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자사의 대표 MMORPG ‘검은사막’의 대표 행사인 ‘칼페온 연회 2025’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매년 연말이면 유저들과 개발진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던 축제의 장이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이번 연회는 오프라인 현장 없이 오직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펄어비스는 공지를 통해 “신규 클래스 공개와 겨울 업데이트 발표에 더 집중하기 위해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를 쉬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몇 년간 유저들이 직접 찾아와 열띤 환호를 보냈던 오프라인 칼페온 연회는 잠시 멈추게 되었다.
‘칼페온 연회’는 단순한 업데이트 발표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매년 연말이 되면 개발진과 모험가(유저)가 한 공간에서 마주하여 지난 1년의 여정을 함께 돌아보고, 게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신규 콘텐츠 발표와 개선으로 유저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지고, 깜짝 발표에 모두가 감탄하던 분위기는 온라인 방송으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그렇기에 올해 온라인으로 만나는 칼페온 연회는 많은 모험가들에게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오프라인 행사를 쉬어간다”는 표현을 썼다. 단순히 행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의 중심을 ‘콘텐츠 발표’로 재편하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공지에서도 “모험가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는 문구가 덧붙여졌다. 즉, 올해는 화려한 무대보다 ‘깊이 있는 발표’로 승부하겠다는 방향성이 드러난 셈이다.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아쉽지만 그만큼 발표 내용이 탄탄하면 괜찮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1년에 한 번뿐인 오프라인 만남의 기회를 잃었다”는 허전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지난해 칼페온 연회는 정식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하는 '검은사막 페스타'로 개최되어 해외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초청할 정도로 성대하게 펼쳐져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단순한 팬미팅 이상의 의미, 즉 ‘검은사막이라는 세계를 현실에서 함께 체험하는 축제’였던 만큼, 그 현장감의 부재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이번 온라인 전환이 완전히 부정적인 변화만은 아니다. 온라인 생중계라는 형식은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는다. 이전처럼 참가 인원에 제한이 있거나, 먼 거리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해외 모험가들도 함께 시청할 수 있다. 글로벌 서비스 중인 '검은사막'의 특성상, 이번 형식은 “모든 모험가가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연회”로 발전할 가능성도 품고 있다. 결국 ‘현장에서의 열기’는 사라졌지만, ‘접근성과 확산력’이라는 새로운 장점이 생긴 셈이다.
게임업계의 흐름으로 보더라도, 이러한 변화는 의미가 있다. 대형 게임사들의 연례 행사가 점차 '콘텐츠 중심의 발표회'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운영비, 안전 관리, 공간 제약 등 오프라인 행사의 부담을 줄이고, 대신 영상 제작과 연출, 소통 시스템에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펄어비스 또한 이번 선택을 통해 ‘칼페온 연회’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즉, 단순한 팬 이벤트가 아닌, ‘콘텐츠 공개와 커뮤니티 공유의 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물론, 이 변화에는 과제가 따른다. 온라인 중심의 연회가 기존 오프라인 행사의 몰입감과 감정선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단순히 영상을 송출하는 것을 넘어, 채팅과 실시간 질의응답, 시청자 참여형 이벤트 등을 통해 유저가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해야 한다. 스트리밍의 품질, 발표의 구성, 개발진의 메시지 전달력 등 여러 요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오프라인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 위해서는 연회 이후의 커뮤니티 소통도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발표 이후 온라인 간담회나 소규모 팬미팅, 혹은 지역별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마련해 함께 만나는 경험을 부분적으로라도 이어간다면, 유저들의 아쉬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칼페온 연회는 오는 12월 13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펄어비스는 이번 연회를 통해 신규 클래스와 대규모 겨울 업데이트를 중심으로 한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선택이 ‘쉬어가는 해’로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연회’로 기억될지는 펄어비스의 준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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