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픽셀트라이브에서 개발 중인 '가디스오더'가 오는 9월 24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2D 픽셀 아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사실적 표현과 고해상도 그래픽이 표준처럼 자리잡은 현시점에서, 고전적인 ‘픽셀’을 택해 독특한 정체성과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
픽셀 그래픽은 한때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산물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3D에서 표현할 수 없는 감성을 선보여 새로운 '미학'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스퀘어 에닉스의 '옥토패스 트래블러'와 같은 JRPG가 보여주듯, 픽셀은 ‘향수 자극’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 표현력과 예술적 정체성을 가진다. '가디스오더' 역시 이런 흐름을 이어 가도록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시스템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지점을 노린다.
특히, 대형 퍼블리셔가 주력 타이틀급 프로젝트에서 픽셀 아트를 채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이는 '가디스오더'가 단순히 ‘인디풍’ 감각을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픽셀 아트가 지닌 시장적 잠재력을 검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픽셀 그래픽은 비주얼적으로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가디스오더'에서는 이를 정교한 애니메이션과 실시간 액션 시스템으로 보완한다. 픽셀로 이루어진 전투는 ▲콤보 ▲회피(대시) ▲패링 등 다양한 전투 매커니즘을 통해 평면적인 횡스크롤 구성임에도 나름의 깊이와 무게감을 더했다.
다수의 모바일게임이 PC 플랫폼까지 아우르며, 크로스 플랫폼 형태로 출시하는 것과 달리 '가디스오더'는 모바일에만 집중했다. 이는 작은 액정에서 픽셀로 이루어진 최상의 비주얼을 제공함과 동시에 모바일에서도 '가디스오더'가 자랑하는 액션성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같다. 이처럼 픽셀이 주는 시각적 단순화는 오히려 전투 피드백을 명확하게 만들고, 플레이어가 액션에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픽셀 아트는 여전히 보편적으로 통하는 언어다. 복잡한 로컬라이징이나 지역적 취향에 좌우되지 않고, 시각적으로 직관적이며 문화적 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2D 픽셀 아트'는 경쟁력을 가진다. 카카오게임즈가 '가디스오더'에 기대를 거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AAA급 그래픽 경쟁 대신, 픽셀 아트로 글로벌 유저층에게 ‘감성적 보편성’을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레트로 감성에 목말라 있는 유저층과 새로운 비주얼 경험을 찾는 젊은 세대를 동시에 포섭하고자 한다.
'가디스오더'의 성패는 결국 픽셀 아트와 액션 RPG의 조화에 달려 있다. 도트로 구현한 캐릭터와 배경이 충분히 섬세하고, 액션 메커니즘이 장르 팬을 만족시킬 만큼 정교하다면, 픽셀 그래픽의 새로운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픽셀을 단순히 ‘레트로 감성’으로 소비하는 데 그친다면 경쟁작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디스오더'는 픽셀 아트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비주얼 언어임을 증명하려는 도전이다. 기술력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에, 픽셀이라는 ‘비주류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