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곳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일 개발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Q : 개인적으로 'TL'의 기반이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신작 MMORPG로서 기반이 비교적 잘 다져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이 굉장히 기대됩니다.
최문영 캡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 저희는 아직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아시기 전에 빨리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 하하하(웃음). 진지하게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좋은 점은 오랜만에 보는 '진짜 오픈 월드'라는 점입니다. 오픈 월드를 표방하는 게임은 많지만, 실제로는 구역을 나누고 지연이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주 조금이지만요. 하지만 'TL'에는 그런 게 전혀 없던데, 혹시 제가 체감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최문영 캡틴: 아니요. 그게 처음부터 목표이자 원칙 중 하나였어요. 로딩이 없다는 것.
Q : 저 고래(기간트리테)도 그래요. 다들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건 정말 대단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MMORPG 트렌드에 발맞춰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최문영 캡틴: 감사합니다(웃음). 어쨌든 지연이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규칙이었습니다. 최대한 현실과 비슷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공성전 역시 최대한 현실적인 공성전을 만들고 싶었고, 규모나 물리적인 규칙도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Q : 그런데 둔한 저도 중간에 깨달았어요. “이거 텔레포트는 혹시 주문 시전할 때 로딩하는 건가?” 하고요(웃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연이 없다는 것은 정말 훌륭합니다.
최문영 캡틴: 하지만 로딩이 없다는 것은 개발자로서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튜토리얼이나 TIPS, 가이드 같은 것을 로딩 화면에 넣으려고 해도 넣을 수 있는 곳이 전혀 없거든요(웃음).
Q : 확실히 어디에도 여유가 없네요(웃음).
최문영 캡틴: 하지만 진지하게 말하자면, 역시 게임에는 긴장감의 기복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로딩으로 끊어지는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TL'은 급격하게 흘러가는 부분도 있어서 뭔가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Q : 일부러 막히는 지점을 만드는 것 같은?
최문영 캡틴: 아니요. 꽉 막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포인트를 넣어 템포를 조절하는 거죠. 예를 들어 방금 말씀하신 생활형 콘텐츠 같은 거요.
Q : 아, 그렇군요! 생활형 콘텐츠 좋죠. 꼭 넣어주세요, 정말 좋아합니다.
최문영 캡틴: 낚시 같은 건 어떠세요?(웃음). 지금 유저 피드백에 '자동으로 낚시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Q : 개인적으로는 좀 싫어요. 자동으로 하는 순간 '그냥 작업'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건 좋지 않아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낚시가 있고 점프를 할 수 있는 MMORPG는 무조건 팔린다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최문영 캡틴: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요(웃음). 아, '리니지2'에는 점프가 없었죠?
Q : 아(웃음). 뭐, 그래도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넣는다면 아까 말씀드린 무기 문제라든가, 그런 걸 포함해 동시에 개선하는 건 어떨까요?
무기 문제는 저도 조금 신경이 쓰였어요. 사실 처음 결정한 무기만 쓰고 있는데, 지금부터 새로운 무기를 접하고 익숙해져서 키우는 건 역시나 좀 지루하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빌드와 무기의 시너지 효과가 꽤 많아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최문영 캡틴: 특정 무기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른 무기로 바꾸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무기의 마스터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다른 무기로 몇 번 바꿔서 사용해 보는 것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김성호 전투 디자인 팀장(이하 김성호 팀장): 우선 "이 무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Q : 내가 키운 무기를 같은 강도의 다른 무기로 바로 바꿀 수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죠?
김성호 팀장: 조금 다릅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링크 시스템'이라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무기와 같은 성장 레벨의 다른 무기를 시험 삼아 착용하여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 예컨대 숙련도 12의 로드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새로운 무기를 링크해서 숙련도 12의 로드와 비슷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이죠.
※ 마침, 얼마 전 새로운 무기가 도입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창이 없었네.
Q : 좋네요. 처음부터 육성하는 건 좀 힘들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TL'의 전투는 지나치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적당히 누르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뭐랄까 난이도가 미묘합니다. 확실하게 단정을 지어 말하기가 어려운데, 왜 굳이 이런 시스템을 채택한 건가요?
김성호 팀장: 액션성이 있는 전투 시스템이라는 뜻인가요?
Q : 네. 지금까지의 MMORPG도 액션성이 높은 전투 시스템을 만들었다가 잘 안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역사를 반복해 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성호 팀장: 중요한 것은 액션성이 아니라 '유저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액션성 자체가 아니라 그 외의 부분이 중요하다고요?
김성호 팀장: 스킬 특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쉽게 빌드를 만들고 싶을 때, 아주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조금 어려운 것을 하고 싶을 때도 큰 리스크 없이 조금 어렵게 만들어서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액션성은 적성에 맞기 때문에 채용한 것이지, 그게 본질은 아닙니다. 특정 빌드가 약하다, 강하다, 좋다, 나쁘다, 그런 것이 아니라, 난이도 차이를 자신의 선택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Q : 조금 이해가 되네요. 그럼, 현재 전투 시스템의 완성도는 100점이 최고라고 봤을 때 얼마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성호 팀장: 대답하기 어렵네요(웃음)
Q :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여쭤봅니다(웃음).
김성호 팀장: 글쎄요.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견은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MMO이기 때문에 전투 시 액션성은 액션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난이도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TL'의 전투라는 의미라면 7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 꽤 높네요.
김성호 팀장: 콘솔용 액션 게임처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난이도가 너무 높아져서 플레이어마다 격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의 느낌으로 정착했습니다.
Q :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MMORPG'를 하고 싶은 것이지, '엘든링'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니까요. 액션과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사실 저는 PS5로 'TL'을 하고 있는데, 조작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좀 더 쉽게 개선될 수 없을까요?
최문영 캡틴: 콘솔 게임패드에 맞춘 UI와 UX에 대해 많은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PC의 여러 가지 복잡한 조작키를 한정된 패드에 넣는 것이 역시나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앞으로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제공하면서 프리셋이나 커스터마이징 부분을 최대한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해 나갈 예정입니다.
Q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문영 캡틴: 그리고, 콘솔에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특히 채팅 등을 할 때 콘솔 버전은 힘들기 때문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지원하려고 합니다.
Q : 그럼 이제 이쯤에서 한마디 더 해도 될까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밤에만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 포탈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좀 더 크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문영 캡틴: 포탈 유저가 생각보다 많네요(웃음). UI의 글자가 문제가 되어서 기본적으로 PC는 폰트 3, 콘솔은 폰트 5로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습니다. 그래서 특정 텍스트에 대해서는 개선 중입니다.
Q : 기쁘네요.
최문영 캡틴: UI와는 조금 관련이 없지만, 콘솔 버전과 관련해서는 어제 처음으로 글로벌 공성전을 진행했습니다. 거기서 나온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지금 차례대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콘솔 관련해서도 유저분들이 다소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Q : 좋네요. 기대가 큽니다.
최문영 캡틴: 대규모 전투의 최적화를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 'TL'은 기본적으로 스토리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잖아요. 메인 퀘스트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플레이어를 끌고 가는 거죠.
그렇게 끌고 가는 중에 옆길로 빠져도 전혀 문제없다는 자유도가 보장되어 그게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의도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면 우리가 레벨업 이외의 시간으로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문영 캡틴: 사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테스트 버전에서는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디자인이었어요.
Q : 죄송합니다.
최문영 캡틴: 아니요(웃음). 그런데 의외로 메인에서 벗어나 길을 잃고, 이탈하는 플레이어가 많아서 지금과 같은 모양새가 된 거죠.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잘 알고 있고, 콘텐츠를 활용하도록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탈한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탈한 유저들로부터 받은 조언으로는, 메인 스토리 외에 중간에 다른 장소나 서브 콘텐츠로 갈 수 있는 가이드나 보물상자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어 목표를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 정말 죄송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계셨군요.
최문영 캡틴: 4Gamer 대표님이 굳이 멀리까지 오셔서 개별 타이틀에 대해 이야기 하시는지 의아했는데, 제대로 된 'TL' 플레이어였군요(웃음).
Q :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미묘합니다(웃음). 하지만 'TL'은 비즈니스 모델로도 조금 흥미로워서 그런 면에서 관심이 있었어요.
최문영 캡틴: 'TL'은 처음부터 아마존 게임즈와 글로벌 출시에 대해 논의했고, 장식과 코스튬을 비즈니스 모델로 결정하고 만들었어요. 일본어로 어떤 표현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나하나의 수익은 적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에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게임 밸런스를 최대한 좋게 하고, 페이 투 윈(Pay to Win) 요소를 모두 빼서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었습니다.
Q : 멋지네요.
최문영 캡틴: 얼마 전 핼러윈 이벤트에서 만든 코스튬을 판매했는데, 이것도 매출이 제대로 나오면서 정말 의미 있는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돈을 받는 것이든, 서비스 요소든,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유저들이 만족하고 즐겁게 소비하는 좋은 흐름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한다는 것도 증명된 것 같아요.
Q : 모바일게임도 그렇고, 아무래도 100명으로부터 1만 원을 받는 비즈니스가 되기 쉬운데, 'TL'은 1만 명으로부터 100원을 받는 비즈니스로 만들고 싶다는 거잖아요. 이쪽이 더 건전하고, 유저도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애초에 제작사에 들어오는 금액은 같으니 모두가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원래 캐시로 팔던 것들도 모두 게임 내 머니로 살 수 있게 한 적이 있지 않았나요? 그건 어떤 이유인가요?
김성호 팀장: 캐시는 누군가가 실제로 돈을 써야 하지만, 루센트(게임 내 화폐)의 경우 노력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과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그렇게 바꿨습니다.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Q :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되겠네요.
최문영 캡틴: 물론 약간의 손실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마존 게임즈에서 서비스할 때 우리는 모든 글로벌 서비스도 동일하게 통일했습니다.
Q : 이상적인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모바일게임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라는 것은 틈틈이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변해가고 있고, MMORPG 장르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도 꽤 많은 타이틀이 서비스를 종료했죠.
이런 상황에서 'TL'을 내놓은 엔씨소프트는 MMO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문영 캡틴: 시장에는 흐름도 있고 트렌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MMORPG에 대한 니즈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 젊은 MMO 플레이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어쩌면 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MORPG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트렌드인 모바일게임에서는 얻기 어려운 것이 PC/콘솔 MMORPG에는 있고, MMORPG라는 것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타겟과 가격도 명확하고,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MMO보다는 엔씨소프트의 유저를 타겟으로 그분들이 원하는 MMORPG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Q : 저는 아까도 말했듯이 MMORPG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앞으로 MMO가 예전처럼 다시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뭐,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MMO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최문영 캡틴: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의 목소리와 니즈를 최대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요즘 트렌드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예전처럼 오랜 시간 동안 모두가 오래 플레이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MMORPG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변경하여 짧은 시간에도 MMORPG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최근 유저들은 거리낌 없이 의견을 표출하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고 계시는가요?
최문영 캡틴: 'TL' 팀원들도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의견을 듣고, 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확실한 문제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기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작게는 개발 내부 의견, 크게는 유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확신이 들면 그것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죠.
Q : 그럼 괜찮을 것 같네요.
최문영 캡틴: 유저들과 최대한 많은 접점을 만들고 싶어서, 디스코드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유저들을 초대해서 실제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서 계획 중인 것도 발표하고,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그것을 반영해 개선해 나가는 등의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
Q : 유저와 직접 대면하여 발언하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아서 조금 두렵지 않나요?
최문영 캡틴: 특정 사용자나 질문에 대해 그 자리에서 바로 답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디스코드라는 도구 자체가 조금은 캐주얼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잃는 것도 있고, 얻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우리 게임에 대해 좋은 의견을 주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 김성호 팀장님은 MMORPG가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성호 팀장: 저는 커뮤니티의 연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코워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우리도 함께 무언가를 하면서 성취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내에서뿐만 아니라 디스코드 등을 통해서도 할 수 있고, 그런 장소를 제공해 주는 것이죠. 플레이어들이 즐겁게 플레이하고, 게임이 활성화되면 더 고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 코워킹의 'Co-'는 개발사와 유저가 함께 하는 것인가요?
김성호 팀장: 유저와 유저입니다.
Q : 장소를 만든다는 것이군요. 그러고 보니 인터뷰를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지났네요.
최문영 캡틴: 정말 그렇군요(웃음).
Q :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해도 될까요? 앞으로 'TL'을 어떤 MMO로 만들어 나갈 계획인가요?
최문영 캡틴: (일본어) 꿈?
Q : '꿈'이든 현실적인 이야기든 상관없습니다.
최문영 캡틴: 어렵네요(웃음). 아까 김 팀장님은 커뮤니티와 유저, 유저와 유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개발과 유저간의 커뮤니티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과거처럼 단순히 게임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정해진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니즈에 맞춰서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앞으로 2~3년간의 큰 로드맵을 지금 계획하고 있는데, 이것도 유저들의 의견을 듣고 구체적인 안을 만들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Q : 그렇다면 플레이어는 어디서 의견을 말해야 할까요?
최문영 캡틴: 일본 유저분들의 의견은 아마존 게임즈 재팬의 디스코드를 통해 받고 있고, 이를 모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들도 디스코드와 공식 홈페이지에 의견을 쓰는 곳이 있습니다. 아마존 게임즈도 그렇고 NC도 가끔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그때마다 채팅에 글을 올리는 유저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레딧(Reddit)도 있습니다.
Q : 레딧도 보고 있군요. 하지만 디스코드는 역시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의견을 말하기 위해서만 참여하는 것도 좀 그렇고요. 그래서 좀 더 격식 없는 이야기라도 들려주면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문영 캡틴: 터치 포인트는 국가마다 상당히 다른 것 같아요. 한국에서 서비스할 때는 50명 정도 모아서 의견을 듣기도 했어요. 글로벌에서도 가능한 한 그런 격식 없는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Q :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마 아마존 게임즈의 일은 더 많아지겠지만요(웃음).
(일동 웃음)
Q : 그럼 우선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최문영 캡틴: 감사합니다. 우선 10년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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