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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 ‘몬스터헌터’ 21년의 여정 “시작부터 혁신까지”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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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amer, 이야모토 신이치 기자

지난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노스에서 개최된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 ‘CEDEC 2025’에서 기조 강연 ‘「몬스터헌터 시리즈」 21년의 지속과 매커니즘’이 진행되었으며, 귀중한 기획안 등과 함께 지금까지의 제작 비화가 전해졌다.

이 발표는 캡콤 이사 겸 전무 집행임원이자 CS 제2 개발 총괄 ‘몬스터헌터’ 시리즈 프로듀서인 츠지모토 료조 씨가 진행했다. 이 글은 그 내용을 정리한 리포트의 후편이다.

전편에서는 초대 ‘몬스터헌터’부터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까지의 발자취를 살폈다. 이번에는 그 뒤를 이어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부터 ‘몬스터헌터: 월드’, ‘몬스터헌터 라이즈’, 그리고 최신작 ‘몬스터헌터 와일즈’에 이르는 시리즈의 전환점과 진화를 살폈다.

캡콤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

 

■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 (2008년)

이 작품은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의 히트를 계기로 긴급히 개발이 결정됐다. 이미 개발 중이던 ‘몬스터헌터 3’ 팀도 투입되어, 실질 제작 기간 9개월 만에 완성했다.

츠지모토 씨는 이 작품을 “몬헌 붐의 시작”으로 정의했다. 1인 플레이에서도 유사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서포트 캐릭터 ‘동반자 아이루’의 등장, 그리고 “사냥하러 가자!”(수렵의 시간이다!)라는 카피가 처음 나온 것도 이 작품이다.

이 카피는 광고 대행사의 경쟁에서 제출된 문구로, 이후 바로 프로모션 방향이 결정됐다고 한다. ‘몬스터헌터’의 플레이 스타일을 간결히 설명하고 즐거움을 압축한 카피로서, 이 문구 덕분에 친구를 쉽게 초대하고, 가볍게 모일 수 있게 되었다고 느끼는 유저가 많았다.

 

■ ‘몬스터헌터 3’ (2009년)

이 작품에서는 사냥을 강화할 요소로 ‘수중전’과 ‘몹 간 관계성 묘사’ 아이디어가 고안됐다. 수중전은 “플레이어 요청 대응”과 “입체적 액션 도입의 첫걸음” 두 측면이 있다. 초기작인 ‘몬스터헌터’의 ‘숲과 언덕’ 맵에서 ‘아프토노스’가 강을 건너는 장면을 본 플레이어로부터 “우리도 강에 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이 제기되었다.

또한 시리즈 차원에서 장차 입체적 액션을 도입하고자 했으나, 바로 지상에서 구현하기엔 리스크가 크므로, 먼저 수중에서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개발 난이도는 높아서, 플레이어가 즐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수중전 자체를 삭제하고 출시할 계획도 염두에 두었다.

이 작품에서는 ‘슬래시액스’가 첫 등장하며, 일부 무기 종류가 삭제되었다. 플레이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반성을 계기로 이후 무기 종류 감소는 지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 ‘몬헌 일기 따끈따끈 아이루 마을’ (2010년)

수인종 ‘아이루’가 되어 마을을 발전시키는 내용의 PSP용 게임으로, 액션을 선호하지 않는 여성 게이머를 주 타깃으로 기획됐다. 플레이어의 게임 이탈과, 아예 게임에 거부감을 느끼는 층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도 손에 잡히는 작품을 목표로 삼았다.

이 작품에는 운세 기능이 있는데, 점술가인 게타스 이이다 씨가 담당해 “적중률이 높다”는 평을 받았다. 이 운세 기능은 현재 구동해도 재미있다고 한다.

 

■ ‘몬스터헌터 포터블 3rd' (2010년)

신 몬스터 ‘진오우거’가 인기 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가 높은 타이틀이다. 남녀 불문 폭넓은 플레이어층을 확보하기 위해 ‘멋지다’와 ‘귀엽다’ 디자인을 갖추고, 나가노 시부 온천과의 콜라보 및 적극적 의류 상품 전개도 실시되었다.

누군가를 초대하려 해도, 제목을 들어본 적 없는 게임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에 생활 동선 속에 ‘몬스터헌터’를 녹여내는 것이 키워드가 되었다. 나가노 시부 온천과의 콜라보에서는, 온천가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집회소’도 마련됐다. 여기서 형성된 커뮤니티 중에는 지금까지 이어진 곳도 있다고 한다.

 

■ ‘몬스터헌터 3G’ (2011년)

‘몬스터헌터 4’ 개발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리즈 최초로 외부 협력사인 에이팅과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 ‘몬스터헌터 3’에 몬스터 1개 정도를 추가한 이식작으로 시작했으나, 에이팅의 열의 덕분에 G급 퀘스트, 새 시스템, 새 거점, 신 몬스터가 추가되고, ‘몬스터헌터 3’에서 삭제된 무기 종도 부활하는 등 신작에 준하는 볼륨이 되었다.

이 같은 충실함에 힘입어, 당초 ‘몬스터헌터 3D 월드’였던 게임명이 ‘몬스터헌터 3G’로 변경됐다. 발표 1개월 전 급히 결정된 일로, 판매 전략도 재검토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당초 계획을 웃도는 260만 장의 판매를 기록했다.

 

■ ‘몬스터헌터 4’ (2013년)

고저차가 있는 입체적 필드에서 점프 공격이 가능해진 작품이다. ‘몬스터헌터 3’부터 구상해 온 입체적 액션이 이곳에서 결실을 맺었다. 또 ‘조충곤’과 ‘차지액스’가 첫 등장해, 시리즈에 14개 무기 종류가 모두 갖춰졌다.

강연에서는 새 필드 이미지를 공유하기 위해 제작된 컨셉 영상이 공개됐다. ‘티가렉스’에게 쫓기던 헌터가 언덕을 내려가고, 바위를 올라가며 고저차 필드를 달아나지만, 그 끝에 ‘리오레우스’가 기다리고 있는 전개다. 

이 영상은 ‘닌텐도 3DS 컨퍼런스 2011’ 라스트에서 ‘몬스터헌터 3G’ 발표 직후 공개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가 충격을 받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프로모션용이 아니라 실제 개발용으로 만든 영상이라는 사실이다.

 

■ ‘몬스터헌터 4G’ (2014년)

‘몬스터헌터 4’에 더욱 공들인 파고들기 요소를 추가한 닌텐도 3DS용 타이틀로, 본격적인 해외 전개에도 도전했다. 해외 이벤트 적극 참여 등, 국외 시장에 대한 의식이 한층 높아진 작품이다.

 

■ ‘몬스터헌터 크로스’ (2015년)

처음에 다른 부서에서 개발되던 것을 긴급히 콘솔용으로 전환한,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품이다. ‘축제의 느낌’과 ‘신규와 향수의 융합’을 테마로, 과거 작품의 거점과 몬스터가 재등장하는 등 내용이 풍성하다.

개성적인 스타일과 수렵 기술을 조합하는 플레이도 기획 초기부터 구상됐다. 기획안 단계에서 전통형인 ‘길드 수렵 스타일’, 다수 필살기를 사용하는 ‘슈퍼컴퓨터 수렵 스타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미라지 수렵 스타일’, 공중에서 공격하는 ‘에어리얼 수렵 스타일’ 등 명칭이 제안됐다.

초대 ‘몬스터헌터’ 기획안에는 ‘스피드형’, ‘노멀’, ‘파워형’ 등 특성이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는 방식이 제안돼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아이디어가 변형되어 본작 요소로 이어진 듯하다.

 

■ ‘몬스터헌터 스토리즈’ (2016년)

시리즈 최초의 RPG 작품이다. 액션 게임이 서툰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몬스터헌터’ 제작 기획은 이전부터 있었으나, 개발 인력 확보가 어려워 프로젝트가 좀처럼 시작되지 못했다. 실제 출시까지 8년이 걸렸다.

몬스터를 더 친밀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주인공을 헌터가 아닌 ‘라이더’로 설정했다. 현재 시리즈 누적 300만 장을 넘는 타이틀이 되었다.

 

■ ‘몬스터헌터 더블크로스’ (2017년)

‘몬스터헌터 크로스’의 축제감과 다채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계승 및 발전시켜, 500만 장을 넘는 판매를 기록한 작품이다. 2017년에는 북미 코믹콘에도 출전해 커뮤니티 형성에 힘썼다.

 

■ ‘몬스터헌터: 월드’ (2018년)

초대작부터의 콘셉트를 유지하며, “최고 품질의 몬헌을 만든다”는 방침 아래 진화를 도모한 작품이다. 트리플A 타이틀을 목표로 세계 동시 출시, 다국어 대응, 국내외 팬 공략 등이 개발 테마가 되었다.

북미 지역 대상의 포커스 테스트를 실시하며 시리즈의 ‘당연한 것’을 재검토했다. 예를 들어 ‘회복약 복용 시 승리 포즈를 하며 움직임이 멈추는’ 전통 연출은, 액션 흐름이 끊긴다는 의견에 따라 삭제되었다. 또한 액션 성공과 실패 체감이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해, ‘입힌 데미지를 수치로 표시’하는 사양을 도입했다.

프로모션 체제도 개편되어, 그간 지역별로 분산된 정보 공개가 이 작품부터는 전 세계 동시에 진행되었다. 개발진 스스로 해외를 방문해 플레이어 반응을 관찰하고, 각 지역에 5명의 커뮤니티 매니저를 배치했다/(참고로 ‘몬스터헌터 와일즈’에서는 9명으로 증원)

그리고 타이틀에서 넘버링을 폐지했는데, 이는 해외에서 처음 시리즈를 접하는 사람이 숫자 크기에 위압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2,850만 장 이상을 돌파하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 ‘몬스터헌터 월드: 아이스본’ (2019년)

이전 ‘몬헌 G’ 시리즈 등이 독립 제품으로 판매된 것과 달리, 이 작품은 ‘몬스터헌터: 월드’ 본체가 필요한 확장 콘텐츠 형식으로 출시됐다. 추가된 고난이도 퀘스트 구분을 ‘마스터 랭크’라 명명했는데, 기존 ‘G급’ 호칭이 해외 플레이어에게 잘 와 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 ‘몬스터헌터 라이즈’ (2021년)

공중에서의 점프와 정지가 가능한 ‘밧줄벌레’, 헌터와 함께 싸우고 등에 태워 주는 ‘동반자 가루크’ 등 신규 요소가 등장했다. ‘몬스터헌터 3’부터 추구해 온 입체적 액션이 결실을 맺은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딩 없이 심리스로 필드를 자유롭게 누비지만, 애초에는 전통이었던 지역별 맵 전환 방식을 계획했다고 한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의 심리스 맵 도입으로 개발 중간에 방향을 선회했다.

츠지모토 씨도 “여러가지를 버려야 했고 작업량이 늘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평가했다. 필드에는 능력을 올려 주는 ‘인혼조’, 함정으로 쓸 수 있는 ‘환경 생물’, 배경 스토리를 암시하는 ‘선인의 유물’ 등이 있어, 밧줄벌레를 이용한 탐험을 즐긴 플레이어가 많았다. 중간에 큰 방향 전환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이룬 점에서, 캡콤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 ‘몬스터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 (2022년)

‘몬스터헌터 라이즈’ 출시 후 다음 해에 확장 콘텐츠인 ‘몬스터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가 발매됐다. 휴대기인 닌텐도 스위치용 ‘몬스터헌터’로서, 과거작 유저를 다시 끌어들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 ‘몬스터헌터 와일즈’ (2025년)

‘와일즈’라는 이름처럼 야성적이고 거친 생태계가 테마인 게임이다. 핵심 중 하나인 ‘무리’ 표현에서 아프토노스 무리에게 라잔 무리가 덮치는 장면은 압도적일 정도다.

이 작품에는 헌터를 태우는 신규 요소인 ‘세크레트’가 등장한다. 츠지모토 씨에 따르면, 세크레토는 이동 특화, 가루크는 사냥 지원 특화로 게임 내 역할이 각각 다르다. 아울러 이 작품은은 시리즈 최단 기간 1,000만 장을 돌파했다. 츠지모토 씨는 “타이틀 업데이트로 운영을 계속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츠지모토 씨는, 초기 작품부터의 도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진화와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친구와 힘을 합쳐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개성의 결집체 같은 ‘몬스터헌터’지만, 이번 기조 강연을 통해 매우 이른 단계부터 해외 플레이어와 젊은 층 공략을 의식해 왔음이 재확인되었다.

‘몬스터헌터 포터블’의 레버 공격 폐지, 사회 현상이 된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 입체적 액션에 도전한 ‘몬스터헌터 3’, 트리플A를 지향한 ‘몬스터헌터: 월드’, 입체 액션으로 진화 ‘몬스터헌터 라이즈’, 생태계 묘사를 강조한 ‘몬스터헌터 와일즈’ 등, 시리즈 역사는 바로 변화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할, 캡콤다운 과감한 변화와 진화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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