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한 해를 보낸 엔씨소프트가 조직 개편을 이어가며 회사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에 많은 일을 겪었다. 새해를 앞두고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고,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등이 물러났다.
또한 신규 IP들을 담당하는 최문영 전무, ‘리니지’ IP를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의 개발을 총괄하는 백승욱 상무 등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선임하는 등 내부 조직을 적극적으로 개편했다.
더불어 박병무 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개발 중이던 6종의 신작 프로젝트의 개발을 중단했고, 부진한 성과를 보이던 게임들의 서비스를 과감하게 종료했다.
2024년 신작으로 난투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와 스위칭 RPG ‘호연’을 출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배틀크러쉬’는 서비스 종료, ‘호연’은 리더 교체 및 개발팀 축소가 이뤄졌다. 그 결과 2024년 3분기 실적에서 12년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 분할을 통한 자회사 분사도 결정됐다. QA 전반의 조직을 엔씨큐에이,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의 조직을 엔씨아이디에스 등으로 나눴고, 개발 조직에 대한 분사도 확정됐다. 그리고 대대적인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며 회사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이 약 7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행히 2025년을 앞두고 서비스 게임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4일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는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2025년 반등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더불어 ‘쓰론 앤 리버티’도 작년 10월 글로벌 출시 이후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동시접속자 33만 명 기록을 세웠고, 출시 3주만에 이용자 4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도 매일 3~5만 명의 유저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다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중국 게임들이 매출 최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게임 중 ‘저니 오브 모나크’를 비롯해 ‘리니지M’과 ‘리니지W’, ‘리니지2M’ 등 ‘리니지’ IP 기반 게임들이 사실상 유일하게 그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2024년에 진행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2025년은 본격적인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자회사를 통한 개발력 강화다. 작년에 결정된 조직 분사 결정을 통해 올해 ‘쓰론 앤 리버티’를 담당하는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슈팅 게임 ‘LLL’을 담당하는 빅파이어 게임즈, 전략 게임 ‘택탄’을 담당하는 루디우스 게임즈 등 3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출범한다. 더불어 ‘바르코’ 등을 개발했던 AI 연구개발 조직이 AI기술 전문기업 엔씨에이아이로 출범한다.
다음으로 퍼블리싱과 플랫폼 사업에 힘을 준다. 지난 16일 엔씨소프트는 향후 전사 조직개편에 대한 계획을 사내 공지를 통해 알렸다. 사업관리센터와 퍼블리싱 코디네이션 센터, 마케팅 센터, 고객경험 TF 등의 조직이 구성되고, 임원기 CBMO가 총괄하게 된다.
또한 인프라와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최고플랫폼정보책임자(CPIO) 직책을 신설하고, 여기에 이재준 최고보좌관이 CPIO에 선임됐다. 이들 두 책임자가 퍼블리싱과 플랫폼을 책임지며 ‘퍼플’을 통한 게임 서비스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시작한 IP 확보의 결과물도 올해 나올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투자를 통해 북유럽 스웨덴 소재 슈팅 게임 전문 개발사인 문 로버 게임즈가 개발 중인 언리얼 엔진 기반 협동 FPS 게임 ‘프로젝트 올더스’, 그리고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애니메이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가 준비되고 있다.
더불어 미스틸게임즈가 개발 중인 독창적 콘셉트의 PC/콘솔 타임 서바이벌 TPS 게임 ‘타임 테이커즈’, 폴란드 소재 게임 개발사인 버추얼 알케미가 개발 중인 유럽 중세 배경의 전략 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의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한 만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의 게임이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글로벌 확장도 이어갈 예정이다. 북미 법인인 엔씨 아메리카는 PC MMORPG ‘블레이드&소울 네오’의 북미/유럽 지역 출시를 위한 사전예약을 지난 14일부터 시작했다. ‘블레이드&소울 네오’는 기존의 ‘블레이드&소울’에서 게임 고유의 판타지 배경을 현대적으로 리뉴얼한 서버다. 착용 장비에 따라 습득 무공이 달라지며, 다양한 스킬 선택이 가능하다. 국내는 작년 10월 출시했었는데, 이제 글로벌 시장 출시가 임박한 것이다.
더불어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와 ‘블레이드&소울2’의 중국 지역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지 퍼블리싱은 텐센트 게임즈가 맡을 예정이며, 이중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블레이드&소울2’가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현재 자체 개발 중인 MMORPG ‘아이온2’를 비롯해 ‘LLL’, ‘택탄’ 등의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엔씨소프트는 2024년의 부진을 씻고 2025년을 성공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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