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DMA) 공개 의견수렴 과정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DMA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공식 요구했다. 애플은 DMA가 “사용자 경험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보안 위협을 증가시킨다”며 법 폐기 또는 대체 입법을 촉구했다.
의견서에서 애플은 에어팟(AirPods)을 활용한 실시간 번역 기능이 유럽 지역 출시에서 지연된 사례와, 아이폰 화면 미러링 기능이 노트북·TV 등으로 복제되지 못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DMA가 경쟁사 제품과의 강제 상호 운용성을 요구하면서 민감한 대화 데이터가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은 삼성전자가 DMA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불공정 경쟁’ 사례로 꼽았다. “유럽 내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나, 혁신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만 규제 대상이 된다”는 주장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 요구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토마 레니에 집행위 기술주권 담당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애플은 시행 초기부터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DMA를 폐기할 일은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올해 4월 최초의 DMA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며, 복수의 추가 위반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도입되어 지난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 별도 규제하는 법이다.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현재 애플을 포함해 7개 기업이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상태로, 삼성전자는 요건 미충족으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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