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콘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 2025가 지난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SAMG엔터테인먼트 최재원 부사장은 25일 진행한 ‘캐치! 티니핑을 통해 배우는 IP 비즈니스 확장 전략’ 세션을 통해 IP 비즈니스가 확장 가능한 영역은 무엇인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뤘다.
최 부사장은 글로벌 IP 시장에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만화 기반의 IP가 압도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켓몬’, ‘헬로키티’, ‘미키마우스’ 등 글로벌 IP 상위권 대부분이 일본과 미국의 캐릭터 중심임을 언급하며, 이들 IP의 주요 수익원이 영상 콘텐츠가 아니라 MD(제품) 매출임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는 영화보다 관련 상품에서 훨씬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고, ‘포켓몬’ 역시 게임에서 출발했지만 카드, 완구 등에서 주수익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캐릭터 산업의 부가가치와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 시장의 기회와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과 미국의 IP가 여전히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 IP가 지나치게 장수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둔감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한국의 게임, 드라마, 케이팝 기업들은 해외 IP 제작 문법을 빠르게 습득하고, K-콘텐츠만의 차별화 포인트와 높은 퀄리티로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시장에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캐릭터 시장은 타깃 연령층이 제한적이고, 소비 주체가 직접 구매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시장 확대 속도가 게임이나 케이팝, 드라마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단 흥행에 성공하면 10년,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생명력을 갖는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SAMG의 전신인 삼지애니메이션은 2000년대 초반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출발했다.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 등 글로벌 히트작의 제작을 담당했지만, IP 보유권이 없어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한계를 경험했다. 이후 ‘미니특공대’의 성공을 계기로 자체 IP 개발과 제품화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검증된 장르의 공식은 가져오되, 한국 시장에 맞는 밝고 코믹한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펼쳤다.
예를 들어, ‘미니특공대’는 전대물의 진지함 대신 동물 특공대라는 요소를 더해 키즈용으로 재탄생시켰고, ‘캐치! 티니핑’은 마법소녀물에 수집형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기존 일본 대형 기업들이 고정된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한국 소비자들의 빠른 수용성과 실험정신으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캐치! 티니핑’은 TV 시리즈로 시작해 시즌 5까지 100편이 넘는 에피소드와 130여 종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만 700만 개 이상의 피규어가 판매될 정도로 압도적인 팬덤을 구축했다. 특히, 오프라인 팝업 행사에서는 아이돌 팬사인회에 버금가는 인파가 몰리며, 쇼핑몰 등 유통업계에도 큰 매출 효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팬덤형 IP의 파워는 단순한 완구 매출을 넘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는 키즈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패밀리 브랜드로의 확장도 모색했다. 그 일환으로 제작된 극장판 ‘사랑의 티니핑’은 성인 관객층까지 아우르며,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두 번 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개봉 이후 전 연령대에서 폭발적인 소셜 언급량과 검색량이 쏟아졌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졌다. 이는 ‘아이들에게는 이야기, 어른들에게는 놀이터’라는 평론가의 평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 부사장은 앞으로의 전략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타깃 연령층을 넓혀 팬덤을 확대하는 것. 둘째, 대형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하는 것. 셋째, 케이팝과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는 것. 넷째, 완구를 넘어 굿즈, 라이프스타일 상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에스파 등 SM 소속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현대자동차와의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 올리브영 등 유통 채널과의 협업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캐릭터 유통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동남아,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업계와의 협업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열어뒀다. 이미 충분한 팬덤과 캐릭터 수를 확보한 만큼, ‘포켓몬고’ 같은 수집형 게임, 힐링 게임, 캐주얼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게임업계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업계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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