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와 웹젠의 ‘리니지M’ 저작권 소송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엔씨소프트가 승리했다. 웹젠은 상고한다는 입장이다.
27일 서울고등법원 민사 5-1부는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웹젠)는 ‘R2M’을 이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광고,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서는 안 된다”며 “웹젠은 엔씨소프트에 169억 1,820만 9,288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69억 원은 국내에서 진행된 게임 관련 저작권 소송 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법원 인정 배상 금액이다.
지난 2021년 6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웹젠의 ‘R2M’이 모방했다며 웹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8월 출시된 'R2M'은 2006년에 출시됐던 웹젠의 PC MMORPG ‘R2’의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R2M'은 당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3위까지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고, 그 결과 웹젠이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래픽의 분위기나 UI의 버튼 콘셉트와 배치, 쓰임새를 비롯해 퀘스트 수행 절차나 캐릭터의 사망 관련 등의 UX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리니지M’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출시 당시부터 있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꾸준한 검토를 거쳤고, 내부 결정을 통해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소송 제기 당시 엔씨소프트는 “관련 내용을 사내외 전문가들과 깊게 논의했고 당사의 핵심 IP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IP는 장기간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기업의 핵심 자산이다. 게임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IP 보호와 관련된 환경은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소송을 통해 게임 콘텐츠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저작권의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여러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당시 엔씨소프트는 불가피한 소송보다는 웹젠과 원만한 합의할 뜻도 내비친 바 있다. 국내 게임 회사와 분쟁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결국 합의 없이 소송은 그대로 진행됐고, 엔씨소프트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11억 원을 책정한 바 있다.
소송 제기 후 2년이 지난 2023년 8월에 열린 1심에서 법원은 저작권 침해가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인용한 바 있다. 그리고 게임 및 광고의 제공과 복제-배포-전송 등을 하면 안 되며, 웹젠이 엔씨소프트에게 10억 원과 2021년 6월 이후까지의 연 12%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로 서비스 중지 위기였던 웹젠은 서비스 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인용되어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는 판결 한 달 뒤에 저작권 침해로 인해 입은 피해 청구액을 600억 원으로 최종 산정한 바 있다.
1심 이후 2년 뒤에 진행된 이번 2심에서도 저작권 침해가 아닌 부정경쟁방지 위반이었던 1심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됐다.
재판부는 “게임 출시 이후 일부 내용을 수정했지만, 당시까지 증거를 종합하면 여전히 부정경쟁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원고(엔씨소프트)의 침해금지청구를 인용한다. 청구액은 재판부가 보는 합계 매출액의 10%에 상당한 금액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소송 총 비용 중 40%는 엔씨소프트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웹젠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참고로 이번에 정해진 배상액은 600억 원의 28.1%에 해당한다. 그리고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웹젠이 ‘R2’ IP로 거둔 매출액은 210억 원으로 웹젠 전체 매출의 10%에 해당한다.
이번 판결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가 법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IP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2심 판결이 내려지면서, 웹젠의 ‘R2M’은 다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이에 대해 웹젠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대법원 상고를 비롯한 가능한 대응조치들을 강구 중이다. 또한 서비스중단 판결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R2M’의 게임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대응 가능성을 모두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게임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2심 판결 후 3주 안에 대법원에 상고를 해야 하고, 공탁을 진행해야 서비스 가처분 신청이 이뤄지게 된다. 그동안 판결이 2년 단위로 나왔던 만큼, 대법원 판결은 2년 뒤인 2027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