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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재팬 백영훈 대표, 스토브 전략을 말하다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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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amer 편집부

한국의 글로벌 게임 기업 스마일게이트가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로 세계적 성공을 거둔 이 회사는 지금 '스토브'라는 자사 플랫폼을 핵심으로 삼아 게임 산업 구조 자체를 재정의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필자도 다소 오해했던 부분인데, '스토브'는 단순한 유통 서비스가 아니었다. 기존 대작 중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개인이나 소규모 스튜디오가 자유롭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화시키려는 점에 그 본질이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인디 게임 지원을 내세우는 것은 자선적인 의미가 아니다.

백영훈 대표가 말하는 것은 CtoC라는 개념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로블록스'로 대표되는 것인데, 사용자가 플레이어면서 동시에 창작자이기도 한 양 방향적 생태계다. UGC라는 단어의 발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발상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것이, 스마일게이트가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샌드박스형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처럼 사용자가 스스로 게임을 창조하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스토브와의 연계를 통해 작품이 가시화되고 유통되며 수익화된다. 백영훈 대표는 이 구상을 '차세대 생태계'라고 부른다.

AAA 개발의 리스크가 글로벌하게 높아지는 가운데, 그들은 '개인의 창조력'을 축으로 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위험을 두려워해 실행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위험”이라고 말하는 백영훈 대표의 말에는 스마일게이트가 오랜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실행력과 다음 10년을 내다보는 확신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인디 지원, CtoC, 샌드박스. 이들을 잇는 선의 끝에 스마일게이트가 지향하는 '새로운 게임 경제권'이 보일 수 있을까.

백영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메가포트 부문 대표 / 스마일게이트 일본 법인 대표 / 스토브 사업 총괄 대표
백영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메가포트 부문 대표 / 스마일게이트 일본 법인 대표 / 스토브 사업 총괄 대표

 

Q : 지난해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로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인디를 주제로 여러 가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백영훈 대표(이하 백영훈): 말씀해 주세요.

Q : 굳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한국의 대형 게임사들은 모두 인디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마일게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브'라는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메이커가 보유한 플랫폼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런칭 초기부터 자사 작품이 아닌 것도 다루고 있어서 이런 서비스로는 상당히 드문 패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영훈: 확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Q : 그런 식으로 인디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지만, 근본적으로 글로벌 인디 시장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가요?

백영훈: 메이저 스튜디오나 메이저 퍼블리셔가 세상에 많이 존재하고, 그런 회사들은 자신들이 인디 타이틀의 서비스를 하고, 자신들이 그 인디 타이틀의 IP를 가져가는, 그런 구성이 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Q : 그건, 확실히 그렇네요. 그래서 “어디가 인디지?”라는 타이틀도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는 거지만요.

작성 시점(10월 13일)의 스토브 주간 판매량 랭킹을 살펴보면, 상위 10위권에는 다양한 인디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는 스마일게이트의 자사 작품이 없다. 그러나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플랫폼으로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성 시점(10월 13일)의 스토브 주간 판매량 랭킹을 살펴보면, 상위 10위권에는 다양한 인디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는 스마일게이트의 자사 작품이 없다. 그러나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플랫폼으로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백영훈: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스토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하고 독특한 게임을 더 많이 판매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기존 유명 업체보다는 훨씬 작지만, 다양하고 독특한 게임을 보여줄 수 있는 산업이 바로 '인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즈니스라 큰 타이틀도 원하지만, 게임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인디 게임이 스토브에 많이 참여해 주길 바랍니다.

Q : 그렇군요, 다양성. AAA도 상당히 힘들어지고 있잖아요.

백영훈: AAA급 게임은 개발 비용도 엄청나게 들죠. 중국 회사처럼 어마어마한 양의 콘텐츠 게임을 계속 개발하며 오리지널 IP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 순간의 재미나 독창성 같은 게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인디의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팰월드' 같은 대단한 게임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창적인 게임이 상당히 나오고 있어서, 그쪽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핀오프 작품 '팰월드: 팰팜(Palworld: Palfarm)'도 발표되어 IP로서 확립될 기세다.
스핀오프 작품 '팰월드: 팰팜(Palworld: Palfarm)'도 발표되어 IP로서 확립될 기세다.

Q : 지금 인디 게임의 대표로 '팰월드'가 언급되었으니, 좋은 타이밍이라 물어보고 싶은데요, 인디 게임의 경계선을 어디쯤으로 생각하시나요?

백영훈: 저도 결국 대기업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팀이 이런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이 정도 투자하면 이 정도 매출이 나고 이익이 이 정도 남을 거라고, 평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디라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워져서, 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는 조직 단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로벌하게 인디와 스토브의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며, 융합되어 스토브를 통해 다양한 것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 확실히 스팀이 세계 최대 플랫폼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매출이나 다운로드 인기 랭킹의 대부분은 메이커 제작 게임인 만큼, 스팀이 '인디 플랫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래서 스토브 같은 존재가 그대로 발전해 주면 감사하겠네요.

하지만 메이커 제작 게임에 사람들이 끌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 플랫폼 전체 차원에서 보면 ‘손님 유인용’ 같은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인디 게임의 대부분은 무명작가의 무명 타이틀이니, 플레이어들에게 즐겨주게 하려면 뭔가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평균적으로 매일 50개 이상의 신작이 스팀에서 출시된다. 성공한 인디 게임은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지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매일 50개 이상의 신작이 스팀에서 출시된다. 성공한 인디 게임은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지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백영훈: 인디 게임이라고 해서 사용자가 일부러 플레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재미있는 게임이 중요한데, 그 안에는 대형 메이커의 게임도 있고 인디 게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디 게임을 위한 별도의 공간 같은 것을 마련해 노출하는 식으로, 일반 사용자까지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이 세계 최고의 플랫폼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스팀에 있는 작은 인디 작품들은 사용자에게 노출되지 못한 채 그대로 사라지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스토브는 인디 개발자 여러분의 고민을 고려해, 어떤 작품이든 사용자에게 노출될 기회를 만들 생각입니다.

Q : 노출도 문제지만, 진정한 인디 개발자들은 홍보 비용도 현지화 비용도 전혀 없잖아요. 없는 게 당연하지만, 그게 문제가 되는 상황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백영훈: 말씀하신 대로, 어떻게 노출하느냐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지화(로컬라이즈) 비용 등이 부족한 경우도 많아 골머리를 앓는 분들이 계신 데, 저희는 이런 고민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돕기도 합니다. 스팀은 단순히 배급만 하는 플랫폼이지만, 스토브는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인디 회사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생각입니다.

Q : 그것은 정말 멋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만, 솔직히 말해 그것만으로는 큰 사업이 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요. 아니, 어쩌면 인디로 남아있는 한 장래에도 거의 그렇게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1,000개 중 1개 정도는 엄청난 히트가 나올 수 있으니, 어딘가에서 대박이 날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효율이 좀 나쁘지 않습니까. IP를 품거나 굿즈를 판매하는 곳도 많지만, 그것 또한 위험이 큽니다. 스토브, 아니, 스마일게이트가 인디 개발자들에게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백영훈: 예를 들어, 저희가 오픈 월드 액션 게임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뭐 최소 100억 원 정도는 기본이고, AAA급이라면 그보다 훨씬 많은 개발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물론, AAA급을 만든다고 해도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인디냐 하면, 말씀하신 대로 그것만으로는 사업을 하는 것이 꽤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인디라는, 그 회사나 개인, 타이틀 같은 부분만 보고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서는 힘들겠지요.

Q : 요즘은 정말 너도나도 인디에 뛰어들고 있으니, 더욱더 "그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지 않던 회사들이 뛰어들면 특히 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백영훈: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도달한 결론은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Q : 라고, 말씀하시면?

백영훈: 지금 바로 샌드박스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처럼 C2C(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과 게임을 결합한 형태입니다.

그 샌드박스에 인디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서 무언가를 만든다면, 인디 개발자로서 유니티(Unity) 등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고, 조금 더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개발자들이 생태계에 들어오게 되면, 최종적으로는 꽤 큰 사업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디 크리에이터들이 저희의 샌드박스 게임을 활용한다면, 저희 플랫폼에서 아주 성공적인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크리에이터 지원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로블록스
크리에이터 지원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로블록스

Q : 지금 스토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중인데, 예상치 못한 것이 나왔네요. 이거 기사에 써도 되는 내용입니까?

백영훈: 괜찮다고 결정했으니까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웃음).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모델은 C2C(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샌드박스와 결합한 플랫폼입니다.

Q :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영훈: 우선 큰 플랫폼이 하나 있고, 그 플랫폼 안에서 C2C가 가능한 샌드박스 게임을 출시합니다. 샌드박스 게임에 포함된 도구를 사용해서 샌드박스 내에서 게임을 만들면, 그것이 저희 자체 플랫폼의 메인 페이지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Q : 오? 아까 잠깐 언급하셨던 "묻히지 않게 하는 정책"이라는 건가요?

백영훈: 네. 물론 다른 앱이나 프로그램으로 만든 게임이라도 출시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저희의 샌드박스 툴로 개발한 게임도 이 플랫폼에서 출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고, 그 생태계에 인디 크리에이터분들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 먼저 확실히 해두고 싶은데요, 그 '플랫폼'은 스토브이고, '샌드박스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스토브와는 별개의 이야기인 거죠?

백영훈 : 네. 지금은 그 샌드박스 게임을 준비하고 있고, 그 샌드박스 게임이 스토브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백영훈 대표의 스토브 전략 "게임의 미래, CtoC 생태계에 있다" (후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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