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에는 독특한 개념이 있다. 이용자가 스스로 결성하고 모이는 혈맹이다. 흔히 길드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길드는 MMORPG에서 유저 간의 협력과 소통을 위한 필수 시스템으로 꼽힌다. 반면, ‘리니지M’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소통은 물론 전쟁과 전투, 대립의 기초 단위로서의 기능이 강하다. 피로 맺어진 동맹이란 뜻처럼 더욱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 이는 지난 2017년 6월, 출시부터 지금까지 ‘리니지M’의 흥행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리니지M’의 혈맹은 군주 클래스만 창설할 수 있다. 사냥과 육성이 어려움에도, 유저들이 군주 클래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오직 혈맹을 만들기 위함이다. RPG의 역할 구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군주는 다른 전투 혹은 보조 직업군보다 약간 낮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대신 혈맹의 방향성과 필요한 지원들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혈맹은 다른 혈맹과 대립하는 최소 단위의 집합체다. ‘리니지M’ 속 아덴 월드에서 벌어지는 많은 갈등은 곧 혈맹이 대립하면서 발생한다. 혈맹의 대립은 공성전까지 확장된다. 공성전은 성의 소유권을 걸고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콘텐츠다. ‘리니지M’에서 혈맹은 성을 차지한 성혈과 권력에 맞서 싸우는 반왕, 성혈과 우호적은 라인, 친목을 우선하는 중립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콘텐츠가 아닌 서사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한다.
엔씨소프트는 혈맹이 가진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시스템을 선보였다. ‘리니지M’에서 최초로 선보인 복수 시스템(PVP북)이 대표적이다. 나를 공격한 유저를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바탕으로 혈맹원과 함께 반격하거나 전투를 치르는 등 다양한 관계(배틀 커뮤니케이션)이 생겨난다.
최근에는 군주의 일기를 통해 혈맹이 가진 의미가 재조명됐다. 유저가 혈맹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며 쌓은 에피소드와 인증샷을 공유하는 행사다. 유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YOLO브라더 혈맹의 군주는 혈맹을 가족이란 단어로 정의했다. 혈맹원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 혈맹원은 소정의 상금을 학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공동명의로 기부해 혈맹과 가족의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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