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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전성시대에 맞선 도전, 카카오게임즈 '가디스오더'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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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에서 하나의 공식이 된 자동 시스템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다. 게임은 어디까지나 직접 조작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불호'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호'의 대립은 맞고 틀리다는 정답의 기준 없이 개인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게임 홍수 속에서 수동 조작으로 모든 게임을 맛보기란 사실상 힘들다. 기본적으로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콘텐츠가 개방되는 모바일게임 구조와 장시간 게임을 붙들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 등 갖가지 이유가 더해지면서 "적절한 자동은 재미와 별개로 편의성을 살려준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수동 조작만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액션 RPG '가디스오더'가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지난 9월 24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자동이 만연한 지금 이를 정면으로 배신한 것은 자신감의 표출일까. 아울러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고품질의 비주얼이 난무하는 현 상황에서 2D 픽셀 아트를 내세운 '가디스오더'는 그야말로 현 시대의 게임 트렌드를 정면으로 벗어난 비주류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 왕도를 걷는 정석 스토리

'가디스오더'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왕도물에 가깝다. 주인공인 카플란의 왕녀 리즈벳이 다양한 동료들과 세계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는 한 마디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그녀는 모험을 떠나면서 다양한 캐릭터들과 만나는데, 이들은 그녀의 동료가 되기도 하지만 적대 세력이 되기도 하면서 하나의 이야기에 갈등과 동료애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했다.

초반에 이야기의 몰입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글로벌 런칭에 앞서 일부 국가에서 진행한 소프트런칭을 통해 초반 스토리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지적되어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초반 이야기의 흡입력은 강하지 않다.

다행히 3장부터 리즈벳과 대립하는 세력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1.5배속 지원으로 속도감도 더했다.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서는 일러스트와 더빙을 과하지 않게 적절히 활용했다. 

'가디스오더'가 자랑하는 2D 픽셀 아트를 강조하고자 일러스트를 극도로 자제한 느낌인데, 덕분에 픽셀로 구현된 캐릭터의 다양한 모션과 표정, 연출력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 솜씨가 탁월함을 알 수 있다.

 

■ 화려하지만 아쉬움도 공존하는 전투

정식 출시에 앞서 미디어 시연회를 통해 미리 즐겨봤을 때 느낀 전투의 아쉬움은 캐릭터의 피격 식별과 타격감을 들 수 있다. 픽셀로 구현된 아트는 화려함을 강조하여 스킬을 사용하는 재미가 있는데, 정작 이 화려함이 피격 당할 때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타격감 또한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상 이를 진동이나 부수적인 장치로 구현하기 어렵기에 터치에서 느끼는 타격감의 한계가 꽤 빠르게 다가왔다.

전투에서는 3명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교체해가며 전투를 펼친다. 각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조된 스킬들을 바탕으로 2D 고유의 아기자기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기본 공격도 연타가 아닌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콤보가 발동하고, 기본 공격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홀드기를 사용하고, 스킬과 같은 특수기도 존재한다. 방어와 회피를 원 버튼으로 처리한 부분도 오히려 여러 가지 버튼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어 크게 불편함 없이 다가왔으며,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방어를 사용하면 패링으로 역습을 노릴 수도 있다.

링크 교대로 교체한 캐릭터는 모습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전장에 남아 전투를 도와주는데, 이렇게 어그로를 끄는 것도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면서 전투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마을 이동과 달리 전투에서는 Y축이 없어 X축으로만 진행되는 평면적인 구조의 한계도 엿보이지만, 벨트스크롤 특유의 감성을 보여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조작 실력이 그대로 게임에 반영되는 수동 조작의 묘미를 추구했다.

다만 전투 외적인 부수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 예컨대 필드에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조금씩 회복한다거나, 필드에 체력 회복 아이템을 배치하는 등 전투 외적인 변수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캐릭터 운영을 보다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컨트롤보다 성장이 우선

'가디스오더'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임무 클리어를 위한 비중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예컨대 캐릭터 레벨이 스테이지 조건에 미치지 못해도 피지컬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각 임무에는 적정 레벨이 존재하고, 대부분 해당 레벨에 근접하면 힘겹게라도 클리어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적정 레벨 대비 캐릭터 레벨이 낮다면 이를 컨트롤로 커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런 점에서 '가디스오더'는 캐릭터의 레벨, 정확히는 성장의 의존도가 더 높은 모습이다. 수동 조작(컨트롤)과 비율로 따지자면 7:3 정도다. 그만큼 성장이 중요한데, 이는 단순히 레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물, 장비, 기술, 해방 등 부수적인 성장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마치 양날의 검과 같아서 조작이 미흡해도 레벨이 높다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미흡한 레벨을 조작으로 커버한다는 '컨트롤의 재미'와는 상충하는 부분이다.

캐릭터는 가장 높은 등급인 SSR부터 시작해 SR 등급으로 나뉜다. 주인공 리즈벳은 SSR 등급이며, 그녀를 따르는 심복인 엘리자벳과 얀은 SR등급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라면 최고 등급의 캐릭터를 얻는 순간 막혔던 혈이 뚫리듯 임무를 쑥쑥 미는 모습을 예상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가디스오더'는 전투가 수동으로 진행되기에 SSR이 확실히 SR등급보다 좋은지 빠르게 판별하기가 어렵다. 물론 레벨업에 따른 성장을 하고 장비와 성물을 갖춰 어느 정도 성장하면 강함의 차이가 피부로 느껴지겠지만, 초반에 캐릭터를 얻은 후에는 이런 강함의 정도가 빠르게 와닿기 힘든 구조다. 추가로 SSR등급을 가졌어도 조작 실력이 좋지 않다면 SR등급만도 못한 전투를 보여줄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사용하고자 하는 캐릭터의 공격 스타일이나 스킬 등 일부 정보를 알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유사한 캐릭터 없이 각 캐릭터의 개성이나 역할, 공격 방식이 모두 차별화되어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 비주류의 용기, 그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

'가디스오더'는 출시와 함께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매출 순위는 아직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장에 이런 게임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선 박수를 쳐주고 싶다. 유사한 게임이 너무 많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전작이라 할 수 있는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픽셀 아트를 더 다듬어 픽셀 장인의 손길을 보여줌과 동시에, 수동 조작을 통해 오롯이 클리어의 여부를 유저 스스로에게 맡기는 대범함은 신선하다.

전체적인 BM은 기존 모바일게임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적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SSR 등급 영웅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에서 수집 피로도가 크지 않은 편이며, 천장은 80회로 SSR 등급을 무조건 획득할 수 있어 '양심적'이라고 칭찬할 수 있다.

자동 시스템이 대세가 된 시장에서 수동 조작과 픽셀 아트라는 비주류의 길을 택한 '가디스오더'의 선택이 과연 얼마나 많은 유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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