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게임의 영향력이 늘고 있다. 한국업체와 협업해 서비스하는 작품도 있지만, 중국에서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KGMA, 회장 이택수)는 중국게임의 수입 현황과 전망, 문제점을 집는 신년 토론회를 열었다.
22일 서울 서초구 더화이트베일에서 진행된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하나’ 토론회는 KGMA와 한국게임학회가 공동 주최하며 매경닷컴·매경비즈가 후원했다. 발제 및 토론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태희 유통지원팀장,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이 나섰다.
첫 발제자 이태희 유통지원팀장은 한국게임의 중국 서비스 판호 문제를 먼저 꺼냈다. 중국이 판호(서비스 허가)를 중단하면서 국내업계까지 영향을 미쳤고, 진흥에서 규제로 방향을 바꾸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어 거대 자본의 한국 게임업계 지분 인수를 기반으로 한 우회적인 영향력 확대도 짚었다. 한국 의존도가 높았던 기술력도 비슷하거나 추월당했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전달했다.
이 팀장은 “2018년까지 국내 대형 게임사의 변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풀이된다. 하지만 매년 중국게임의 진출과 시장 장악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한국 게임시장은 승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한국업체가 승자의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현황을 분석했다.
현업에 종사 중인 이승재 대표는 중국게임의 장단점을 업계인의 시점에서 국산 게임의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해 중국게임 수입을 선택한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생존을 위한 방법이 많지 않으며, 개발에 집중할 수 없는 투자 환경의 부재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것 같다”라며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특정 콘텐츠를 제한하기도 어렵다. 중국게임의 기술력이나 운영, BM은 한국게임이 배워야 할 부분도 있다. 창의성과 의미 있는 실패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뒤바뀐 상황을 언급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10년 전 중국에서 ‘늘어나는 한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하나’라는 세미나가 비밀리에 열렸는데, 지금은 한국이 중국게임의 영향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을 쫓아오는 상황을 인정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과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중국게임은 퍼블리셔에게 매력적이다. 가격이 싸고,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모바일게임의 경쟁력이 뒤처진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도전이 필요하며, 중국에서 한국게임이 겪는 상황을 중국게임에도 적용하는 강력한 비과세장벽으로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이창희 국장은 한국과 중국게임의 공정경쟁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게임의 수입을 막는 직접적인 장치는 할 수 없어도, 최소한의 룰(규칙)을 지키도록 할 필요성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중국게임은 국내 실정을 무시한 프로모션이나 허위과장 광고로 수익을 올리고, 고객 서비스를 등한시하는 일명 ‘먹튀’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 국장은 “한 게임업체 대표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데, 한국은 외국 기업을 보호하는 것 같다. 정부가 더 스마트해졌으면 한다’고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한국게임을 지킬 수 있는 여러 장치-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며, 현업 기자와 산업계는 물론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토론회는 중국게임 수입과 서비스에 대한 찬반 의견이 오갔다. 먼저 이태희 유통지원팀장은 국산게임이 중국에 수출돼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무역장벽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승재 대표는 중국게임을 찾는 유저가 있으면 서비스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유경쟁시장이라는 입장이다. 단, 규칙을 지키지 않는 업체를 막을 방법이 필요함에는 동의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무역의 관점에서 산업 보호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고, 이창희 국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끌어낼 수 있도록 여론과 시장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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