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7년 만에 도쿄게임쇼(TGS) 무대로 돌아온다. 이번 복귀는 단순한 참가가 아닌 글로벌 시장, 특히 일본이라는 까다로운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TGS 2025에서 두 개의 차세대 RPG 작품을 동시에 공개한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와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미래시)'가 바로 그 주역들이다. 특히 ‘미래시’는 이번이 실제 게임플레이 최초 공개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제나는 '에픽세븐'을 제작한 김형석 대표가 총괄 디렉터를 맡은 스마일게이트의 차세대 IP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수집과 육성을 기반으로 하는 RPG에 카드를 활용한 로그라이트 전투 시스템,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접목하여 서브컬처 장르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캐릭터와 배경 디자인에 대규모 제작 리소스를 투입해 2D 그래픽의 시각적 완성도를 극대화했으며, 올해 4분기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시는 컨트롤나인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수집형 RPG로, 독특한 캐릭터 비주얼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관이 특징이다. ‘데스티니 차일드’ 개발에 참여했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형섭(혈라)이 아트 디렉터로 참여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게임 전시를 넘어 일본 현지 문화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카제나 부스에서는 일본에서 각각 160만, 117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코스프레 모델 이오리 모에(Iori Moe)와 시노노메 우미(Sinonome Umi)가 포토세션과 토크쇼를 진행한다. 그리고 미래시 부스에서는 248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일본 최고의 코스프레 모델 에나코(Enako)가 특별 게스트와 함께 토크쇼에 나선다.
부스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굿즈에서도 그 모습이 보인다. ‘카제나’는 렌티큘러 포스트카드, SD 캐릭터 스티커, 특별 제작 쇼퍼백 등을, ‘미래시’는 포토카드, 클리어 파일, 트라이탄 물병, 쇼퍼백 등을 제공한다. 이는 일본 유저들의 굿즈 수집 문화를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참고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8년에 열린 도쿄게임쇼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물론 단독 부스는 아니었지만,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주관 행사에 VR 게임 '포커스 온 유'와 '파이날 어썰트'로 현지 미디어와 유저들에게 선을 보인 바 있다. 그에 비해 스마일게이트의 이번 TGS 참가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번 현지화 전략은 스마일게이트가 일본 시장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 IP에 대한 로열티가 높고 서브컬처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시장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이번 TGS 복귀는 회사의 글로벌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백영훈 대표는 2024년 3월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또한 백 대표가 일본법인장도 겸하고 있다. 백 대표는 넷마블에서 일본법인장을 역임하며 '세븐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을 성공시킨 '일본통'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스마일게이트가 일본을 단순한 진출 시장이 아닌 글로벌 허브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시장으로 글로벌 게임시장 점유율 9%를 차지한다. 하지만 자국 게임과 IP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현지화 요구가 까다로워 '해외 게임사들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스마일게이트가 일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성공할 경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 게임 모두 일본 시장이 선호하는 서브컬처 장르에 속하면서도 차별화된 게임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백영훈 대표는 "신작 카제나와 미래시를 글로벌 무대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해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시는 TGS 2025에서 최초로 게임 시연이 이뤄지는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의 TGS 복귀는 국내 게임업계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 흐름과도 궤를 같이 한다. 올해 TGS에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컴투스,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하며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 한계와 글로벌 시장 공략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일본은 콘솔과 PC 게임이 강세인 시장이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도 확대되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7년 만의 TGS 복귀는 단순한 게임 전시를 넘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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