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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향의 문화이야기] 진짜 '게임 쇼 앤 트레이드, 올 어라운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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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게임분야에서는 세계 3대 국제 게임쇼, 즉 글로벌 게임 전시회가 있었다. 미국 ‘E3’,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화와 어려움 속에 E3가 폐지됐고, 한 때 국제 게임쇼의 가치 자체에 대한 의문 부호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주춤하기보다 더 큰 도약을 이뤄낸 2025년의 게임스컴, 그리고 도쿄게임쇼는 올해 그 역대급 규모와 풍성한 콘텐츠들로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 냈다.

지난 8월 20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했던 게임스컴에는 행사 기간 내, 총 128개국에서 3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함께 했다. 23만㎡라는 가히 놀라운 규모의 전시 공간에는 1,568개 참가사의 부스가 가득했고, 엑스박스, 유비소프트, 닌텐도를 비롯해 텐센트, 넷이즈게임즈부터 코나미, 캡콤에 이르기까지 굴지의 글로벌 게임사들이 앞다퉈 출동했다. 크래프톤,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다양한 한국 게임사들도 참여했다.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도쿄의 지바시 마쿠하리멧세에서 펼쳐진 도쿄게임쇼에는 1,138개 사가 참여했다. 이 자리를 통해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사 중 캡콤은 신규 IP인 SF액션 어드벤처 게임 ‘프래그마타’부터 호러 서바이벌 게임 ‘바이오 하자드 레퀴엠’, 그리고 귀무자 시리즈의 최신작인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 등의 타이틀을 내놨다.

또 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 퀘스트 1&2 HD-2D 리메이크’와 닌텐도 스위치 2 버전의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인터그레이드’ 등을 선보였다. 반다이남코를 비롯해 코에이테크모, 세가/아틀러스 등도 도쿄게임쇼에 모습을 드러냈고 EA나 라이엇 게임즈 같은 글로벌 게임사들도 참여했다.

넥슨,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컴투스, 스마일게이트와 펄어비스 등 한국 게임사들도 본 게임쇼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작을 알렸다. 전체 참가사 중 54%가 해외 참가사였다니 그야말로 진실한 <글로벌> 게임쇼의 모습이었다.

이 두 게임쇼에 참여하거나, 관람을 위해 방문했던 또 현지 취재를 갔던 게임업계의 많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말 볼거리, 들을 거리가 많았다’ 전한다. 취재진 중 혹자는 내년에는 가지 말아야겠다 또는 더 많은 수의 취재팀을 꾸려 가야겠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 각지에서 찾아든 게임사와 그들이 내놓은 콘텐츠가 엄청났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이 두 게임쇼에서는 단순히 게임사들이 부스를 차리고, 게임을 출품하는 그 이상의 내용들이 담겼다. 개발자 컨퍼런스를 비롯해 각종 쇼케이스와 행사가 요소요소 구성되어, 시연 그 이상으로 듣고 살피고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각종 게임뿐 아니라 개발자들이 조명됐고, 그들의 깊고도 풍성한 개발 스토리, 향후의 중점 방향 및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다뤄지는 현장이었다.

각각의 게임쇼 관해 여러 게임사, 신작 그리고 개발자들의 소식이 매우 흥미롭고 반가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11월 한국에서 마련될 또 하나의 게임쇼, 지스타가 떠올랐다. <게임 쇼 앤 트레이드, 올 어라운드>라는 멋진 의미를 가진 한국의 게임쇼 G-Star 2025 말이다. 

올해 11월 13일부터 16일, 다시 한번 부산 벡스코에서 마련될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의 올해 전시 규모는 약 3,010 부스로 알려졌다. 지난해 3,359 부스 대비 10%가량이나 줄어든 규모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 하는 전시 구역(Business to Customer, B2C)의 300 부스 규모 전시장에는 금번에 메인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크래프톤, 넷마블, 네오위즈, 웹젠과 위메이드커넥트 등이 참가를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를 위한 구역(Business to Business, B2B)에는 스마일게이트와 삼성전자, 텐센트코리아 등이 합류를 확정한 상태다. 지스타 조직위 측에서는 행사 개막 전까지 참가사를 추가 유치할 계획이긴 하나, 대형 게임사의 추가 참여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더더욱이 각 게임사들의 타이틀 또한 관람객들이 손에 꼽는 대형 신작이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자칫 글로벌 게임 축제라는 표현이 무색해질 정도다.

물론 게임사 입장에서 신작, 개발작의 시연용 버전을 별도로 준비해야 하고 현장의 반응도 살펴야 하는 게임쇼는 늘 꽤나 큰 부담을 해치고 나와야 하는 자리다. 부스 운영의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며, 갈수록 세계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 국내 게임쇼보다는 해외에서 마련되는 기회들로 눈이 돌아간 경우도 많아 올해 지스타의 규모가 이렇게 줄었나 추측되기도 한다.

허나 세계 3대 국제 게임쇼에 이어, 4대에 해당되는 국제 게임쇼라 스스로 명명했던 지스타 아니던가. 지스타 2025에 대해 고민과 노력이, 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올 어라운드’하는 진짜 국제 게임쇼로 도약하기 위해 말이다. 

이미 지스타 측에서도 이런 노력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컨퍼런스 G-CON의 규모를 확대하고, 게임 산업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인 ‘내러티브’를 메인 테마를 삼아 다각적으로 연사를 확보한 부분 등 말이다. G-CON 연사로는 일본 롤 플레잉게임(RPG)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호리이 유지는 물론 게임스컴 3관왕에 빛나는 ‘P의 거짓’의 개발 총괄인 최지원 라운드 8 스튜디오 디렉터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특히 더 다양한 글로벌 게임사들의 참여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 공개되지 않은 신작 발표나 새로운 게임 정보를 풀어놓는 정말 ‘가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지스타 2025 또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선사하는 진짜 국제 게임쇼가 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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