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겨울 날씨보다 더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오랫동안 굳어지고 기존 수출 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게임사들을 몸집을 줄이거나 새 시장에 나설 준비를 이어가는 등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분주한 모습이다.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인력을 감축하고, 수익이 떨어지는 게임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코로나 시기에 대대적인 개발 인력 확충으로 부흥기를 지낸 게임업계는, 이제 반대로 인력들을 축소하고 체질 개선과 신시장 공략 등을 이어가며 겨울 나기 중이다.
변화의 바람은 천천히 구조조정에 나선 게임사들이 늘어나면서 느껴지고 있다. 먼저 지난 연말에는 '소울워커'의 개발 서비스사로 잘 알려진 라이언 게임즈가 '소울워커'와 관련된 내부 인력을 정리하고, 게임을 타 회사로 이관했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가 자회사 엔트리브 소프트의 폐업 절차에 나섰다. 오랫동안 이어진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고, 서비스 중이던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2' 및 '프로야구 H3'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넷마블 역시 지난해 오래된 게임과 수익성이 저하된 게임들을 하나둘씩 접었다. '쿵야 캐치마인드', '마블 퓨처 레볼루션', '스톤에이지 월드', '몬스터길들이기' 등의 게임이 종료 절차를 밟았다. 단순히 오래된 게임의 서비스 종료가 아닌, 서비스 3년 미만의 게임이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이와 함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이미 네오위즈, 넥슨이 지난 해 웰메이드 게임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서, 다른 국내 게임 회사들도 글로벌을 노린 고품질 콘솔 게임 혹은 충분히 먹힐만한 IP를 들고 세계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로 국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넥슨은 올해도 같은 방정식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성공시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은 후속작인 '낙원: LAST PARADISE'을 선보일 계획이고, 글로벌 슈팅 게임 중심의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퍼스트 디센던트'와 '아크 레이더스' 등을 차례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체질 개선에 나선 엔씨소프트 역시 국내에 먼저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를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콘솔로도 선보이는 캐주얼 난투 게임 '배틀 크러쉬', 트리플A급 슈팅 게임을 목표로 개발 중인 'LLL' 등 기존 노선과는 다른 게임들로 글로벌 공략을 이어간다.
넷마블도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아스달 연대기: 아라문의 검' 등 검증된 IP를 바탕으로한 게임 출시로 어두운 터널 탈출을 노린다. 시프트업 역시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콘솔 플랫폼 기반으로 출시해 글로벌 이용자들을 마주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게임사 대표들는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대부분 위기 극복, 내실 다지기 등을 강조하면서 올해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미 몇몇 게임사들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새로운 피 수혈, 구조조정 전문가 영입, 실무 중심의 대표 교체 등으로 준비를 마쳤다.
국내 게임사들의 최대 게임 수출 지역인 중국 시장이 내부 정책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한 기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은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발 빠르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게임 시장 개척과 공략 강화에 나선 국내 게임사들이 과연 올해 어떤 성적을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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