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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5] 넥슨 ‘마비노기’로 본 ‘다르게’의 함정과 ‘재미’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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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콘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 2025가 지난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넥슨코리아 마비노기 콘텐츠유닛 전유진 기획자는 26일 진행한 ‘20년간의 스토리, 그다음을 쓰는 법 – ‘마비노기’ 26&27번째 메인 시나리오 포스트모템’ 세션을 통해 ‘마비노기’ 라이브 서비스의 시행착오와 해결 방법을 공유했다.

넥슨코리아 마비노기 콘텐츠유닛 전유진 기획자
넥슨코리아 마비노기 콘텐츠유닛 전유진 기획자

‘마비노기’는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작년 20주년을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 이미지가 있는 캐릭터만 400여 명이 등장할 정도로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그는 ‘마비노기’ 시나리오의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차별적인 세계관, 둘째는 풍부한 서사를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들, 셋째는 유저를 중심으로 한 몰입감 있는 시나리오 구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요소들을 그대로 적용해 새로운 메인스트림 G26 '운명의 바람'을 제작했을 때 예상과 달리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시나리오를 시작한 유저 중 절반이 이탈했고, 첫 번째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 중 59%만이 끝까지 플레이하는 아쉬운 수치를 기록했다. 그는 당시 '세계관에 맞게', '그러면서도 원래 것들과 다르게'라는 두 가지 작업 방향을 설정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라이브 서비스 시나리오가 갖는 세 가지 딜레마를 발견했다. 첫째는 유저들의 높은 시나리오 이해도로, 새로운 이야기도 기존 세계관을 바탕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는 20년간 축적된 스토리로 인해 반전 소재가 고갈됐다는 문제다. 더 이상 제공할 충격적인 정보가 없어 유저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워졌다. 셋째는 주인공의 파워 인플레이션으로, 이미 너무 강해진 유저 캐릭터에게 새로운 위기 상황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메인스트림 G27 '안락의 정원'에서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다. '다르게'라는 생각에 갇히지 않고, 먼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기획 의도를 명확히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할 방법을 고민했다. 중심 소재로 '인형들이 사는 낯선 도시'를 선택해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세 가지 딜레마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도 마련했다. 높은 시나리오 이해도에 대해서는 마비노기 유저만 이해할 수 있는 특수한 떡밥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자이언트 캐릭터 페타크가 고향 발레스를 따뜻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유저들은 발레스가 실제로는 눈으로 뒤덮인 추운 지역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위화감을 느끼고 궁금증을 갖게 된다. 반전 소재 고갈 문제는 기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리아스'라는 새로운 배경을 제시해 해결했다. 주인공 파워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유저를 사칭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새로운 형태의 위기감을 조성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G27은 첫 번째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 중 80%가 끝까지 클리어하는 높은 완수율을 기록했다. 이는 G26의 59%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또한 다양한 성향의 유저 커뮤니티에서 골고루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첫째는 기존의 것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저들이 이미 아는 요소를 비틀면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효율적으로 재미를 전달할 수 있다. 둘째는 '다르게'라는 생각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먼저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특성상 업데이트는 끝나지 않는다. 20주년을 맞은 '마비노기'가 영속적인 서비스 기간 동안 계속해야 하는 고민이며, 이번에 성공적인 해결책을 찾았다 해도 다음에는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까지 충분히 어렵다고 생각했던 상황에서도 답을 찾았듯이, 앞으로도 답을 찾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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