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D Inc(이하 XD)라는 회사가 있다. 중국과 중화권 시장은 물론 한국과 해외 시장에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는 게임 전문 기업이다. 하지만 그간에 한국 시장에 꾸준히 게임을 서비스한 것과 달리, 회사 자체에 대한 노출은 한국 미디어나 유저를 대상으로는 거의 없었다고 할 만큼 베일에 싸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XD가 달라졌다.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최초의 중국 상하이에 있는 회사 내외부를 공개한 것은 물론, 최초로 진행한 자사 게임의 글로벌 대상 오프라인 행사도 전격 공개했다.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품은 것이다. 이에 현장을 다녀온 생생한 후기를 전하고자 한다.
■ 공유 플랫폼에서 게임 회사로 변화한 XD
2003년 황이멍(黄一孟)과 다이윈지에(戴云杰)가 공동 설립한 P2P 파일 공유 사이트인 'VeryCD'가 XD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VeryCD는 eMule을 기반으로 영화, 음악,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한때 세계 100대 웹사이트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회사명을 XD로 바꾸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 게임 산업에 진출하게 된다. 회사 이름이 한자로는 '심동'인데, “장인 정신을 모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회사 슬로건에 걸맞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XD의 본격적인 성장의 시작은 바로 웹브라우저 기반 MMORPG ‘신선도’라고 할 수 있다. 월 매출 1억 위안(한화 약 192억 원)을 돌파하며 중국 브라우저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게임이다.
이후 ‘소시지 파티’, ‘라그나로크M : 영원한 사랑’, ‘휴먼 폴 플랫’, ‘토치라이트: 인피니트’,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 ‘에테리아: 리스타트’, ‘고고 머핀’ 등 다양한 게임의 개발 및 퍼블리싱을 진행하고 있다. 양산형 게임을 개발하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 위주로 다양한 장르를 개발한다는 게 XD 측의 이야기다.
또한 2016년에 게임 커뮤니티이자 마켓플레이스인 TapTap을 론칭했다. 개발자와 유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의 자율성과 수익성 보장 측면에서 기존의 업체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월간 활성 이용자가 4천만 명에 달하며,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그 성과에 힘입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상장 이후에도 자체 개발 게임과 퍼블리싱, 플랫폼 사업을 동시에 강화하며, 게임 생태계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4천 명의 인력이 근무, 중국 상하이 XD 본사
상하이에 위치한 XD 본사는 6층 규모의 본관을 비롯해 여러 개의 건물에 약 4,00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게임 개발과 관련된 인원이 2,000명, 나머지는 운영 및 사업 지원 부서에 소속되어 있다.
여기에는 ‘탭탭’과 ‘하오플레이’의 인력도 포함되어 있다. 하오플레이는 ‘뉴럴 클라우드’, ‘리버스: 1999’, ‘소녀전선2: 망명’, ‘메탈슬러그:각성’ 등의 게임을 한국 및 해외 시장에 서비스하는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XD는 그라비티로부터 IP 권한을 받아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을 개발했다. 이 게임이 XD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 첫 사례인데, 중국은 물론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래서인지, 회사 건물 내에는 ‘라그나로크’의 포링이 대형 구조물로 만들어져 있었다.
회사 내부에는 음료와 간식이 무료로 제공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직원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이는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헬스장과 휴게 공간도 갖춰져 있어, 바쁜 업무 중에도 잠시 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회사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데, 글로벌 운영팀은 3교대 근무인 만큼 야근이나 심야 근무자에게도 식사를 제공한다.
회사 내에는 게임 생방송과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2층과 3층에도 스튜디오 룸이 있어, 주요 방송들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촬영이나 녹화가 자유롭게 이뤄진다.
또 AI 기계 로봇 등 첨단 장비도 도입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장비는 CEO의 관심으로 도입됐으며, 영상 소재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내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으며, 동물 친화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다.
■ ‘토치콘 2025’로 다시 시작하는 ‘토치라이트: 인피니트’
XD는 핵앤슬래시 파밍 액션게임 ‘토치라이트: 인피니트’의 개발 및 글로벌 운영도 맡고 있다. 원래 ‘토치라이트’는 ‘디아블로’ 1편과 2편을 개발한 블리자드 노스 출신의 쉐퍼 형제가 설립한 루닉게임즈에 의해 2009년 개발된 핵앤슬래시 액션 게임이다.
하지만 XD가 2017년 ‘토치라이트’의 IP를 인수했고, 보완을 거쳐 2023년에 ‘토치라이트: 인피니트’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다시 흥행 몰이에 나서도 있다. PC와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SS8 시즌 ‘사막의 군주’까지 진행됐다. XD 측은 SS2 시즌까지는 조금 침체됐지만, 이후 반등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는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지난 시즌에 중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서버 중 한국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 성과가 우상향하고 있는데 대해 XD의 이안 글로벌 운영 총괄은 “크리에이터와 관계가 좋아지고 많아지고 있으며, 이것을 잘 전달하는 프로세스가 있어서 유저들이 많아진 것 같다. SS9 시즌부터 예산을 3배로 올려 한국에서만 진행하는 오프라인 행사나 PC방 랜파티, 온라인 광고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XD는 지난 11일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 타워에서 ‘토치라이트: 인피니트’ 최초의 오프라인 행사인 ‘토치콘 2025’를 개최했다. 출시 2주년을 맞아 유저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개최한 것으로, 약 300여 명의 국내외 유저들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그간의 개발 과정과 9개 시즌의 주요 이슈, 유저 피드백 반영 사례 등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핵심 시스템 및 전투 경험 강화, 빌드 시스템 및 커스터마이징 확장, 파밍 및 성장 시스템 혁신, UI 및 품질 개선, 신규 및 복귀 유저 친화 정책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또한 현장에 참석한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와 코스프레, 이벤트 매치 등이 진행되어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울러 7월 18일 오픈 예정인 신규 시즌 ‘SS9: 현상수배’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이번 시즌은 범죄 액션을 모티브로 한 콘텐츠와 새로운 히어로 특성, 육성 시스템 ‘타워 시퀀스’, 재능 시스템 리워크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즌이다.
■ 전략의 재미 앞세운 신작, ‘에테리아: 리스타트’ 국내 출시 임박
아울러 XD는 한국 미디어에게, 신작 히어로 컬렉션 턴제 RPG '에테리아: 리스타트'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2174년 현실 문명이 눈보라로 붕괴된 후, 인류가 생존을 위해 구축한 가상 세계 '에테리아'를 배경으로 한다. 유저는 초자연 기관 '하이퍼링커'의 일원이 되어 폭주하는 생명체 '애니머스'에 맞서 인류 문명을 지켜내야 한다.
특히 개발진은 이 게임이 서브컬쳐 게임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만들어진 고퀄리티의 그래픽 기반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특정 애니머스를 중심으로 한 연대기 구조의 스토리와 주요 스토리 라인의 풀 보이스 연출들로 인해 서브컬쳐 게임으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카드 기반 턴제 전략 전투를 채택해 속성 상성과 전용 기술, 스킬 조합이 승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도록 전투 시스템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각기 다른 개성과 능력을 가진 하이퍼링커를 조합해 덱을 구성하며, 매 전투마다 속성 상성, 위치, 스킬 활용 등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다.
콘텐츠로는 5챕터로 구성된 메인 스토리를 비롯해 사이드 에피소드, 도전 콘텐츠, 실시간 아레나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실시간 아레나 형태의 PVP는 e스포츠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 대회인 EWS(에테리아 월드 서밋)를 추진 중에 있다.
수집형 RPG인 만큼 과금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XD 측은 무과금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른바 천장 시스템은 80개로 타 게임 대비 상당히 낮으며, 글로벌 서버 기준으로 수백 개의 뽑기권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아시아권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는 지난 6월 5일 출시됐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에는 3분기 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비스되며, PC 스팀 플랫폼에서도 한국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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