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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롬-로스트아크', 대만에서 더 빛나는 한류의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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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지나 여행지에서 한국을 알리는 것들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순히 관광 안내에 적힌 한글이 아닌 'Made in Korea'가 각인된 게임,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반가움을 넘어 자긍심까지 느끼게 하며, 한류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대만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게임에서도 이런 경험을 받았다. 오프라인 광고 중에서 건물 외관의 대형 전광판을 사용한 옥외 광고와 지하철 광고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지난 5월 30일부터 대만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일게이트 RPG의 '로스트아크'와 6월 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IP의 신작 '라그나로크: 초심지전' 광고를 대만 수도 타이베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대만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로스트아크(상단)와 라그나로크: 초심지전
대만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로스트아크(상단)와 라그나로크: 초심지전

판호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국 활로가 막힌 상황에서도 대만을 필두로 한 홍콩, 마카오 등의 중화권 지역에서 한국 게임의 인기는 꾸준했다. 이를 방증하듯 대만 PC 및 모바일게임 순위에는 다수의 한국 게임이 포진되어 흡사 한국의 게임 랭킹을 보고 있다고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3형제는 대만 시장에 깊게 뿌리 내린지 오래다. 그중 '리니지M'과 '리니지W'는 대만의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항상 3위 안에 랭크되어 있다. 특히, '리니지W'는 지난 5월 공식 방송 '스튜디오 W'를 대만 현지의 혈맹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등 대만 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인상적인 것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이미 종료했거나 전성기가 지난 작품들이 대만 시장에서 꾸준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 '거상', '오디션', '라테일', '아바' 등이 대만 유저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게임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한국과 대만 유저들의 비슷한 성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대만 유저들에 맞춘 높은 현지화와 다양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넓혀 나가는 데 성공했다.

 

■ 롬, 개발력 만렙인 베테랑 개발진의 신작

최근에는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한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가 대만에서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와 대만에서 동시 서비스를 시작한 '롬'은 블루포션 게임즈에서 '에오스 레드'의 성공을 일궈낸 신현근 사단의 신작이다.

개발 경력 20년의 베테랑 개발진이 포진한 레드랩게임즈는 안정된 팀워크와 검증된 개발력을 갖췄다. 2021년 9월 출범한 신생업체지만, 개발진의 화려한 경력은 이미 중견급 이상의 게임사와 비견될 정도다. 특히, '롬'은 출시에 앞서 진행한 미디어 쇼케이스를 국내와 대만에서 동시 진행할 정도로 대만 시장에 큰 공을 들였다.

출시 후 성적도 화려하다. 국내에서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2위, 대만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서비스 시작 3시간 만에 대만의 양대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무사히 서비스 100일을 마친 현재에도 현재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말 '영지전'을 필두로 한 다수의 콘텐츠 업데이트 효과로 양국에서 매출 순위가 일제히 상승해 더 큰 도약을 예고했다.

'롬'의 흥행은 클래식 MMORPG에 어울리는 충실한 콘텐츠와 작업장 및 불법 프로그램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 다양한 요소가 손꼽힌다. 특히, 그중에서도 착한 BM으로 불리는 유저 지향적인 과금 체계는 과금에 대한 부담을 현격히 덜어줬다. 덕분에 무소과금 유저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돕고, 이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도 고효율을 뽑을 수 있는 구조가 성립됐다.

합리적인 BM 효과는 그대로 드러났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롬'은 출시 2주 만에 매출 천만 달러(약 136억 원)를 달성하며 장기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 아울러, 신현근 PD가 직접 나선 PD 브리핑과 매주 유저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는 Q&A는 소통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PD 브리핑은 대만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그대로 전달되어 콘텐츠 업데이트 현황 및 현재의 정황을 대만 유저들과도 그대로 공유했다.

 

■ 로스트아크, 대만서 제2의 전성기에 도전

스마일게이트 RPG의 '로스트아크'는 우여곡절 끝에 대만 땅을 정식으로 밟게 됐다. 당초 2023년 1월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퍼블리싱을 맡은 해피툭은 유저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서비스 잠정 연기에 돌입한 바 있다. 연기 일정은 생각보다 길어졌지만, 지난 5월 초에 5월 30일 정식 런칭을 확정하면서 무사히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로스트아크'는 PC 게임 순위를 평정하면서 각종 지표의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 무려 132만 명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스팀에서의 글로벌 붐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대만은 주로 현지 매체인 바하무트 랭킹에 따라 인기도를 따지는데, '로스트아크'는 출시와 함께 최상단에 위치해 기대작의 면모를 보였다. 밑으로는 '메이플스토리', '디아블로 4', '라그나로크 온라인', '검은사막' 등이 있으며, 대만 PC 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들의 선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로스트아크'는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로 서비스 6년째를 맞이했다. 대만에서의 늦은 정식 서비스는 이미 서비스 중인 국가 간에 콘텐츠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대만에서는 이미 올해 9월까지 매달 신규 직업과 군단장 업데이트 등의 로드맵을 공개해 빠른 콘텐츠 수급을 약속했다. 아울러, 매달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 끊임 없는 소통도 예고했다.

또한, PC 게임의 특성을 활용해 대만 현지의 하드웨어 업체와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다. 대만의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 업체 V-COLOR와 함께 '로스트아크' 게이밍 메모리(DDR5)를 지난 6월 11일 내놓았다. V-COLOR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IT 박람회 '컴퓨텍스'에도 참가해 '로스트아크' 게이밍 공간을 부스 내에 마련하여 게임과 게이밍 메모리를 함께 알리는 효과도 거뒀다.

 

■ 대만 최고의 퍼블리셔를 등에 업다

이처럼 '롬'과 '로스트아크'는 게임 자체의 게임성과 완성도도 높지만, 해외 서비스 시 해당 지역에 걸맞은 현지화로 대만에서 순조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두 게임이 대만에서 흥행 신화를 써 내려간 데는 대만 현지의 퍼블리셔 해피툭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NC소프트 출신 양민영 대표가 대만에서 일궈낸 퍼블리셔 해피툭은 현재 대만 게임 포털 중 가장 많은 게임 라인업을 자랑한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거상', '라테일', '오디션', '열혈강호 온라인' 등 국내 유수의 인기작을 대만에서 성공시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유저 간담회나 코스프레 게릴라 이벤트 등 광범위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펼쳐 대만 유저는 물론 일반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게임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해피툭은 '롬'의 운영 대행을 맡아 한국을 제외한 대만과 일본 등 글로벌 대행 서비스를 맡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직접 퍼블리싱을 통해 해피툭의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를 낳게 됐다.

한편, 해피툭은 대만에 설립한 한국 게임사 최초로 대만 증권거래소인 타이베이거래소(TPEX) 상장이 승인됐다. 텃세라고 할 수 있는 보수적인 대만의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게임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거둔 의미있는 성과다. 특히, '로스트아크'가 상장 승인에 큰 역할을 했으며, 해피툭의 유연한 경영 마인드가 인정받으면서 대만 최고의 퍼블리셔로 우뚝 서게 됐다.

이처럼 판호로 중국 진출이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들은 꾸준히 중화권 시장을 노크했다. 여전히 중화권 시장의 진출을 준비 중인 작품들이 다수 존재하며, '롬'과 '로스트아크'가 기록한 성공적인 행보는 이제 중화권 시장에 도전하는 작품들에 귀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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