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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과 넵튠, 8년만에 뒤바뀐 지위로 상호 성장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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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급성장한 넵튠이, 카카오게임즈를 떠나 크래프톤의 품에 안겼다. 

지난 4월 29일 크래프톤은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넵튠의 지분 39.37%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래프톤은 넵튠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크래프톤은 넵튠의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과 경영진의 전략적 역량 등에 주목했다고 한다.

넵튠은 어떤 회사이길래 크래프톤이 최대주주로 등극할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번 지분 인수로 크래프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 게임과 애드테크 사업이 중심인 넵튠

넵튠은 게임 개발과 서비스 등의 게임 사업, 그리고 광고 및 마케팅 등의 애드테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2012년에 NHN 한게임의 대표였던 정욱 대표가 설립했고, 2016년에 스팩 상장 형태로 코스닥 시장에도 진출했다. 

설립 초기에는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넥슨 프로야구 마스터’나 캐주얼 게임 ‘프렌즈 사천성’ 등을 선보였다. 현재 주력 게임으로는 ‘라인 퍼즐탄탄’, 그리고 ‘리얼 카지노’와 ‘탑 카지노’ 등의 소셜 카지노 게임을 비롯해 개발 자회사에서 선보인 다수의 게임이 있다.

여기에는 님블뉴런이 개발한 MOBA 배틀로얄 게임 ‘이터널 리턴’을 비롯해 엔플라이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무한의 계단’, 트리플라의 ‘고양이 오피스’, 플레이하드의 ‘우르르 용병단’, 프리티비지의 ‘지옥이 뭐가 나빠?’, 이케이게임즈의 ‘F급 용사 키우기’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광고 수익화 최적화 플랫폼인 애드엑스 및 애드파이와 퍼포먼스 마케팅 중심의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인 '리메이크', 기업용 채팅 솔루션인 '클랫' 및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뉴스펍', 보상형 광고 오퍼월 서비스인 ‘포인트펍’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넵튠의 2024년 실적은 매출 1,216억 원, 영업이익 96억 원, 당기순이익 47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9% 증가, 영업이익은 345.6% 증가하며 상장 이래 최대 연간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에 매출 294억 원, 영업손실 286억 원, 당기순손실 1,705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둔 곳은 게임이었다. 캐주얼 게임 부문은 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2% 상승했고, 캐주얼 외 게임은 2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9%가 상승했다. 이중 캐주얼 게임의 해외 매출은 6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가 증가했고, 캐주얼 외 게임의 국내 매출은 1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8.5%, 해외 매출은 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가 증가했다.

애드테크 사업 매출은 1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가 감소해 게임 사업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모습이지만, ‘리메이크’의 광고 거래액이 35.8% 증가하고 '클랫'의 매출이 58.7% 증가했다. 침체된 광고 시장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넵튠은 이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펭귄의 섬’과 글로벌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소울즈’를 개발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팬텀을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또한 여러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서브컬쳐 게임 장르에 진출하기 위해 레이옌게임이 개발한 미소녀 수집형 RPG '앵커패닉'을 지난 24일 출시했다. 그 외에 트리플라의 신작과 퍼블리싱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고, 2024년 12월 중국 외자 판호를 획득한 ‘이터널 리턴’의 연내 중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가 품었던 넵튠, 경영 효율화 위해 지분 매각

넵튠의 최대 주주는 카카오게임즈였다. 2017년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와 공동으로 넵튠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재무적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넵튠이 개발하는 모바일 게임들을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기 위해 단행한 투자였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넵튠에 추가적으로 전환사채 매입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이어갔고, 2020년 12월에 1,93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넵튠의 지분 31.66%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넵튠과의 전략적 사업 제휴 강화, 신규 게임 개발 협력, 그리고 AI와 e스포츠 등 연관 산업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인 해긴에 넵튠이 300억 원, 카카오게임즈가 100억 원 등 총 4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카카오게임즈는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라이브 게임의 매출 감소와 신작의 흥행 저조 및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스크린골프 사업 등 비수익 사업에 대한 중단이나 보유 지분 매각을 진행해왔다. 이번 넵튠 지분 매각 역시 그 일환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지분 매각의 사유에 대해 "게임사 본연의 경쟁력 및 사업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보유한 넵튠 지분을 매각한다. 모바일을 비롯한 PC온라인, 콘솔 등 글로벌 게임 사업 방향에 보다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가 크래프톤에 매각하는 지분의 금액은 1,649억 원이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이 기존에 보유하던 넵튠의 지분 3.16%에 이번에 매수한 지분 39.37%를 합치면 42.53%가 되며, 최대 주주로의 지위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 관계가 역전된 크래프톤과 넵튠, 어떤 시너지 낼까

크래프톤이 이번에 지분을 인수하면 넵튠의 최대 주주가 됐지만, 사실 8년 전만 해도 서로의 위치는 반대였다고 할 수 있다. 넵튠은 2017년 1월 블루홀(현 크래프톤)에 50억 원을 투자하며 포괄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16만 주를 확보한 바 있다. 이 투자는 블루홀이 개발해 2017년 2월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과 넵튠의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에서 흥행을 거두면서 당시 넵튠의 시가총액도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후 넵튠은 블루홀 주식의 일부를 홍콩계 투자법인인 HTK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며 투자금 이상을 회수했고, ‘배틀그라운드’로 성공한 블루홀은 2019년에 넵튠에 1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6.3%를 확보, 상호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게 된다.

참고로 2017년 투자 당시 넵튠은 블루홀의 시가총액을 2,074억 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17조 원을 넘는다. 2024년 기준으로 넵튠이 보유한 크래프톤의 잔여 주식은 약 43만 주로, 30일 기준 크래프톤의 주가인 37만 원으로 계산하면 1,591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 넵튠을 인수하며 자연스레 자신의 주식도 얻은 셈이며,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매각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크래프톤은 이번 지분 인수로 넵튠의 최대주주가 되지만, 인수 이후에도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일관된 실적 흐름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존 경영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이번 인수가 게임 라인업과 애드테크 모두 비중을 둔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넵튠의 보유 라인업이 대형 게임보다 캐주얼 게임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이들 게임은 북미나 유럽보다는 동남아는 물론, 특히 인도 시장에 아주 적합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게임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넵튠의 고도화된 광고 수익화 모델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주요 수익 모델이 인앱결제와 광고인 만큼,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적용을 검토하고, 넵튠이 보유한 기술 및 사업 경험을 크래프톤의 게임 서비스에 참고하는 방안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넵튠 인수는 크래프톤이 목표로 하는 2029년까지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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