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를 전 세계 241개국에 일제히 출시했다. 그동안 줄곧 '리니지' IP를 MMORPG로 내놓은 엔씨소프트에 있어 '저니 오브 모나크'는 IP 확산 전략의 선봉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IP의 다양한 변화를 위한 시험작인 것이다.
출시 후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한국과 대만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 일본 앱스토어 인기 순위 4위에 오르는 등 '리니지'의 변신에 일단 많은 유저들이 높은 관심을 가졌다. 덕분에 12월 4일 자정에 정확히 오픈하면서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매출 순위에서도 한국 구글플레이 5위, 앱스토어 6위에 올랐다. 구글플레이에서는 무려 10위권에 '리니지' 삼형제를 포함한 리니지 IP가 4개나 순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보여줬다. 글로벌에서는 대만 구글플레이 6위에 오르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 군주와 함께 떠나는 아덴 월드로의 모험
'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전부터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나마 일부 공개된 정보는 방치형 게임이고, 군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임 전개 정도였다. 베일에 싸인 게임 정보는 어떤 이들에게 궁금증으로 다가가지만, 반대로 "그렇게 공개할 정보가 없냐"는 콘텐츠 부족으로 보일 수 있었다.
PC 온라인으로 시작해 이미 모바일게임으로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몇 가지 굳어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저니 오브 모나크'는 방치형에 '리니지' IP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예컨대 군주는 '리니지'에 등장하는 하나의 직업이다.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는 모든 유저가 군주가 되어 다양한 영웅을 영입해 덱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또한, MMORPG에서 볼 수 있는 장비 개념과 강화(인챈트)를 가져와 군주의 성장을 돕고 있다.
놀란 것은 인챈트에 실패해도 장비가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비마다 3번의 보호 횟수가 있어 인챈트를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으며, 보호횟수를 모두 소비해도 장비는 파손될 뿐 장착하여 스탯 효과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강화를 위한 강화 마법 주문서도 대량으로 배포해 인챈트를 원 없이 할 수 있으며, 장비 소멸에 대한 부담이 없다.
'리니지'의 마법 인형은 성장 콘텐츠의 하나로 가져왔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마법 인형을 최대 3개까지 편성해 보유 효과와 편성 효과를 받을 수 있다. 해당 효과에는 공격력, 초당 생명력 회복, 마법 방어력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덱 운영에 따라 유동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영지는 방치형에 SLG 장르의 느낌을 더한 콘텐츠다. 영지 내에 농장, 여관, 연금술, 잡화점 등 다양한 시설물을 건설하여 자원 및 아이템을 생산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세공에서는 주사위로 얻을 수 없는 군주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으며, 연금술은 군주의 휘장과 피의 서약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여 덱의 전투력을 높이는 성장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지는 혈맹과 함께 커뮤니티 카테고리에 있는 만큼 향후 다른 유저와의 협업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어 발전 가능성도 기대를 모은다.
■ 방치형 게임의 룰을 따른 안전 노선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방치형 게임의 룰을 따른다. 많은 스테이지를 돌기 위해서는 덱의 전투력이 강해야 하고, 덱을 이루는 영웅의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영웅이 성장하기 위한 재화는 각종 일반 던전에서 수급할 수 있는 등 익히 알려진 방치형 게임처럼 컨트롤 부담이 없고, 대중적인 게임성을 택했다.
영웅은 '리니지'에서 파생된 다양한 직업들을 무난하게 흡수했다. 이미 '리니지'에 익숙한 유저에게는 반가움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다. 아울러, 영웅은 일반적인 레벨업 외에도 엘릭서와 비전 각인 등 승급에 따라 해금되는 성장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 영웅에 투자하는 만큼 성장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 선보인 방치형 게임의 룰을 따르는 것은 안전하기 때문이다. 친숙한 구성으로 오차 범위가 좁고, 특별한 도움말 없이도 무난히 적응할 수 있다. 애초에 방치형 게임=쉽다는 공식이 저변에 깔려있기에 모험보다는 안전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취했다. 이는 반대로 방치형 게임이 갖는 변화의 폭이 좁다는 의미도 가진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방치형 게임이지만, 그 의미에 걸맞게 게임을 오랜 시간 방치하기는 힘들다. 무작위 요소인 주사위 때문인데, 주사위는 자동으로 돌린다 해도 용해하는 작업은 수동으로 이뤄진다. 주사위는 군주의 장비나 코스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더 좋은 장비를 얻으려면 주사위 레벨도 높아야 한다. 주사위 레벨을 높이려면 많이 굴려야 하므로 적어도 전설 등급을 얻기 위한 레벨 21까지는 주사위를 꾸준히 돌려줘야 한다.
무작위에 기인한 주사위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에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주사위 레벨이 존재해 얻을 수 있는 장비의 등급은 한정된다. 대신 전투를 통해 장비를 획득한다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난 독특한 장비 획득 방법이 인상적이다. 단순하지만, 주사위만으로 플레이타임을 연장하고 게임을 종료하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주사위를 굴릴 때 일정 확률로 '낚시'와 '오만의 탑'을 만날 수 있다. 낚시는 타이밍을 맞춰 터치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오만의 탑은 주사위를 굴려 지정된 숫자보다 더 높은 값을 얻으면 승리해 보상을 늘려가면서 계속 도전하는 콘텐츠다. 단 한 번에 승부가 나는 짜릿함과 함께 두 주사위가 같은 숫자가 나오면 지정된 숫자보다 낮아도 대성공으로 판단해 승리한다. 라운드마다 도전을 이어가거나 포기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포기하면 이전까지 획득한 아이템만 가지고 탑에서의 모험을 종료한다.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한 욕심과 무작위성의 재미를 더한 콘텐츠다.
■ 시간이 덜 드는 '리니지'를 찾으시나요?
기존 '리니지'는 MMORPG라는 장르의 특징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경쟁 요소도 다분했다. 이와 반대로 '저니 오브 모나크'는 방치형 장르에 경쟁 요소를 배제하면서 색다른 리니지의 변신을 알렸다. 하지만, '리니지'에서 굳어진 다양한 요소들을 흡수해 그동안의 리니지에 지친 유저들을 다독여 주는 느낌이다.
따라서 타겟층도 기존 '리니지' 유저를 비롯해 방치형 게임같이 손이 덜 가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 넓힐 수 있다. 물론, 근본적인 게임의 장르가 다르기에 MMORPG의 '리니지'에서 느끼는 재미와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 느끼는 재미는 같을 수 없다. 즉, 기존 '리니지'의 대체재는 될 수 없어도 기존과는 색다른 재미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즉, '저니 오브 모나크'는 같은 '리니지'지만, 들이는 시간이 적은 '리니지' 게임이다. 사실 이제 막 시장에 런칭한 '저니 오브 모나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아직 명확히 알기 어렵다. 개발진에 따르면 '리니지'에서 느낀 플레이의 긴장감과 성취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리니지'의 핵심인 PvP나 공성전, 보스 레이드 등을 향후 방치형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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