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7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3월 7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는 유저 의견 청취와 E스포츠, 게임이용장애 등의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온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업계의 의견 청취를 위한 행사로 개최됐다.
행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기념사를 통해 “게임 생태계는 많이 발전했지만, 7~8년 전과 같이 전용 펀드 조성, 인력 양성, 인디 개발자 지원 등 똑같은 숙제가 제기됐다”며 "시대 변화에 맞춰 숙제의 내용이 달라졌으므로, 변화된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한국게임산업협회 이한범 운영위원장이 ‘2025 한국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그는 게임이 다양한 콘텐츠와 장르가 융합된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으며, 국내 콘텐츠 수출의 약 63%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개선 과제로 ▶게임시간선택제 폐지 ▶강제적 롤백 규정 개정 ▶경품 이벤트 정책 형평성 확보 ▶기능성 게임 인정 ▶유료 재화 거래소 규제 합리화 ▶외국 납부 세액공제 제도 개선 ▶본인인증 절차 간소화 등 7개 사항을 제안했다.
또한 정책 제안으로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확충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제재 강화 ▶글로벌 규제 대응 지원 체계 구축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게임 포함 ▶e스포츠 세액공제 확대 ▶모태펀드 내 게임 전용 계정 신설 등을 꼽아 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입법·행정 대책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수석부회장이 중소 및 인디 개발사들의 입장에서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먼저 약 1,700개의 중소 및 인디 개발사가 회원사로 가입했었지만, 그중 500여 곳이 폐업했다며 플랫폼 기업의 높은 수수료 부담과 단발성 지원의 한계를 비판했다.
그는 게임 산업을 전문적으로 이끌 민관협력 기구가 필요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담당자 교체 주기를 넘어서는 연속성과 전문성을 갖춘 ‘게임산업진흥기관’ 설립을 제안했다. 또 중소기업벤처부와 구글이 함께 운영하는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모델로 삼아 개발사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활성화 방안으로는 게임 전용 벤처캐피털과 모태펀드 계정의 부재를 꼬집고 게임 특화 콘텐츠 가치 평가 모델을 마련해 투자 매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디 게임을 위한 국내외 페스티벌 및 베타 테스트 플랫폼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맥주 시장의 다양성처럼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이 보장될 때 업계 전반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에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여기에는 게임특위 김정태 부위원장이 좌장으로 토론을 진행했고, 패널로는 앞서 발표한 2인의 발표자 외에 게임특위 이장주 부위원장과 자라나는씨앗 김효택 대표, 스왈로우즈 김호규 대표, 한서현 게임 개발자 등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 발언자들은 “한국 게임은 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가”라는 근본 질문에서 출발해, 게임을 단순한 매출원이 아닌 문화예술로서 재정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을 게임이라 부르지 못하는 답답함을 던지자, 패널들은 2017년 이후 반복되어 온 정책 과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영화·음악과 비교해 수조 원대 수익을 올리는 게임 산업이 조세·제도 지원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를 꼬집으며, 돈을 많이 번다고 대우해 주지 않으며 매출 얘기를 넘어 게임의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효택 대표는 “게임 제작자를 ‘똘똘한 놈’ 그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 디렉터가 영화감독처럼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산업 진흥 정책이 ‘매출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며, 평가 지표(KPI)를 바꿔 콘텐츠의 예술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게임진흥이 아닌 ‘게임 콘텐츠 증명’의 패러다임 점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규 대표는 주류 산업 육성 정책과 비교하며, 게임을 ‘10대의 스타벅스’에 비유했다. 가족·친구와 함께 즐기는 문화적 공간으로서 게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고, 사행성·중독 프레임을 넘어 ‘시간과 경험의 가치’를 지원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막걸리·전통주에 대한 농식품펀드 육성 정책처럼, 게임에도 별도 펀드와 페어링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한서현 개발자는 게임의 예술성과 상업성을 구분해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영화 분야처럼 ‘예술 게임’에 별도 시상과 조명을 마련하고, 정부 차원에서 게임을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포괄임금제 도입이 근로 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여전히 포괄임금제로 장시간 노동이 만연하다고 지적하며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인디·스타트업 지원과 마케팅·퍼블리싱 등에 대한 실질적, 연속적 지원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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