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게임사 대표 3인방, 각자 새로운 도전 나선다 < 이슈 < 게임 < 기사본문

국내 유명 게임사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들이 각자 다른 방향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것부터 타 게임사의 자회사 합류 등 다양하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전 대표의 행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거치며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렸던 그는, 2003년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해 ‘아키에이지’를 선보이는 등 MMORPG 위주의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2023년 대표에서 물러나 ‘아키에이지’의 차기작인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총괄 프로듀어로서 게임 개발에 집중해왔는데, 지난 1월 돌연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그 종착지가 최근 공개됐는데, 바로 블록체인 분야였다.

지난 10일 넥써스의 장현국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송재경 대표가 오픈게임파운데이션의 수석 고문 및 협의회 멤버로 합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오픈게임파운데이션은 최근 스위스 추크에 설립된 넥써쓰의 블록체인 재단이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송 대표는 이제 획기적인 도전에 착수했다. AI와 블록체인을 게임에 통합하는 것이다. 야심차고 파괴적인 도전은 진정한 천재만이 수행할 수 있다. 그는 전 세계 개발자와 교류해 통찰력을 공유하고 혁신의 경계를 넓힐 것이다. 우리와 함께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의 대표를 역임했던 노정환 전 대표는 크래프톤 산하 개발사에 합류한 것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2년 넥슨의 직원으로 입사해 2018년 네오플의 대표에 오른 뒤 네오플의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기여했다. 그리고 2024년까지 넥슨코리아 부사장직을 수행하며 20년 이상 넥슨에서 근무, 이른바 ‘넥슨맨’으로 성공한 인물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초 넥슨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었고, 결국 행선지는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 산하 옴니크래프트랩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

옴니크래프트랩스는 AI 기반 게임을 개발하던 팁토우게임즈를 모태로 설립된 크래프톤의 자회사다. 팁토우게임즈에서는 AI와 딥러닝 기반으로 한 퍼즐 게임 ‘푼다’와 SNS 게임 ‘위시 토크’, 오픈월드 로그라이트 게임 ‘프로젝트 이블 플랜’, 틀린그림찾기 게임 ‘피클리’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조직을 개편하고 본사 인력이 합류한 뒤에는 크래프톤의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의 개발 지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번에 노 전 대표가 옴니크래프트랩스의 수장이 되면서, 크래프톤의 핵심 인물로 부상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넷마블의 수장이었던 권영식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넷마블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김병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2000년 넷마블이 창업할 때부터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함께 해 온 인물이다. 그리고 2014년 대표에 오른 뒤 지금까지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도중에 각자 대표 체제로 개편됐지만, 권 대표만은 유일하게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바 있다. 그런 면에서 갑작스러운 대표직 사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권 대표는 넷마블의 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회사를 떠나진 않는다. 경영전략위원회의 주요 의사결정권자 중 한 명으로 남는 것은 물론, 기존에 겸직하던 넷마블네오의 대표직은 유지한다. 넷마블네오는 ‘나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개발했으며, ‘왕좌의 게임:킹스로드’를 개발 중인 조직이다.

업계에는 권 대표가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IPO)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넷마블네오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크로스월드’의 흥행을 기반으로 지난 2021년 IPO를 추진했었으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나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가 놀라운 흥행을 거두고 ‘왕좌의 게임:킹스로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작년부터 넷마블네오는 다시 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사 겸업을 금지하는 상법의 조항에 위배되지 않기 위해 넷마블의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분석도 있다. 그만큼 방 의장이 권 대표를 신뢰한다는 뜻이다. 모회사의 대표에서 자회사의 대표가 된 그가 어떤 행보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