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e뉴스

[현장] 반다이남코 ‘에이스컴뱃’ 30년, 불변의 가치를 지킨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플라이트 슈팅 게임 ‘에이스 컴뱃’ 시리즈의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4일 부산에서 ‘에이스 컴뱃’ 시리즈 30주년 기념 프라이빗 팬 이벤트 ‘미션 디브리핑’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지스타 2025를 맞아 약 30여 명의 팬을 초대해 진행하는 이벤트로, ‘에이스 컴뱃’의 코노 카즈토키 디렉터가 참석해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리고 디렉터와의 담화와 식사, 사인, 기념사진 촬영 등의 행사로 진행됐다. 이 이벤트가 진행되기 전 코노 카즈토키 디렉터와의 언론 인터뷰가 진행됐다.

코노 카즈토키 디렉터는 1994년 남코에 입사한 이후 30년간 ‘에이스컴뱃’ 시리즈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반다이남코 에이시즈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단순한 경영진의 역할을 넘어 여전히 현장의 중심에 있다. 인터뷰 당일에도 온라인으로 개발 회의를 했던 그와의 만남은 게임 개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 대화로 이어졌다.

반다이남코 에이시즈 코노 카즈토키 디렉터

‘에이스컴뱃’이 30년간 지켜온 가장 본질적인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코노 디렉터는 명확하게 답했다. "플레이어가 에이스 파일럿이 된다는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을 30년간 유지해온 시리즈"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30 년간 다양한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게임 설계의 핵심을 드러낸다. 전쟁을 테마로 하면서도 평화라는 주제를 유지해온 것처럼, ‘에이스컴뱃’은 시대와 무관하게 플레이어가 영웅 파일럿이 되어 전쟁을 종결한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에 일관되게 집중해왔다.

이러한 철학은 게임의 세부 설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에이스컴뱃’의 주인공들이 침묵하는 에이스라는 점은 의도적인 선택이다. 플레이어가 곧 주인공이라는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팀은 주인공에게 강한 개인사나 감정적 배경을 부여하지 않는다. 남동생이 있거나 쓰러뜨려야 할 아버지가 있다는 설정처럼 몰입을 깨뜨릴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한다. 이는 게임이 단순히 조종사가 되는 기술적 체험을 넘어, 정신적으로 그 역할에 완전히 동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신중한 설계다.

30년간 플라이트 슈팅이라는 장르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힘을 묻는 질문에, 코노 디렉터는 두 가지 핵심을 제시했다. 첫째는 고객을 감동시키고 만족시키고 싶다는 기본적인 목표 아래 놀라운 비주얼, 내러티브,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고, 둘째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또한 한국 부산에서 팬들과 만나며 세계 어디서나 게임을 즐기는 팬들의 존재를 직접 확인한 경험이 중요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글로벌 팬 커뮤니티를 더욱 확산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표했다.

발전하는 기술 환경에서도 ‘에이스컴뱃’은 새로운 도전을 피하지 않았다. 시리즈 중 ‘어설트 호라이즌’과 ‘인피니티’는 기존의 철학과 다른 접근을 시도했던 타이틀들이다. 당시 고객들의 찬반 양론이 갈렸고, 팬과 개발팀 모두에게 시련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코노 디렉터와 팀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시리즈를 만드는 사람이 고객보다 먼저 질린다"는 깨달음이었다. 제작진이 변함없는 ‘에이스컴뱃’을 원하는 고객의 기대를 외면하고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것은 ‘에이스컴뱃’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실패의 경험이 있었기에, 시리즈는 더욱 철학을 굳게 가질 수 있었다.

세계관 구축에서 코노 디렉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팬들이 얼마나 그 세계를 믿게 하는가"다. 게임에 등장하는 궤도 엘리베이터나 네트워크 같은 근미래 기술들이 얼마나 리얼한지를 전문가와 소통하고 충분한 조사를 통해 검증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SF 같지만 뭔가 진짜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개발팀은 실제 전투기 기지를 방문하고, 파일럿들과 직접 대화하며, 군사 전문가들과 협업한다. 파일럿들에게는 실제로 하늘을 날 때 멀리 있는 전투기를 어떻게 발견하는지, 구름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회피하는지 같은 직접적인 경험담을 질문한다. 이런 현실적 요소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바로 창의성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팬 커뮤니티로부터의 피드백과 관련해, 코노 디렉터는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팬의 아이디어를 직접 받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저작권이나 창작 권리의 문제를 피하기 위함이다. 다만 개발팀은 팬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한다. SNS에서의 논의가 전 세계 팬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피드백이 개발 회의에서 더욱 활발히 논의되는 것은 분명하다.

‘에이스컴뱃’의 세계관을 영상 매체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검토되었다. 코노 디렉터는 ‘에이스컴뱃’을 세계에 퍼뜨리기 위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유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전투기를 비행하게 하는 것의 높은 비용 때문에 구체화되지는 못했다. 대신 게임 내에서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RPG 같은 다른 장르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에이스컴뱃’의 핵심은 플라이트 슈팅이지 시뮬레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스트레인지 리얼’이라 불리는 방대한 세계관과 설정, 역사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신작 개발과 관련해, 기술 진보와 창의성의 균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코노 디렉터에게 그래픽은 매우 중요하다. 기술과 하드웨어의 성능이 올라가면서 그래픽이 개선되는 것은 리얼한 하늘을 나는 경험을 직접 전달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게임 개발 시에는 기술과 하드웨어의 성능, 게임 메커닉, 내러티브 사이에서 리소스를 어떻게 분배할지가 매번 고민하는 과제다.

‘에이스컴뱃 7’에서 선보인 VR 모드는 하늘을 나는 감각에 대해 큰 기여를 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코노 디렉터는 평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큰 과제도 남겼다. VR 모드는 메인 게임과는 다른 별개의 게임을 만드는 수준의 비용, 시간, 설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개발팀이 실질적으로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만들 수는 없다는 솔직한 결론에 도달했다. 훌륭한 경험이었지만, 그 대가는 막대했던 것이다.

코노 디렉터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국 팬들을 향한 감정을 표현했다. 어제 팬 미팅에서 만난 한국 팬들은 수줍음이 많고 귀여웠다고 한다. 기념 촬영과 악수를 나누며 느껴진 것은 ‘에이스컴뱃’에 대한 열의와 사랑이었다.

그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30년간 플라이트 슈팅 게임을 만들어온 개발자의 원동력은 결국 그 끝에 있는 팬들의 존재였다.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