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콘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 2025가 지난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넥슨코리아 라이브본부 네비게이터실 편호장 개발자는 26일 진행한 ‘"우리 게임 성공할까요?" 게임 성패 예측, 인간적으로 접근하기’ 세션을 통해 '인간적인 데이터'가 게임 성과 예측 모델에 활용되는 부분에 대한 사례와 고민을 공유했다.
게임의 성패를 예측하는 일은 업계의 숙원이지만, 실제로 예측을 시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개발에 몰두하다 보면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기가 어렵고, 게임산업 자체가 극단적인 흥행 산업이기 때문에 예측의 의미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게임을 예술로 보는 관점에서는 시장성 평가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설령 예측을 시도하더라도, 자신의 게임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고, 개발자들이 분석가나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방법론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데이터와 경험을 통해 게임의 시장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게임이 원하는 수준의 경험에 도달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가 존재하고, 이 도구들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실제 성패를 유의미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평가와 상태 예측은 사업적, 개발적 관점 모두에서 중요하다. 사업적으로는 유저에게 경쟁력을 인정받는 상품으로서 명확한 가치 확인과 투자를 위해 필요하고, 개발적으로는 더 나은 게임으로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실제 사례로, 넥슨 내부 인원 350명을 대상으로 출시 전 게임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게 했을 때, 약 70%가 성공을 예측했지만 실제 매출은 예측치의 세 배를 넘는 등 수치적 예측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러 게임에 대한 예측 결과를 보면 예측과 실제가 일치한 비율이 대체로 60% 이상이었으나, 그룹의 성향이나 개인별로 예측 정확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
내부 인원과 외부 유저 그룹의 평가도 달랐고, 수치 예측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다. 예측을 잘하는 사람들은 게임 콘텐츠나 커뮤니티 소비 시간이 길고, 새로운 게임을 자주 접하며, 시장 데이터를 꾸준히 확인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단순히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거나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예측을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데이터 수집 대상을 선정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며, 성과와 연결시켜 분석하고 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측을 잘하는 사람들의 데이터만을 활용하면 성패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됐다. 특히, 다양한 게임 경험, 정보 습득, 자기 예측에 대한 과신이 적은 태도가 예측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게임 성패 예측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크게 게임 요소와 시장성의 관계, 유사 게임이나 사전 공개 성과에서 얻는 데이터, 그리고 인간적인 데이터로 나눌 수 있다. 인간적인 데이터란 개인적 경험, 커뮤니티 반응, 문화적 흐름 등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 트레일러 반응, 게임 소개 페이지에서의 첫인상, 실제 플레이 후의 몰입 경험 등 다양한 단계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 트레일러 반응 데이터는 출시 후 매출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고, 전문가의 사전 평가 역시 실제 매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리뷰의 별점 분포는 매출과 뚜렷한 관계가 없었으나, 리뷰에서 추출한 정성적 경험 데이터는 매출과의 관계가 확인됐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적 데이터와 정량 데이터를 결합해 예측 모델을 만들었을 때,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인간적 데이터의 장점은 수치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이나 문화적 반응을 객관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 공개된 데이터가 없어도 직접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더 나은 평가와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 인간적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량 데이터와 AI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의 객관화, 정량화,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룹의 의견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게임 성패 예측의 본질은 더 많은 면을 더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인간적 데이터를 정량화하고 AI와 결합해 예측에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게임은 수치 데이터와 인간적 경험, 문화가 공존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는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게임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길이라고 그는 결론지었다. 게임의 성공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데이터의 조화를 통해 그 실마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