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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놀음인가, 혁신인가? 게임을 위한 벤치마크, 그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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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그래픽카드, 최신 CPU가 출시될 때마다 게이머들의 눈은 벤치마크 점수에 쏠린다. PC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이폰이나 겔럭시 등 스마트폰 역시 벤치마크를 피해갈 수는 없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은 마치 학력고사 성적표처럼, 신제품의 성능을 한눈에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이 점수, 과연 100% 신뢰할 수 있는 것일까? 게임의 관점에서 벤치마크의 이점과 한계, 그리고 논란이 되는 조작 문제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벤치마크의 이점: 냉정한 숫자의 검증, 구매의 나침반

새로운 IT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벤치마크 프로그램은 게이머들에게 강력한 구매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성능 비교가 쉽다는 점이다. 벤치마크는 특정 작업, 예를 들면 3D 렌더링, 물리 연산 등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수행하여 숫자로 된 결과를 뽑아낸다. 이는 복잡한 사양표를 일일이 대조하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여러 제품의 성능 우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그래픽카드는 저 그래픽카드보다 프레임이 20% 더 잘 나온다"는 식의 명확한 정보는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 게임 성능 예측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물론 벤치마크 점수가 곧 게임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해당 하드웨어로 어떤 게임을 어느 정도의 옵션에서 플레이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새로운 게임 타이틀이 출시될 때마다 요구 사양이 높아지는 요즘, 벤치마크 점수는 게이머가 업그레이드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근거가 된다.

그러다보니 하드웨어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제조사들은 벤치마크 점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더 높은 점수는 더 많은 판매량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빠르고 효율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게 벤치마크의 긍정적인 것들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대명사 3D Mark (출처 : 3D Mark)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대명사 3D Mark (출처 : 3D Mark)

■ 벤치마크의 한계: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

하지만 벤치마크 점수만 맹신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위험하다. 바로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분명 실제 사용 환경과의 괴리가 존재한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은 특정 알고리즘과 워크로드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이는 실제 게임 플레이 환경, 즉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상황과는 다르다. 특정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하드웨어가 실제 게임에서는 최적화 문제나, 드라이버 이슈 등으로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최적화에 따른 편차가 제법 크다. 게임은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 예를 들면 엔비디아나 AMD 같은 CPU제조사나, GPU제조사의 아키텍처에 맞춰 최적화되는 경우가 많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역시 특정 제조사의 기술에 더 유리하게 설계될 수 있다. 이는 특정 제조사의 제품이 벤치마크에서 우월하게 나타나지만, 실제 다른 게임에서는 동급 경쟁사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뒤처지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원인이 된다.

사용자 경험의 반영 부족은 심각한 문제다. 벤치마크는 주로 프레임 속도와 같은 수치적 성능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게임 경험은 단순히 프레임뿐만 아니라 로딩 시간, 시스템 안정성, 발열, 소음 등 다양한 요소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높은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했지만 발열이 심하거나, 소음이 커서 불편한 경험을 주는 하드웨어는 게이머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숫자로 표현하지 못하는 정성적인 부분이 벤치마크는 표현이 어렵다. 

 

■ 벤치마크 조작: 신뢰를 무너뜨리는 검은 유혹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바로 벤치마크 조작이다. 제조사가 자사 제품이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도록 편법을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로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하드웨어가 이를 감지하여 비정상적으로 높은 성능을 내도록 오버클럭하거나, 반대로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성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과거 여러 차례 유명 제조사들이 이러한 벤치마크 조작으로 인해 큰 비판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은 물론, 벤치마크라는 지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게이머들은 정직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내리고자 하지만, 벤치마크 조작은 이러한 신뢰를 배반하며, 결국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건전한 경쟁 환경을 해친다.

 

■ 결론: 벤치마크,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도구

벤치마크는 IT 신제품의 성능을 가늠하고 비교하는 데 여전히 유용한 도구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벤치마크 점수를 맹신하기보다는 그 이면의 한계를 인지하고, 조작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벤치마크 결과를 교차 검증하고,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이나 리뷰를 참고하며, 자신의 주력으로 즐기는 게임에서의 실제 성능이 어떤지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조사 역시 투명하고 정직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벤치마크는 점수놀음이 아닌, 기술 혁신을 이끌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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