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씨소프트 '호연', 군마혜 성우 '아이자와 사야'를 만나다 < 호연 < 인터뷰 < 사람 < 기사본문

4GAMER, 편집부

엔씨소프트의 신작으로 오는 8월 28일 한국, 대만, 일본에서 동시 서비스될 스위칭 RPG '호연'. '블레이드 앤 소울'의 3년 전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써, 사전예약 특전으로 제공되는 캐릭터 잠행 공주 '군마혜(일본 캐릭터명 글렌 마리나)'를 연기하는 것은 아이자와 사야 성우다. 그녀에게 '군마혜'의 매력과 녹음 당시의 에피소드 등을 들어봤다.

■ 멋지고 기품이 있는, 게다가 상냥하기까지 한 군마혜를 연기했다

Q :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이자와 사야 : 스타더스트 프로모션 성우부에 소속되어 있는 1999년 9월 9일생. 토끼띠 처녀자리인 아이자와 사야입니다.

Q : 아이자와 씨는 자신의 의지로 성우를 꿈꾸며, 소속사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습니다.

아이자와 사야 : 그렇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성우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성우가 되기 위한 공부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우연히 지금 소속사의 오디션을 알게 되어 과감히 지원해서 합격했습니다.

Q : 지금까지 다양한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활약 중인데, 처음 게임 음성 녹음을 했을 때 기억이 남아있나요?

아이자와 사야 : 처음으로 게임 작업을 녹음한 곳이 바로 이 스튜디오(취재 장소)였어요. 그날도 이 소파에 앉아서 대본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Q : 아이자와 씨와 이곳은 그런 역사가 있었군요. 소파에 앉아 있던 당시의 아이자와 씨에게 지금의 아이자와 씨가 말을 걸 수 있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가요?

아이자와 사야 : 으~음. '덕분에 지금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요(웃음).

Q : 일이 계속해서 할 수 있었기에 다시 이곳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이군요. '호연'에서 군마혜를 연기했는데, 연기하기 전에 캐릭터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아이자와 사야 : 15살인데도 불구하고 외모는 어른스럽고, 자신의 신분과 출신에 대한 책임감도 강한 인물이라 느꼈습니다. 15살에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아이는 흔치 않은데,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Q : 덧붙여서 아이자와 씨 자신이 15살 때는 어땠나요?

아이자와 사야 : 중학교 3학년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어요. 학교를 좋아하고,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도 있고, 교무실에 푹 빠져 있었죠. 아침에 제일 먼저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들어오시기를 기다렸다가 부활동이 끝나면 선생님이 나오시기를 기다렸어요(웃음).

Q : 군마혜 같은 15살은 아니었군요.

아이자와 사야 : 아무런 책임감 없이 평화롭게 중학교를 다녔어요(웃음).

Q : 아이자와 씨 자신과 군마혜의 공통점 같은 것이 있나요?

아이자와 사야 : 누구보다 공정하게 행동하는 점은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거리에서 조금이라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바로 파출소에 알립니다.

Q : 게임에서는 정의를 위해 무력을 행사할 수 없으니, 옳은 판단이네요. 군마혜를 연기하면서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아이자와 : 우선, 군마혜의 겉모습처럼 멋지고 기품 있는 여성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풍 제국의 공주이면서도 옳음을 추구한 결과,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죠. 한편으로는 다른 캐릭터에 대한 부드러움도 겸비하고 있어요. 그런 양면성을 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 부드러움이란 어떤 면을 말하는 건가요?

아이자와 사야 : 군마혜와 함께 등장하는 정하도(일본 캐릭터명 장 바이드)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공주와 호위무사처럼 일종의 상하관계가 있어서 대등하지 않아요. 하지만, 군마혜는 정하도가 어떻게 지내는지 항상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하린이라는 11살 가출 소녀도 군마혜와 함께 행동하는데, 어린 소녀에게 아주 부드럽게 말을 건넵니다. 그런 대사 한 구절 한 구절에서 군마혜의 부드러움이 느껴졌고, 연기에서도 그런 부드러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 :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이자와 사야 : 정하도를 향해 “그 검, 손질해야 할 때가 아닌가? 밤마다 검의 상태를 확인하며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주변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사람을 대등하게 대하는 친절함이 인상 깊었고, 매우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Q : 그런 대사에서 인간성 같은 것이 드러나면 유저도 감정 이입이 쉬워질 것 같습니다. 녹음할 때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아이자와 사야 : '호연'은 한국의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가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성우(군마혜 한국 성우는 윤미나)가 연기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타이밍과 초수를 정확히 맞춰야 하는 조금 특수한 녹음 방식이 어려웠어요. 거기에 제가 만든 감정을 넣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0.1초라도 틀리면 '한 번만 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 그건 꽤 어려울 것 같네요. 애니메이션과 게임 녹음의 차이점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아이자와 사야 : 게임 녹음의 경우, 성우는 대부분 혼자서 녹음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사실 정하도나 하린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물론 대사나 캐릭터의 성격은 확인하고 있지만요. 애니메이션의 경우 혼자서 녹음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대사를 주고받는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네요.

Q : 군마혜나 정하도, 하린의 대화 같은 것은 아이자와 씨도 게임을 해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없군요.

아이자와 사야 : 그렇죠. 유저 여러분과 같은 타이밍에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까지 모른다는 것은 설렘이 있습니다.

Q : 아이자와 씨도 설레는 마음으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호연'인데, 유저들이 어떤 부분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자와 사야 : 역시 배틀이죠! 녹음의 대부분이 전투 음성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꼭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멋진 영상에 목소리도 잘 어울리고, 제대로 만들어졌으니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Q : '군마혜에 있어 특별히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포인트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이자와 사야 : 군마혜는 사전예약을 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우선 군마혜를 육성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군마혜의 매력을 아는 것부터 게임을 시작하게 되니까요.

Q : 그만큼 군마혜가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아이자와 씨는 확신하고 계시는군요. 군마혜에 대해 아이자와 씨가 한마디 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이자와 사야 : 너무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은 달콤한 것도 먹고 천천히 쉬세요'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것은 항상 긴장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Q :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순간이 없으면 지치게 되니까요. 군마혜는 신분을 숨기고 궁궐을 떠나 민중의 삶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아이자와 씨도 같은 입장이라면 궁궐을 떠나고 싶나요?

아이자와 사야 : 제 성격이라면, 제멋대로 나가버리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군마혜처럼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뿐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